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사는 잊고 안보 협력이나 강화하자’는 입장
- 역사문제 되돌리고 안보문제에선 한국을 하위 파트너로..
- ‘메이지 시대의 일본이 가장 아름다웠다’는 외할아버지의 인식 물려받아
- ‘최장기 총리’ 예약한 아베의 일본,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 방 송 : FM 98.1 (18:30~19:55)
■ 방송일 : 2017년 10월 16일 (월)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길윤형 (한겨레21 편집장, <아베는 누구인가=""> 저자)
◇ 정관용> 이번 주말에 일본에서는 총선이 실시됩니다. 사학 스캔들 이런 것들로 약간 주춤했던 아베 총리의 집권 자민당. 이번 일본 총선에서는 압승이 예상된다, 이렇게 또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고 그러네요.
그래서 아베 총리가 어떤 사람인지 또 우리에게 어떤 존재인지 최근에 <아베는 누구인가=""> 이런 제목의 책을 펴내신 <한겨레21>의 길윤형 편집장을 오늘 스튜디오에 초대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길윤형>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일본 특파원을 오래하셨죠?
◆ 길윤형> 3년 반 정도, 2013년 9월부터 올해 4월 정도까지 있었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서 아베에 대해서 더더욱 관심을 갖게 되셨고 자료도 찾고 연구를 하셨겠군요.
◆ 길윤형> 그렇다고 할 수 있죠.
◇ 정관용> 아베가 누구예요? 책 제목이 <아베는 누구인가="">인데.
◆ 길윤형> 아베가 누구인지 참 저희가 정의하기 어려운데요. 아무튼 한국 사람들한테는 아베가 뭘 했는지, 라는 게 더 중요할 것 같습니다.
첫 번째는 역사문제에서 그동안에 일본이 유지해 왔던 게 무라야마 담화이지 않습니까? 일본이 저질렀던 침략과 식민지배에 대해서 사죄하고 반성한다는 내용이 무라야마 담화인데 이걸 아베 담화로 ‘형해화’시켰고.
◇ 정관용> 부정하죠.
◆ 길윤형> 그렇죠. 안보 문제에 있어서도 미일동맹을 강화해서 미일동맹의 하위 파트너로 한국을 흡수한다고 그러나요? 그런 종류의 안보정책을 폈고 그게 집단적 자위권이라는 이름으로 구체화됐고 이제 앞으로 헌법 개정까지 준비하고 있으니까요.
이 아베가 안보 측면과 역사 측면에서 어떤 일을 했는지 우리가 좀 연구해 볼 필요가 있고요. 그렇게 본다면 아베는 어떤 인물인지는 여러 가지 평가가 있겠지만 한국의 국익 차원에서 봤을 때에는 약간 상대하기 힘들고 껄끄러운 우익적인 인물이다라고 이렇게 얘기할 수 있습니다.
◇ 정관용> 그냥 우익이 아니라 극우적인, 즉 침략전쟁 자체를 부정하는 그런 인식을 갖고 있는 것 아닌가요?
◆ 길윤형> 그렇죠. 2013년 4월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요. 침략에는 정해진 정의가 없다,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그런 얘기를 했으니까 이거는 사실상 일본이 저질렀던 지난 침략이라는 게 침략이 아니라는 수정주의적인 역사인식을 갖고 있고 그런 인식이 이제 2015년 8월에 아베담화라는 것을 아베 총리가 내놓지 않습니까?
거기에 그런 내용이 들어 있고 한 발 더 나아가서 무라야마 담화는 이런 걸 우리가 사죄한다고 얘기했는데 우리 아이들에게 더 이상 그런 사죄의 숙명을 지게 할 수 없다, 이렇게 얘기를 했으니까 그렇게 보면 참 우리 입장에서는 같이 사귀기가 껄끄러운 상대라고 할 수 있죠.
◇ 정관용> 지금 몇 년째 총리를 하고 있죠?
◆ 길윤형> 2012년 12월부터 2013, 14, 15, 16, 17년. 그러니까 5년 가까이 총리를 하고 있죠.
◇ 정관용> 그리고 최장수 총리가 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면서요?
◆ 길윤형> 그렇죠. 보통 자민당 총재가 그러니까 일본은 내각제니까 여당 총재가 총리를 하지 않습니까? 보통 3년 2기, 그러니까 6년 동안 할 수 있었거든요.
