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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빈 "박연선 작가 작품, 분석·상상의 여지 많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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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은빈 "박연선 작가 작품, 분석·상상의 여지 많아 좋다"

    [노컷 인터뷰] '청춘시대2' 송지원 역 배우 박은빈 ①

    최근 종영한 JTBC 금토드라마 '청춘시대2'에서 송지원 역을 맡은 배우 박은빈 (사진=나무액터스 제공)

     

    아직 시즌제가 활발하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그것도 여성 5인을 주인공으로 전면에 내세운 드라마가 잘 돼 '속편'을 만든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 뉴스였다.

    '청춘시대'는 '벨에포크'라는 셰어하우스에서 사는 20대 여성들에 주목해, 독립된 개인의 서사와 서로 엮이며 만들어지는 관계성을 잘 풀어낸 작품이었다.

    그렇다고 1년 만에 찾아온 '청춘시대2'가 호평만 받았던 것은 아니었다. 캐릭터의 일관성이 허물어진 점, 소수자에 대한 섬세하지 못한 시선이 나온 점 등 전작에 비해 아쉽다는 반응이 많았다. (관련기사 CBS노컷뉴스 17. 10. 10. 아쉬움 가득했던 청춘시대2, 이게 최선이었나요?)

    그러나 '청춘시대2'는 여름과 초가을을 지나오며 가장 많은 이들의 입에 오르내렸던 화제작이었다. 시즌1에서 2.508%(11회)였던 최고시청률은 시즌2에서 4.069%(12회)로 더 오르기도 했다.

    시즌1에서 흥이 넘치고 똑똑한 속 깊은 관찰자 송지원은 시즌2에서 극을 이끄는 중심인물이 됐다. '진실'을 중시하는 기자를 꿈꾸면서도 왜 평소 틈만 나면 거짓말을 하거나 허풍을 부렸는지, 송지원의 숨겨진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펼쳐졌기 때문이다.

    시즌1 당시 소심하고 조용한 편인 극중 유은재 역과가장 성격이 비슷하다고 밝혔던 배우 박은빈은, 조금의 어색함도 없이 '깨발랄'과 '진지함'을 겸비한 송지원 역에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배우 박은빈을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 '청춘시대2'가 끝났다. 끝낸 소감은.

    일단은 잘 무사히 마쳤다는 생각이 들어서 너무나 기쁨을 유지하고 있다. (웃음) 다친 사람 없이, 아픈 적도 없이 잘 끝났다는 것에 저 스스로를 잘했다고 다독여주고 싶은 (웃음) 부분이고, 이렇게 많은 사랑 받을 수 있는 작품에 제가 다시 한 번 출연할 수 있었다는 것, 그 모든 기회를 감사하게 여기는 중이다.

    ▶ '청춘시대' 멤버들과는 시즌2를 함께하면서 더 돈독해졌을 것 같다.

    지금도 단톡방이 있고 잘 지내고 있다. (웃음) 스케줄만 된다면 우리 제주도든 부산이든 갔다 오자, 하고 하메들끼리 얘기하기도 했다.

    배우 박은빈 (사진=나무액터스 제공)

     

    ▶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시즌제가 활발하지 않은데, '청춘시대'는 시즌2로 돌아왔다. 전작이 호평 속에 종영하기도 했고. 혹시 부담을 느끼지는 않았는지.

    박 작가(박연선) 님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 때문에, 덜한 속편을 주시진 않을 거라고 생각을 했고 또 감독님의 디렉팅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 때문에 시즌2가 재미없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달라진 점이라면 시즌1은 사실 저희가, 기대를 받는 건 논외로 하고 정말 무(無)의 상태에서 시작한 작품이었다. 시즌2는 좋은 평가를 받은 작품의 속편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주변의 기대치가 달라졌다. 그래서 부담이 됐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저희들끼리 시즌1 그 이상으로 즐겁게 촬영을 했고, 애정하는 마음은 더 각별해졌기 때문에 잘 되지 않을까 하는 저희들의 기대가 있었죠. 그렇지만 수치적인 면에서 화제성 1위가 나온 건, 젊은 층에 사랑받았다는 확실한 반증인 것 같아서 기분 좋았고요. 저는 시청률 기대는 잘 안 했다. 워낙 전 작품이 대성공을 거두기도 했고, 시즌2는 시즌1과 달리 시간대도 바뀌지 않았나. 그래서 도저히 가늠할 수가 없었다. 좋은 작품이었다고 평가받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고 생각했을 뿐이다.

    ▶ 제작진에 대한 신뢰로 시즌2에 출연하게 됐다고 말했다. 신뢰를 갖게 된 계기가 있다면.

