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경찰의 주폭과의 전쟁이 한 때의 보여주기식 시책에 그치면서 오히려 보복범죄 등 심각한 부작용까지 낳고 있다. 청주CBS는 근절되지 않는 주폭의 실태와 원인, 대책에 대해 세 차례에 걸쳐 점검해보는 연속 기획 보도를 마련했다. 16일 첫번째 순서로 주폭 보복 범죄의 심각성을 짚어봤다. [편집자 주]
불과 20여가구가 모여사는 충북 청주시 미원면의 한 시골마을.
인적조차 드문 평온한 마을이지만 최근 주민들은 수시로 모여 대책회의를 하느라 정신이 없다.
무려 20년 넘게 마을에서 주취 폭력을 행사하다 이미 두 차례나 구속됐던 A(57)씨가 조만간 또다시 마을로 돌아온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마을 주민들은 A씨가 2015년 8월 첫번째 구속됐다가 불과 6개월 만에 풀려난 뒤 다시 구속되기까지 4개월 동안 마을 전체가 공포에 떨어야 했던 악몽이 아직도 생생하다.
홀로 살던 할머니 집에 잠긴 문까지 강제로 열고 들어가 "복역한 세월을 보상하라"며 협박하고, 70~80대 할머니들을 상대로 성적인 모욕까지 일삼았다.
오히려 출소 이후 행패가 더욱 악랄해졌던 것.
심지어 하루하루 숨막히는 공포감에 이미 세 가구는 고향까지 등졌다.
한 주민은 "다시 돌아온다는 생각만 하면 무서워서 온몸이 떨린다"며 "수사에 협조한 주민들을 모두 죽이겠다고 수시로 난동을 부리기도 했다"고 하소연했다.
더 큰 문제는 대다수 피해주민들이 70대 후반에서 90대 중반의 힘없는 노인들이다보니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데 있다.
애초 김 씨의 구속에 동의하도록 주민들을 설득했던 경찰까지 이후에는 손을 놓으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또 다른 주민은 "구속시키기까지는 경찰이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이후 대책은 없다고 하는 상황"이라며 "주폭은 피해 주민의 신고로 경찰 수사가 이뤄지는 만큼 출소 이후 보복 범죄에 대한 대책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검거된 주폭 6,800여명 가운데 전과 10범 이상이 무려 70%를 넘어섰다.
충북지역에서도 최근 4년 동안 보복범죄가 해마다 20~30% 가량 꾸준히 증가해 보복범죄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경찰의 각종 주폭 척결 시책이 슬그머니 느슨해지면서 주민들을 공포에 떨게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