(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게임업체 넷마블이 체불임금을 뒤늦게 지급했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근로기준법과 동떨어진 자의적 기준으로 지급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12일 정의당 이정미 의원은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 넷마블이 노동자의 체불임금을 지급하면서 근로기준법을 위반하고 교통비 등 자의적인 기준으로 이를 지급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고용노동부가 지난 5월 2016년 2월부터 2017년 1월까지 넷마블 계열사 12개사에 대한 근로감독을 벌인 결과 넷마블 노동자의 63%가 법정 연장근로 한도를 초과해 일했지만, 연장근로수당 등 44억 원이 미지급된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대해 넷마블은 노동부 시정 명령에 따라 체불임금 44억 원을 지급하고, 일부 퇴사한 직원들의 요구 등에 따라 퇴사자를 포함한 전현직 임직원들의 근로감독 이전 2년 간 초과근무에 대한 임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 의원에 따르면 넷마블은 지난달 체불임금을 지급하면서 근로기준법이 아닌 정액교통비에 1.3배를 곱하는 자의적 방식으로 임금을 적게 지급했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연장근로수당은 통상시급에 실제 근로시간의 1.5배를 곱하고 여기에 야간, 휴일에 따른 할증을 해야 한다.
하지만 넷마블은 그동안 노동자들에게 연장근로수당 대신 평일 2시간 연장근무 1만 원, 4시간 연장근무 1.5만 원, 휴일 4시간 연장근무 3만 원, 휴일 6시간 연장근무 5만 원 등으로 교통비를 지급해왔는데, 이 교통비를 기준으로 체불된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했다는 주장이다.
예를 들어 한 넷마블 퇴직자의 경우 2015년 3월부터 11월까지 한 달 평균 67.8시간, 총 610.3시간 잔업해 총 650만 8951원의 연장근로수당을 받아야 하지만 넷마블의 자의적인 기준 산정으로 실제로는 20%에 불과한 137만 8000원만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해 20~30대 직원 3명이 잇따라 숨졌던 넷마블 노동자들의 건강상태가 여전히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의원이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넷마블과 그 계열사에서는 과로사와 직결되는 뇌혈관질환과 심장질환, 정신질환 등 과로 관련 질환이 인원과 진료 횟수 모두 빠르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신질환 진료횟수는 2014년 96건, 2015년 141건, 2016년 248건, 2017년(상반기)203건 등 매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의원은 "엉터리 지급된 체불임금을 적법하게 지급하고 노동부가 이를 감독하는 한편, 보건진단과 사업장 역학조사도 즉각 실시하라"며 "넷마블의 실질적인 최고경영자인 방준혁 의장은 노동자의 죽음을 불러온 살인적인 야근 지시와 거액의 임금체불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