    박연선 작가님 작품이랑 캐릭터는 제가 생각하기에 분석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은 작품이라 재미있다. 해석할 여지가 많아서 분석하고 많은 상상력을 펼칠 수 있고 나의 힘으로 그 빈 공간을 채울 수 있다는 점이 되게 자유로워서 좋다. 이태곤 감독님은 특히 이번 시즌에서, 송지원 캐릭터를 제가 표현하는 데 있어서 그 어떠한 터치도 하지 않으셨다. "네가 하고 싶은 대로, 원하는 대로 마음껏 해라" 이 정도? (송지원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제가 스스로 제동걸 때가 있었다. 오버한 게 아닐까 여쭤보면 참 기분 좋게도 "난 네가 (연기)하면 뭐든 좋더라" 이렇게 말씀해주셔서 촬영하면서 더 자유롭고 더 마음 편하게 임할 수 있었다.

    ▶ 송지원 캐릭터가 워낙 색깔 있는 캐릭터라서 각인이 많이 됐던 것 같다. 캐릭터를 맡기 전후 달라진 반응이 궁금하다.

    엄마한테 친척분이 전화 오셔서 "은빈이가 원래 그런 성격의 아이냐?"고 물어봤다고 한다. "음, 성공했어! 친지들도 속였어"라는 마음에 기뻤다. (촬영하느라) 자유 시간을 느끼지 못해서 (반응 차이가) 직접 실감나진 않는다. 가끔 촬영하다 (팬분들을) 마주치면 저를 송지원 성격으로 생각하고 "어, 쏭!" 이렇게 적극적으로 다가오는 분들도 많다. 근데 제가 송지원처럼 활발한 성격은 아니기 때문에 사실 전 쑥스럽다. 그분들을 기피하는 게 아니라, 제 원래 성격이 그렇다. 되게 반갑게 환대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진 건 놀랍고 감사하다. 하지만 제 실제 모습을 보시고 '쏭 같은 성격이 아니잖아?' 하실 수 있다. 오해는 안 해주셨으면 좋겠다. 원래 저는 부끄러움이 많다. (웃음)

    ▶ 평소에 집순이라고 하던데. 가구 조립을 좋아한다고.

    그런 거 잘한다. (웃음) 내향적인 사람들은 집이 편한 것 같다. 밖을 나가는 걸 싫어한다기보다 집에 있을 때 에너지 충전이 돼서 집에 있는 거다. 사람을 싫어하는 건 아니다. (웃음) 집에 있을 때 혼자 잘 논다. 가만히 있어도 시간이 잘 가는 편이라서. 또 크게 외로움을 느끼는 성격이 아니다.

    ▶ 아까 잠시 언급한 너무 오버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장면을 예로 들어 줄 수 있나. 아니면 인상적인 장면이라든가. 에필로그에서 말 흉내 내는 장면도 웃겼다.

    히히힝도 웃겼죠. (웃음) 그럴 때 감독님이 모든 부끄러움은 네 몫이다, 라고 하셨는데 전 천연덕스럽게 "저는 하나도 안 부끄러운데요"라고 했다. "그럼 됐다"고 하시더라. 캐릭터가 이렇게 (재미있게) 표현할 수 있게 작가님이 재미있게 써 주신 게 기본이 돼서 제가 그럴 수 있었던 거다. 대사가 재미없는데 제가 재밌게 할 순 없지 않나. 저를 재밌는 아이로 만들어주셔서 박연선 작가님께 감사하다. (재밌는 씬이 많아서) 하메(하우스메이트)들이랑 있을 때도 계속 웃음이 터지고 그랬었다.

    다만 마사지샵 씬을 찍을 때 저는 성민이랑 잠복수사를 하느라 말투도 바꾸려고 노력했는데, 마지막에 마사지사 아라 님과 촬영하면서 '이건 거짓말이 아니라 사기치는 것 아닌가?' 해서 제가 좀 연기하면서도 우려스럽긴 했었다. (* 극중 송지원은 초등학교 시절 친구 문효진과 관련된 진실을 캐기 위해 그의 전 직장에 간다. 이때 부득이하게 거짓말을 하게 된다.)

    극중 송지원은 어린 시절의 진실을 찾기 위해 수사 차원에서 마사지샵에 간다. 평소 뽀글머리와 보헤미안 같은 옷차림이었던 지원은 단정한 정장에 레드립을 발라 색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사진=드라마하우스, 테이크투 제공)

     

    ▶ 마사지샵 장면에서는 지원의 새로운 모습이 등장했다. 파마머리도 풀고 성숙한 느낌으로 꾸몄는데 촬영하면서 어땠나.

