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가 벌어진 이후인 지난 2014년 4월, 전남 진도항에 실종자들의 무사 귀환을 기원하는 노란리본이 묶여 있는 모습 (사진=자료사진)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 최초 보고 시점에 대한 조작 의혹이 제기되면서 세월호 유가족들을 중심으로 철저한 진상조사 요구가 증폭되고 있다.
청와대 임종석 비서실장은 12일 긴급 브리핑을 통해 세월초 참사 당일 대통령 보고 시점이 담긴 상황보고 일지가 사후에 조작됐다고 발표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는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던 지난 2014년 4월 16일, 오전 10시에 대통령이 최초 보고를 받았고 곧바로 15분 후에 수습관련 첫 지시를 내렸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번에 발견된 문서는 최초 보고 시점이 당초 알려진 것보다 30분 빠른 오전 9시 30분이었지만 이를 조작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청와대 측은 주장했다.
임 실장은 "첫 보고 시점과 박 전 대통령의 첫 지시 사이의 시간 간격을 줄이려는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는 대목"이라며 "당시 1분 1초의 중요성 감안하면 참 생각할 게 많은 대목이다. 참담하다"고 개탄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세월호 유가족들은 기가 막히지만 예상했다는 반응과 함께 분노와 탄식을 쏟아냈다.
416 가족협의회 진상규명분과장을 맡고 있는 장훈(고 장준형 군 아버지) 씨는 "기가 막힌 일이지만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다"며 "아무리 시스템이 개떡같아도 세월호 같은 대형참사를 청와대에서 1시간 넘게 모르고 있을 순 없었을 것"이라고 분노했다.
단원고 고 정원석 군 어머니 박지민 씨는 '미친 짓'이라며 울분을 토했다.
박 씨는 "남의 자식도 똑같이 내가 자식 키우는 입장에서 똑같은 마음이다. 어떻게 그 미친 짓거리를 할 수 있단 말인가"라며 "어떻게든 진실을 밝혀내야 한다. 그리고 처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416세월호참사 국민조사위원회는 "박근혜 정권의 청와대가 사고 당일 무슨 일을 했는지 의혹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며 세월호 7시간에 대한 총체적인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국민조사위 이태호 상임위원은 "사고 당일 청와대에서 일어난 여러 가지 진실 은폐의 빙산의 일각이지 않겠는가"라며 "당일 날 있었던 사실 관계에 대해서 철저한 재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황교안 대행 체제에서 국가기록물로 이관한 7시간의 기록들에 대해서도 공개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