그러니까 아베가 총리가 된 게 12년이지만 자민당 총재가 된 건 2012년 9월이거든요. 거기다가 6년을 더하면 원래 2017년 9월까지인데 당규를 올 3월에 개정합니다. 3기, 3년. 그러니까 총 9년이 되는 거죠. 그러면 2020년 9월까지 계산상으로는 할 수 있다, 물론 중간에 어떻게 될지는 모르죠. 이렇게 되면 최장, 일본 역대 헌법이 만들어진 다음에 최장기 총리가 되는 거죠.
◇ 정관용> 이 책의 첫 장이 사상의 뿌리입니다. 아베 사상의 뿌리. 뭐예요, 그 뿌리가?
◆ 길윤형> 아베 사상의 뿌리라고 하면, 그 외할아버지가 한국인들도 많이 알고 있는 기시 노부스케라는 사람. 기시 노부스케가 아베의 사상의 뿌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정관용>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에요?
◆ 길윤형> 보통 우리가 알고 있기로는 A급 전범 용의자라고 돼 있고 일본이 태평양전쟁으로 진주만 공습을 할 때 도조 히데키 내각 아니겠습니까? 그 도조 히데키 내각에서 상공 담당 장관을 했고 그러니까 전시경제를 다 좌지우지했던 사람이고요.
이 사람의 그냥 사상적인 뿌리는 한마디로 얘기하면, 아베가 자기가 다 얘기를 하는데요. “우리 조부는, 그러니까 조부란 기시 노부스케죠, 청일전쟁 직후인 메이지 29년에 태어나서 일본이 부국강병 노선을 달리며 크게 비약하던 영광의 시대가 그의 청춘이었고 젊은 날의 그 자체였다”라고 얘기를 하거든요.
그러니까 메이지 시대의 일본. 주변 국가와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을 해서 이기고 일본의 국익이 막 아시아를 떠나 세계로 뻗쳐 들어가던 그 시절이 일본이 가장 아름답고 좋았던 나라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고요.
일본이 우리랑 별 상관없는 나라라면 그렇게 생각하든 말든 우리가 상관할 게 없는데 그로 인해서 우리가 직접적인 피해를 입었으니까.
◇ 정관용> 청일, 러일 전쟁 정도가 아니라 조선침략, 2차세계대전까지 그 전 과정을 일본의 최번성기라고 생각하고 있다?
◆ 길윤형> 그런 거죠. 그러니까 그런 사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고요. 기본적으로 기시라는 사람이 한국을 침략했던, 우리의 입장에서는 원흉이 되는 사람들, 이제 이토 히로부미라든지 야마가타 아리토모라든지 이런 사람들의 고향과 같은 조슈번이라고 하는데 야마구치현 출신이고요.
그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는 게 일단 정한론이라든지 부국강병, “천황을 위한 국가를 만들고 그게 아름다운 국가고 그게 일본이 다시 회복해야 할 아름다운 시절”,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고요. 실제로 그거에 따라서 여러 가지 정책을 집행했고 그런 전통들이 손자인 아베에게 계승되고 있다 이렇게 얘기할 수 있죠.
◆ 길윤형> 아베는 외할아버지하고 어려서부터 접촉이 많았었나요?
◆ 길윤형> 그렇죠. 기시 노부스케가 친손주가 없고 외손자만 있었거든요.
그러니까 집안의 뒤를 이어야 하니까 아베의 동생인 기시 노부오란 사람이 기시가의 양자로 들어가서 그 대를 잇게 되고요.
◇ 정관용> 그 동생은 아예 양자로.
◆ 길윤형> 그렇죠. 얼마나 자기의 유일한 혈육인 아이들이 좋겠습니까. 거기에다가 아베 아버지인 아베 신타로의 지역구가 야마구치거든요. 그러니까 일본 혼슈의 제일 서쪽인데 선거구 관리를 해야 하니까 집에 없는 겁니다.
그러니까 집에 없으니까 아베가 어릴 때 아베가 논 게 학교도 조금 약간 멀고요. 집과 다녔던 세이케이 학교라는 데가 멀고 그러면서 할아버지랑 매일 놀고.
그러니까 아베를 얘기할 때 가장 많이 나오는 예가 할아버지 집에 갔더니 그때 기시 노부스케가 미일안보조약을 개정하면서 주변에 엄청난 데모대들이 모여서 “안보 반대, 안보 반대” 이런 구호를 외쳤대요.
