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의 친구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어금니 아빠' 이영학이 13일 오전 서울 도봉구 서울 북부지방검찰청에 송치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딸 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일명 '어금니 아빠' 이영학(35)이 아내의 죽음과 관련한 진실을 밝혀달라고 요구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3일 서울 중랑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온 이 씨는 서울북부지검 청사 앞에 대기하던 취재진에게 "죄송하다"면서도 "한 가지 부탁이 있다. 제 아내의 죽음, 자살에 대해 좀 진실을 밝혀달라"고 말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이 씨의 부인 최모 씨는 지난달 5일 새벽 1시쯤 중랑구 망우동 자택 5층에서 떨어져 숨을 거뒀다. 집에서 A4용지 4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되면서 경찰은 일단 최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유서 내용 가운데는 최 씨가 어린 시절부터 가족 등 여러 사람에게 성적 학대를 당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내용은 최 씨가 최근 "이 씨의 어머니와 사실혼 관계에 있는 A(60) 씨로부터 2009년 3월부터 지난 9월 초까지 8년간 잇따라 성폭행을 당했다"며 경찰에 제출한 고소장에도 적혀 있었다.
그러나 최 씨가 소장을 낸 지 엿새 만에 숨지면서 성폭행 고소사건은 주춤해졌다. 반면 사망 이후 최 씨의 이마에서 수상한 상처가 발견되면서 이 씨는 상해 및 자살방조 혐의로 경찰의 내사를 받게 됐다.
이런 가운데 이 씨가 딸(14)의 친구 여중생(14)을 숨지게 한 뒤 딸과 함께 시신을 야산에 버린 혐의로 구속되면서 부인에 대한 의문이 증폭됐다.
여기에 이 씨가 서울 강남에서 1인 마사지숍을 운영한 것으로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 밝혀지는 등 성매매 알선에 가담한 정황이 여러 언론을 통해 드러난 상황.
경찰은 이 씨의 클라우드 계정에서 성관계 동영상을 여러 건 발견하고서 이를 분석중에 있다.
이에 대해 이 씨는 범행 직후 셀프카메라 형식으로 촬영해 유튜브 등에 게시한 영상에서 경찰이 성폭행 고소사건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아 아내가 목숨을 끊게 됐다고 주장했다.
영상에서 이 씨는 "현장에서 (A 씨를) 긴급체포할 수 있었는데 경찰이 자빠져 자느라 전화를 안 받았다"며 "애기엄마가 임신할 수 있다는 사실을 듣고 방황하다 죽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때부터 아내 속옷만 만지고 아내랑 보던 동영상만 보고 살았다"면서 "태어나서 아내와 싸운 적 없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한편 13일 여중생 살해사건 수사를 마무리한 경찰은 추후 최 씨 사망을 둘러싸고 제기된 의혹에 대한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