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운영하는 '범죄예방교실' 관련 예산 대부분이 홍보에만 집중된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활동이나 간담회 등 실질적 활동이 미미한 만큼, 경찰이 보여주기식 행정에만 집중했다는 지적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의원이 17개 지방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아 13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경찰 범죄예방교실의 지난해 예산 22억 5500만 원 중 21억 2,800만원이 홍보용 학용품이나 생활용품, 현수막 등의 제작에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전체 예산의 약 95%가 홍보에 쏟아부어진 반면, 교육자료와 간담회 등 실질적 활동과 소통 실적은 미미했다. '2016년 지방청별 범죄예방교실 예산 중 학교 간담회 지출 내역' 자료에 따르면 전체 예산 중 실제 학교 관계자 등과의 간담회를 위해 사용된 예산은 5,900여만 원에 불과했다. 전체의 3% 가량이다.
전국 252개 경찰서 중 지난해 학교와의 간담회 비용 지출이 단 한 건도 없는 곳은 117곳으로, 무려 47%에 달했다. 심지어 대전지방경찰청 소속 경찰서의 경우 단 한 곳도 학교간담회를 위해 해당 예산을 지출한 곳이 없었다.
지난해 7월 부산에서 발생한 스쿨폴리스 성비위 사건 이후 경찰청과 교육부는 학교와 스쿨폴리스간 상설협의체를 구성하고 정보공유 강화, 공동매뉴얼 제작 등 '학교전담경찰관 개선대책'을 마련했지만, 이를 통해 개최한 간담회는 상반기(지난해 1월~6월) 159건, 하반기(지난해 7월~12월) 135건으로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 의원은 "경찰과 학교가 공조를 강화하겠다고 했지만 일선에선 여전히 홍보에만 집중하며 관련 예산을 사용하고 있다"며 "학교폭력예방에 맞는 활동과 예산 집행이 이뤄질 수 있도록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