그런데 기시가 너무나 손자가 예쁘니까 무동을 태워서 말을 태워주는데 아베가 그냥 “안보 반대, 안보 반대” 이런 구호를 외치면서 할아버지 등에 타니까 주변에서 아빠가 “아베야, 안보 반대가 뭐니. 안보 찬성이라고 해야지”, 이런 에피소드가 전해지거든요.
그러니까 기시가 얼마나 자기 외손자들을 사랑했는지 알 수 있고 그 영향에 따라서 아베도 아버지는 자기랑 안 놀아주고 늘 멀리 있는 존재, 그러니까 당연히 할아버지의 영향과 자장 속에서 태어났고 그것이 지금의 아베를 형성했다고 볼 수 있는 거죠.
◇ 정관용> 어린 시절, 학창 시절의 아베는 어땠답니까? 공부는 잘했나요?
◆ 길윤형> 공부를... 그게 이제 학력을 가지고 얘기하기는 좀 그렇지만 기시도 그렇고 아베의 친할아버지도 그렇고 아버지도 그렇고 모두 다 도쿄대 출신이거든요. 그런데 아베는 세이케이대라는 데를 초등학교를 들어가서 한 번도 밖의 학교를 안 가고 거기에서 대학교까지 마칩니다. 그래서 그 당시 증언이..
◇ 정관용> 세이케이 초등학교부터 세이케이 대학까지.
한겨레21 길윤형 편집장(사진=시사자키)
◆ 길윤형> 네, 초등학교부터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그래서 입시를 할 필요가 없거든요. 주변사람들 얘기도 들어보면 공부를 그렇게 잘한 거는 아니었다. 그냥 중간 정도였다. 그렇게 못한 것도 아니고 잘한 것도 아니었다라고 얘기를 하고요.
그런데 아베도 자기가 그런 부분에 대해서 약간 콤플렉스가 있어서. 내가 외부입시를 안 해 봤던 게 내 입장에서는 좀 콤플렉스다, 이런 얘기를 여기저기에서 했고 그래서 일본 기자들도 이류대 출신이 일본의 총리가 돼서, 그런 게 학력 차별이기 때문에 좋은 건 아니지만, 그런 의견도 좀 있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대학 졸업하고 직장생활 같은 것도 좀 했습니까? 아니면 바로 정치를 했나요? 정치는 언제부터 어떻게 시작했나요?
◆ 길윤형> 직장생활을 했습니다. 아베가 처음에 고베제강소라는 데에 입사를 하는데요. 그 고베제강소 큰 공장이 야마구치에 있습니다. 그러니까 아버지 지역구에 있는 거죠. 거기에 들어가니까 아베 입장에서는, 회사 입장에서는 자기 지역구 의원의 아들이고 그러니까 정략입사라고 일본에는 그런 게 좀 있는데요. 거기서 3년 동안 일을 합니다.
처음에는 미국에 있는 지사에서 일을 하고 3년 동안 일을 하다가 이제 아버지가 그만 일하라고.. 그때 아베 신타로가 외무상이 되거든요, 일본의. 내 비서로 들어와라 해서 3년 만에 일을 접고 아버지가 외무상이 되면서 정계에 첫 발을 들여놓게 됐다고 하는데요.
◇ 정관용> 아버지의 비서로?
◆ 길윤형> 네, 아버지의 비서로. 그렇게 되는데요. 그때가 재밌는 게 그때 에피소드를 담은 책들을 읽어보면 아베 입장에서는 아베는 어릴 때 되게 착하고 아무 생각 없는 도련님 같은 사람이었는데 갑자기 일을 그만두라고 하니까 아베 입장에서는 좀 회사에 미안했나봅니다.
그래서 침울해하고 있으니까 이 위의 상사들이 얘를 그만두게 해야 하니까 그 바로 위에 있는 상사한테 좀 잘 얘기해서 무난하게 그만 두게 해라라고 그랬더니 아베가 그랬답니다. “이렇게 그만 두게 되어서 죄송합니다”라고 했더니 그 상사가 “야, 네가 있는 것 자체가 우리한테 애초부터 죄송한 거였어” 이런 식으로 해서 자기 그만 두게 했다고 그렇게 얘기가 나옵니다. 그게 이제 80년대 일이죠.
◇ 정관용> 일본에는 그런 세습정치가 아주 강고하죠.
