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백악관 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 초 한중일 순방에 나설 예정인 가운데 한국과 일본 체류 기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리나라보다 일본 방문 기간이 더 길어질 경우 북한에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해 북한이 우리 정부를 더욱 무시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 트럼프 행정부의 순방일정 조율 결과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달 3일부터 14일까지 일본과 우리나라, 중국을 거쳐, 필리핀과 베트남까지 아시아 순방에 나설 예정이다. 첫 일정은 일본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시차 상 11월 3일 미국을 출발하면 4일에 일본에 도착할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1월 8일 동남아 3개국 순방에 나설 계획을 밝힌 점을 감안하면 4일부터 8일 사이 닷새가 한국과 일본을 방문하는 기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아직 트럼프 대통령의 구체적 순방일정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일단 4일부터 6일까지 일본에서 2박3일, 6일부터 8일까지 우리나라에서 2박3일을 보낸다면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잦은 통화로 친분을 과시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약 일본에서 더 오래 체류한다면 이는 북한에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 브루킹스(Brookings) 연구소 정 박(Jung Pak) SK-KF 한국석좌는 12일(현지시간) 워싱턴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우리 정부의 제의를 계속 무시하고 있는 북한 상황을 언급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과 일본 체류 기간이 서로 달라질 경우 “이를 북한이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북한에 안 좋은 메시지를 보낼 수 있고, 북핵 이슈에서 주도권을 잡고자 하는 문재인 정부의 노력을 저해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때문에 박 석좌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 아시아 순방에서 순방 일정 배분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브루킹스(Brookings) 연구소 정 박(Jung Pak) SK-KF 한국석좌는 12일(현지시간) 워싱턴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워싱턴 장규석 특파원)
한편, 박 석좌는 한국에서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현재 서울에 미국과 중국, 일본 국민들이 수십만명 체류하고 있는 점이나 국제사회가 한 목소리로 평화적 해법을 주문하고 있는 점, 또 미국 워싱턴 조야에서도 북한과의 전쟁을 옹호하는 목소리는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또 지난 2015년 목함지뢰 사건 이후 김정은 정권이 해킹 사건을 제외하고 남한에 대한 직접적 도발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며, 한반도에서의 군사 충돌 가능성도 낮게 평가했다.
이날 존 켈리 미국 백악관 비서실장도 백악관 정례브리핑에서 북핵 위협이 "당장은 관리 가능하다고 본다"며 "외교가 통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해 외교적 해법에 중점을 두는 발언을 내놨다.
그러나 박 석좌는 트럼프 대통령 순방 일정 중에 북한이 도발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분석해, 한중일 순방 기간 중 북한 도발 상황에 대한 대비책을 미리 강구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박 석좌는 미 국가정보국(DNI) 동아시아 담당 부정보관, 중앙정보국(CIA) 동아태 임무센터 국장 등을 역임했으며, 지난달 브루킹스 연구소의 2대 한국 석좌에 선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