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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거장 가와세 나오미 감독의 '빛나는' 특이점 A to 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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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日 거장 가와세 나오미 감독의 '빛나는' 특이점 A to Z

    [22th BIFF 인터뷰] 치유 로맨스로 돌아온 영화제 단골 손님

    가와세 나오미 감독이 13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두레라움홀에서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영화의 창' 초청작 '빛나는'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일본을 대표하는 거장, 가와세 나오미 감독이 신작 '빛나는'을 들고 영화제를 찾았다. '빛나는'은 시력을 잃어가는 포토그래퍼와 음성 해설을 만드는 초보 작가가 만나 희망을 찾아가는 가슴 따뜻한 멜로 영화다. 영화에는 상처 입은 인간을 치유하는 가와세 나오미 감독 특유의 감성이 잘 녹아들어가 있다.

    가와세 나오미 감독은 이 영화로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5회 진출 기록을 세웠고, 당당히 에큐메니컬상을 수상했다. 그는 '빛'을 매개로 두 남녀 간의 사랑을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왜 하필 '빛'이어야만 했을까.

    "빛이 없으면 아무것도 볼 수가 없어요. 눈이 보이지 않는 분들은 굉장히 잘 듣고 느껴요. 상상력을 통해 마음 속에서 생각을 반복하면 굉장히 그 '느낌'이 커집니다. 그걸 상상하면서 영화를 만들었어요. 실제로 시각장애인 분이 영화에 나옵니다. 그 분이 즉석에서 만든 대사에서 큰 가르침을 받았어요. '영화를 볼 때 우리는 정말 그 영화 속으로 들어갑니다. 주인공 옆에서 그 영화 속의 세계를 삽니다. 그러니 말로 세계를 작게 만들지 말아주세요.'"

    가와세 나오미 감독의 영화는 좀처럼 수다스럽지 않다. 그는 영화에서 결코 극적인 표현을 내보이지 않지만 깊숙한 내면까지 자연스럽게 파고든다. 어떤 잔잔한 물 속에는 급류가 흐르는 것과 같은 이치다.

    "영화 안에서 말을 너무 많이 하면 과잉이 되는 것 같아요. 물론 너무 말을 죽이면 그것도 안돼죠. 그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어려운 일이에요. 만드는 사람과 보는 사람 사이의 신뢰관계 형성도 중요하고요. 영화를 빼고서라도 사람과 사람의 신뢰관계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일주일만 피었다가 사라지는 벚꽃처럼 이 순간은 순식간에 사라져 버립니다. 당연하게 되어버리면 아름답다고 여겨지지 않지만 그래서 이 순간이 더 소중하고 아름다운 게 아닌가 싶네요."

    가와세 나오미 감독은 실제로 자신의 가정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든 바 있다. 어린 시절 자신을 남겨두고 떠나버린 아버지와 새로운 가정을 꾸리기 위해 또 한 번 자신을 떠난 어머니. 그는 외할머니에게 입양돼 자라났고, 그 할머니에 대한 사랑을 고백한 영화가 바로 '달팽이: 나의 할머니'다. 그의 영화에서 유독 '치유'의 감성이 강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그래서다.

    "저도 살아오면서 상처를 많이 받았어요. 가족이란 무엇인가. 굉장히 오랫동안 제 인생에서 빠지고 소외된 부분이라고 생각했어요. 제게는 '빛나는'이 그런 부분을 채워주는 작품이었어요. 실제의 인생이 고통스럽더라도 영화의 인생에서 치유받고, 상처를 덮고 가는 게 중요했던 일인 것 같아요. 영화는 먹을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관객들이 이걸 먹었을 때 배부르고, 따뜻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는 정형화되지 않은 촬영 방식으로 유명한 감독이다. 그런 그에게 함께 작업하고픈 한국 배우가 있는지 질문하니 난색을 표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TV를 보지 않아 '겨울 연가'에 나오는 최지우가 자신이 아는 한국 여성 배우의 전부란다. 올해 많은 일본 배우들이 초청됐지만 아는 얼굴이 한 명도 없었다고.

    "일단 저는 배우를 캐스팅할 때 다른 영화에 출연한 걸 보고 결정한 적이 없어요. 실제로 만나서 배우와 이야기하면서 저 분이 우리 팀에 들어올 수 있겠다 싶으면 같이 일하는 거거든요. 제 촬영 방식이 기존 영화 촬영 방식과 달라서 촬영장에 오면 놀라서 도망가는 경우도 있었어요. 그 분이 그걸 견딜 수 있는지 판단을 해야 해요."

    국제 무대에서 두루 인정받는 여성 감독은 그리 많지 않다. 한국 영화계도 마찬가지로, 여상 감독과 제작자 그리고 배우의 부재에 시달리고 있다. 거장이기 전에 여성으로서 가와세 나오미 감독이 느끼는 바도 분명히 있었다.

    "칸영화제에서도 여성 영화인이 부재한 현실에 대한 문제를 가지고 배우와 감독들이 발언을 굉장히 많이 했어요. 경쟁 부문에 여성 주인공인 작품이 너무 적고, 남성의 눈으로 그려진 여성 캐릭터들은 여성의 삶에 대한 리얼리티가 없다는 이야기가 있었고요. 마찬가지로 일본에서도 이런 논의가 있습니다. 여성이 영화를 하게 되면 현실적으로 넘어야 할 벽이 너무 많아요. 결혼해 아이를 낳을 시간도 실질적으로 없고, 사생활적인 면에서도 그렇거든요. 영화에 남녀 구분은 없지만 그 균형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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