◆ 길윤형> 세습정치가 아주 강고합니다.
지난 2012년 12월에 있었던 중의원 선거. 그러니까 아베가 총리가 됐던 중의원 선거를 보면 세습정책인 그러니까 세습정치인이 뭐냐 하면 자기 아버지나 할아버지나 삼촌 이내에 친족이 있었던 지역구에서 자기의 지역구를 물려받고 있는 사람이 4분의 1.
◇ 정관용> 25%나?
◆ 길윤형> 그리고 자민당 내에서는 3분의 1. 그러니까 아베 내각에서는 2분의 1, 절반 정도라고 하니까 우리나라 같았으면 아무리 훌륭한 의원이라고 해도 그 아들이 스물 몇 살, 서른 몇 살이 나와서 내가 아버지의 뒤를 이어서 뭐 그런 사람도 있겠습니다만 대통령이 되겠다고 그러면 어림 반푼어치도 없지 않습니까?
그런데 일본에서는 그런 게 당연히 되고.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다음에 선거에 나오면 그걸 ‘토무라이갓센’(とむらいがっせん[弔い合戦]) 그래서 그 사람을 추모하는 선거다, 라고 해서 자연적으로 당선이 되거든요. 그리고 한국에서는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박근혜 대통령 그런 게 있었기 때문에..
◇ 정관용> 그러니까 나름 정치 명문가의 자손이었고 아주 일찍부터 아버지 비서로 정가에 뛰어들어서 역시 세습정치인의 한 명으로 승승장구.
◆ 길윤형> 그렇죠, 승승장구했다고 할 수 있죠. 아베 가문이 엄청난 가문입니다. 쉽게 얘기해서 자기 외할아버지가요. 외할아버지 기시 노부스케죠. 그 외할아버지의 동생인 작은외할아버지가 사토 에이사쿠. 엄청난, 일본에서 장기집권했던 사람이고요.
자기의 아버지가 아베 신타로라고 해서 총리는 되지 못하지만 외무상도 하고 자민당 간사장도 하고 아주 명망 있는 정치가였고 다시 친할아버지는 아베 칸이라고 일본의 아베 총리랑 성격이 다르게 평화주의자였다고 얘기되고 있는데요. 이분은 좀 일찍 돌아가셨습니다.
이런 사람들을 가지고 있는 외가는 엄청난 정치 명문가고 친가 쪽으로도 상당히 저력이 있는 그런 가문이죠.
◇ 정관용> 로열패밀리 출신의 승승장구 정치인.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내부의 파벌도 많고 그렇잖아요, 자민당 안에는.
◆ 길윤형> 그렇죠.
◇ 정관용> 그런데 이렇게 최장수 총리로까지 가게 된 뭐가 있어요? 운이 좋은 거예요, 실력이 좋은 거예요 어떤 거예요?
◆ 길윤형> 그걸 설명하려면 약간 좀 힘든데요. 제 견해로는 일단 옛날에는 일본에서는 파벌이라는 게 엄청 많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각 파벌이 있고 다음 총리가 누가 되느냐 그래서 호시탐탐 노리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1996년에 소선거구제로 바뀝니다.
전에는 중선거구제였거든요. 그러니까 한 지역구에 정수가 4명이라 그러면 막 몇 명이 나가도 되고. 그러니까 총재의 공천권이라는 게 그닥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소선거구제가 되면 총재의 공천권이 엄청 중요해집니다. 그게 또 결정적으로 고이즈미 정권 때 우정민영화를 하면서 우정민영화의 해산을 반대하는 사람들을 자객이라고 그래서 ‘너 죽이겠다’라고 해서 자기 자객을 내보내서 갈아치우고 그랬거든요. 그 이후.
◇ 정관용> 표적 공천?
◆ 길윤형> 네, 표적 공천입니다. 일본에서는 자객이라고 표현하는데... 그런 사람들을 내보내서 했으니까 그 이후에 총재의 공천권이라는 게 엄청 중요해졌고 소선거구제가 되니까. 그러니까 아베 총리의 마음에 안 들어도 여기에 저항할 수 없고 또 마땅히 아베 총리를 대체할 만한 그런 사람도 없고 약간 그런 상황입니다.
◇ 정관용> 그런데 사학 스캔들 등등으로 한때 휘청거렸잖아요. 그런데 총선이 이번 주말에 있는데 오히려 휘청거리는 걸 극복하고 압승이 예상된다, 그 요인으로는 북한 미사일, 핵위협 이걸 많이 꼽던데, 맞습니까?
