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와세 나오미 감독이 13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두레라움홀에서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영화의 창' 초청작 '빛나는'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일본의 거장 가와세 나오미 감독이 지난해 5월 칸국제영화제(이하 칸영화제)에서 세상을 떠난 고(故) 김지석 수석 프로그래머를 애도했다.
칸영화제가 사랑하는 가와세 나오미 감독은 부산국제영화제(이하 부산영화제)와도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부산영화제 심사위원으로 활약하기도 했고, 영화제 주요 프로젝트 중 하나인 거장과 아시아 젊은 감독들 간의 공동 작업에도 참여했다.
이렇게 영화제 단골 손님이다보니 초기 멤버인 고(故) 김지석 프로그래머와도 각별한 친분을 맺었었다.
가와세 나오미 감독은 13일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영화제 개막부터 참가하는 건 오랜만이라 기쁘다. 그렇지만 김지석 프로그래머님이 갑자기 돌아가신 것에 대한 애도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문을 열었다.
가와세 나오미 감독은 이번 칸영화제에서 고인을 직접 만나 자신의 초청작 '빛나는'을 꼭 보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실제 김지석 프로그래머의 수첩에는 '빛나는'의 상영 시간이 적혀 있었다고.
가와세 나오미 감독은 "칸영화제에서 만났을 때 선생님이 '영화 꼭 보겠습니다'라고 말씀하셨는데 그게 성사되지 못했다. 그랬던 작품이 부산영화제에 상영돼서 기쁘지만 선생님께서 보지 못한 것이 너무도 안타깝다"고 마음을 털어놓았다.
싱가포르에서 고(故) 김지석 프로그래머를 만났던 당시를 회상하기도 했다. 당시 '빛나는'을 준비 중이었던 가와세 나오미 감독은 그와 '빛나는'의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가와세 나오미 감독은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김지석 선생님을 만났을 때 '빛나는'의 주제가 뭐냐고 물어보시더라. 그래서 영화에 대한 사랑이라고 답했다. 20년 영화를 만들었고, '거장'이라고 불리는 시기가 됐는데 내게 무슨 영화를 만들고 싶은가라고 묻는다면 그 대답이 굉장히 어렵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 감상은 눈으로부터 시작된다. 그걸 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가능성을 열어주는 것이 이 시점에서 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그것이 영화에 대한 사랑이라고 생각했다"고 초청작 '빛나는'의 메시지를 밝혔다.
가와세 나오미 감독의 영화 '빛나는'은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영화의 창 섹션에 초청됐다. 시력을 잃어가는 포토그래퍼와 음성 해설을 만드는 초보 작가가 만나 희망을 찾아가는 멜로 영화다. 오는 11월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