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청와대 제공/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내외의 한국 국빈 방문 일정이 다음달 7일부터 8일까지 1박2일로 확정됐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첫 외국 정상 국빈 초청인데다, 한반도 위기감이 갈수록 높아지는 가운데 이뤄지는 미국 대통령의 방한이어서 일정 자체가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청와대는 당초 일본을 먼저 방문하는 트럼프 대통령 내외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공식 만찬이 끝나는 6일 밤에 일본을 출발해 한국에 도착한 뒤 8일 오전 출국하는 2박3일간의 일정을 추진했다.
하지만 양국간 실무협의에서 7일 오전 입국, 8일 오후 출국인 1박2일 일정으로 최종 확정됐다.
청와대는 당초 하루가 줄었지만 출국 일정이 늦춰져 일정 자체가 축소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완전한 하루가 나오고, 일본은 2박3일이지만 주말이 있어 실질적으로 우리나라 체류시간과 비슷하다"며 일정 축소에 따른 한국 홀대론을 일축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 역시 "미측 발표에도 포함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 국회 연설도 추진 중"이라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중일 3국 중 주요 정책 연설을 하는 유일한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후 첫 아시아 순방이 예정되자마자 한국과 일본에 각각 얼마나 머무르느냐가 현재 미국과의 관계를 가늠해볼 수 있는 일종의 척도라는 해석이 일찌감치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머무르는 일정이 짧고 대신 상대적으로 일본에 머무는 일정이 길면 그만큼 미국이 일본과 협의할 내용들이 많다는 의미이고, 특히나 북한의 도발에 따른 한미일 군사공조가 절실한 시점에서 상대적으로 '한국 홀대론'이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 상태였다.
청와대가 트럼프 대통령 내외의 한국 체류가 1박2일이어도 2박3일인 일본과 전체 '워킹데이'는 비슷하다고 거듭 해명했지만,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참석에 앞서 8일 인도네시아를 방문하는 문 대통령의 출국 일정과도 겹쳐 온전한 1박2일 방한이 될지도 현재로서는 미지수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출국 일정 등은 미세조정 중"이라며 "일정을 조정해서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으로 출국한 다음에 (문 대통령이) 출국하는 게 예의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APEC 다자회담이라는 우리 일정도 있어서 충분히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8일부터 15일까지 7박8일 일정으로 인도네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APEC 정상회의,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3 정상회의 등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한다.
당초 6일 오후에 입국해 8일 오전에 출국하려던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일정이 7일 오전 입국, 8일 오후 출국으로 최종 확정되면서 문 대통령의 인도네시아행 출국 일정도 조정이 불가피해졌다는 얘기다.
미국 대통령의 국빈 방문인 만큼 트럼프 대통령 출국 전에 문 대통령의 인도네시아 출국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국빈 방문에 포함되는 지방 방문 등 8일 오후 일정이 온전하게 치러질 지도 예측하기 어렵다.
또 이 때문에 인도네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스케줄도 일정 부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