◆ 길윤형> 그렇죠. NHK가 매달 여론조사를 하거든요. 보면 6월 달, 스캔들이 있기는 했지만 6월 달에 아베 정권의 지지율이 48%였는데 카케학원 스캔들이 결정타가 되면서 35%까지 뚝 떨어집니다.
그래서 8월에 조금 회복해서 39%인데 8월 30일에 북한이 ICBM을 쏘고 9월 초에 6차 핵실험을 합니다. 그러니까 44%로 반등이 되는 거죠. 이전만큼은 아니더라도.
반등이 되니까 ‘북한발 북풍’이죠. 그러니까 이번 선거가 “국란을 돌파하기 위한 해산이다”라고 해서 중의원을 해산을 하고 이때를 놓치면 좀 어렵다고 봐서 결단을 내린 거죠. 그래서 보니까 아베한테 좀 유리한 상황인 것 같고요.
제가 자료를 하나 더 가지고 왔는데요. 아사히신문에서 4월 달에 조사를 합니다. 이번 중의원 선거에서 누구를 찍을 것이냐. 소선거구제 누구를 찍을 것이냐라고 하니까 자민당을 찍겠다는 사람들이 31%입니다. 그리고 이번에 고이케 유리코 도지사라고 도쿄 도지사가 약진을 하고 있는데 이분은 아베보다 더 매파라고 할 수 있는.
◇ 정관용> 더 우파라면서요.
◆ 길윤형> 이분이 10% 정도고.
◇ 정관용> 그 10%가 2등이에요?
◆ 길윤형> 예, 10%가 2등이고요. 그리고 조금 한국이 신뢰할 수 있는 구 민주당의 리버럴한 사람들이 입헌민주당이라는 정당을 만들었는데 이게 4%입니다. 공산당 4%.
더 재밌는 거는 어디를 찍을지 모르겠다, 답할 수가 없다는 사람들이 44%입니다. 그러니까 이 44%의 무관심과 정치 혐오 위에서 31%인 자민당이 표를 얻고 있고요.
한국에서도 그렇지 않습니까? 투표율이 한 60% 되고 그 상황에서 소선거구제니까 한 50%만 얻으면 무조건 이기니까 그러면 전체적으로 25%나 30%의 유권자의 지지만 얻으면 정권을 얻을 수 있고.
◇ 정관용> 정치불신 팽배에다가 자민당을 대체할 어떤 대안적인 정당이 없는 거군요?
◆ 길윤형> 그런 셈이죠.
◇ 정관용> 그러다 보니까 이렇게 자민당 독주.. 그러면 이번 총선이 지나면 개헌선 3분의 2, 안정적으로 넘기는 겁니까?
◆ 길윤형> 그렇다고 볼 수 있죠. 지금 일본 내에서 2016년 7월 참의원 선거에서 그때 자민당이랑 공명당을 합친 연립여당과 개헌에 찬성하는 사람들이 개헌 세력이 3분의 2를 넘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도 그렇게 될 것으로 보이고 그렇게 되지 못하더라도 희망의당이라는 정당이 개헌에 대해서.
◇ 정관용> 거기도 찬성하잖아요.
◆ 길윤형> 찬성이니까 이제 개헌선은 당연히 넘을 것 이라고 보고요. 제 생각으로는 올해가 지나고 2018년, 2019년 국면으로 접어들면 본격적인 개헌 논의가 이루어질 것이고 핵심은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헌법구조, 평화헌법이라고 일본의 군대보유와 교전권을 부인한 그 헌법을 개정하는 절차로 나갈 것 같고요. 이게 흐름인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렇게 가면 갈수록 한일관계는 악화될 수밖에 없을 텐데.
◆ 길윤형> 그렇죠. 한국과 일본의 국익을 생각해 보면 우리 입장에서 가장 좋은 거는 이 현재 세계 질서를 지키는 것보다 그러니까 중국을 봉쇄하고 북한을 이렇게 막 압박을 해서 이렇게 하는 것보다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중국과도 어떤 무난한 관계를 이어가고 이런 게 한국 입장에서는 가장 좋은 건데 아베의 입장에서는.
◇ 정관용> 반대를 좋아하는.
◆ 길윤형> 그렇죠. 그 반대를 좋아하고 일본의 이익에 따라서 한국의 국익을 계속 규정하고서 너희들이 생각이 짧아서 그러는데 우리가 맞아, 우리가 맞아.. 그래서 우리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게 하거든요. 우리 외교 일선에 있는 외교관들한테.
◇ 정관용> 미국 트럼프 정부도 똑같죠.
◆ 길윤형> 그렇죠. 미일동맹을 강화시켜서 한국이 그 미일동맹의 하위 파트너로 들어가서 계속 북한을 견제하고 중국을 봉쇄하는데 네가 일익을 담당해라고 얘기를 하는데 그게 지금 같은 북핵 국면에서는 한국의 국익에 일치하는 측면도 있겠으나 나아가서 보면 우리는 현존 질서가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아니잖아요.
어쨌든 간에 북한이랑 관계를 개선해서 통일의 실마리를 잡아야 되고 중국과도 우호적인 동반자 관계를 심화시켜 나가야 되는데 어려운 거죠.
◇ 정관용> 미국, 일본의 극우적 보수세력의 이해관계와 김정은의 이해관계는 사실 일치하는 것 아니에요?
◆ 길윤형> 그러니까 그게 적대적 공생관계라고 그렇게 얘기하고 있고. 김관진 장관이 사드를 넣게 하는 데 아주 구체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이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그게 한국의 보수세력이 규정하는 한국의 국익이랑도 좀 맞았던 거죠. 그래서 거의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지금 많이 와 있는 상황이죠.
◇ 정관용>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문재인 정부에게 조언을 하신다면.
◆ 길윤형> 답변이 사실 어려운데요. 일본을 대할 때 일본은 어쨌거나 우리보다 더 센 나라고 강한 나라지 않습니까? 그리고 지금같은 북핵 측면에서는 북한을 견제하고 하는 게, 봉쇄하는 게 우리한테 약간의 국익에 부합하는 측면도 없다고 할 수는 없는 상황이고.
이런 상황에서 지금 한국이 외교적인 레버리지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더 잘 아시겠지만 남북관계 개선이 어쨌든 간에 최선일 수밖에 없고. 그를 통해서 일본한테 자꾸 일본 너희가 우리를 일본을 지키기 위한 대륙의 공격 그런 방파제 비슷하게 우리를 생각을 하는데 우리에게도 우리의 국익이 있고 그런 것들을 계속 설득해 나갈 수밖에 없고 우리의 국익은 어쨌든 간에 북한이랑 친하게 지내서 동아시아에서의 어떤 갈등 요소를 없애고 중국이랑도 관계를 심화시켜 나가는 게 이게 한국의 국익이다, 일본의 국익에 맞게 우리를 규정하려고 하고 안 되면 자꾸 엄청난 스트레스를 주면서 그러지 마라 이런 거를 조금 설득해 나가는 수밖에 없지 않을까. 어려운 거죠.
◇ 정관용> 그러자면 아무래도 지금과 같은 긴장 고조 그리고 어떤 압박 국면은 조금 변화가 있어야 돼요. 그렇지 않습니까?
◆ 길윤형> 그렇죠.
◇ 정관용> 변화의 모멘텀을 어떻게 언제 찾아나갈지 여러 가지를 같이 좀 고민을 해야 하겠군요.
◆ 길윤형> 그렇죠. 지금 국면이 오히려 문재인 대통령이 된 다음에 한일 갈등이 약간 봉합된 것처럼 보이거든요. 왜냐하면 북핵 문제라는 위기가 있으니까.
그런데 이 국면이 바뀌면 다시 이런 것들이 일본이 얘기하는 게 “너희들 역사는 잊고 안보 협력을 심화해 가자”라고 얘기를 하는데 그거는 한국인으로서는 선뜻 받아들이기는 좀 힘든 애매한 측면이 있으니까요.
◇ 정관용> 알겠습니다. 어쨌든 아베는 메이지 유신 시대 또 일본의 침략전쟁을 가장 좋았던 때로 기억하는, 다시 그때로 가고 싶어하는 이런 사람이라는 걸.
◆ 길윤형> 아름다운 나라라고.
◇ 정관용> 아름다운 나라래요, 그때가? 꼭 잊지 말아야 되겠습니다. 오늘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최근 <아베는 누구인가="">라는 제목의 책을 펴낸 <한겨레21>의 길윤형 편집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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