    섹시하지만 지적인 콘셉트였다. 지문에는 '레드립을 바른 송지원'이라고 되어 있었다. 저는 '레드립을 바른 상태로 어떻게 섹시하면서 지적일 수 있지?' 하고 생각했다. 레드립을 정석으로 진하게 발라본 적이 없어서 과연 제가 섹시할 수 있을까 많이 생각했다. 평소에 보여드린 송지원의 모습이 워낙 망아지 같은 모습이라 조그만 변화에도 사람들이 큰 차이를 느껴준 것 같아 봐 주신 분들께 감사하다. 거기서 지원이가 성민이에게 '나 섹시하지?' 자꾸 이러지 않나. 대사로 세뇌를 시킨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웃음) 저한테도 색다른 모습으로의 변신은 처음이었다.

    ▶ 지원의 단짝이자 친구 이상의 감정을 공유하는 사이로 나온 성민(손승원 분)도 달라진 지원을 보고 당황하는 모습이 등장한다. 어떤 낯선 감정을 느끼지 않았을까.

    그쵸. 성민이 같은 경우에는 저에게 친구 이상의 감정을 가지고 있던 것도 맞으니까, 아마 송지원이 하는 모든 행동에서 뭔가 의미를 느끼지 않았을까 저는 그렇게 생각한다. (웃음)

    ▶ 쏭성민(극중 송지원-임성민 커플을 부르는 애칭) 커플이 정말 많은 사랑을 받은 걸 알고 있나. 쏭성민 편집본도 있었고, 뮤직비디오나 영화 예고편처럼 만든 2차 창작물들도 넘쳤다. 본 적이 있나.

    2차 창작물은 저희 스태프 친구들이 "언니, 이거 봤어요? 페이스북에 공유됐어요" 하면서 저한테 보여준 것들은 봤다. 되게 다들 정말 편집을 잘하시더라고요. (웃음) 놀랐었어요. (웃음)

    ▶ 성민이 지원의 말과 행동을 의미 있게 받아들인 것처럼, 지원도 그런 적이 있었을 것 같다. 설렘을 느꼈던 씬을 예로 든다면.

    일단 지원이는 성민이가 포기하고 더 이상 다가서지 않아주었던 것도, 지원이가 자신을 정말로 친구로 생각하는구나 이걸 알았기 때문일 것이다. 저희가 1박 2일을 해도 정말 별일이 일어나지 않았고, 심지어 지원이가 "내가 안 덮칠게. 맹세해"라고 약속할 정도로 (웃음) 정말 지원이는 성민이가 그럴 남자라는 걸 아마 생각하지 않고 정말 굳게 믿고 있었던 것 같다. 나쁜 짓을 할 거다, 여자가 원치 않는 행동을 할 사람은 아니라는, 그런 친구에 대한 믿음과 그냥 사람에 대한 신뢰감이 있었기 때문에 그럴 수 있었겠죠.

    개인적으로 촬영할 때 이건 정말 미안하다 싶었던 건 효진이 전 남친한테 얻어터질 때… (웃음) 그때, 되게 '이건 진짜 참사랑이다' 싶었던 게, '와,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 했다. 그 상황 속에서 성민이밖에 떠오르지 않았던 지원이도 참 불쌍했고. 가장 위급한 순간에 떠오른 사람이 그렇게 한걸음에 달려와서 나와 뜻을 함께해 준다는 것 그 자체, 그게 '정말 이런 사람 없겠다'는 생각이 듦과 동시에 지원이는 성민이한테 진짜 잘해줘야 된다는 생각이 드는 장면이었다. 지원이를 위해 헌신해 주는 듯한 모습 때문에, 맞는 씬에서 되게 불쌍하고 미안했다. (웃음)

    ▶ 시즌2에서 쏭성민은 결국 연인으로 발전하지는 않았다. 만약 성사됐다면 어떤 커플이 됐을까.

    어? (웃음) 저희요? (웃음) 왜 연인도 그렇고 결혼생활도 그렇고 친구 같이 사는 게 가장 좋다고들 하잖아요. 둘은 서로에게 있어서 정말 둘도 없는 친구니까, 연인이 돼서… 그 이후의 삶도 비슷하지만 완전 친구는 아니기 때문에 뭔가 텐션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웃음)

    (노컷 인터뷰 ② 박은빈이 들려주는 '청춘시대' 송지원과 하메들의 관계)

    이번 시즌에서 큰 사랑을 받았던 송지원-임성민 커플 (사진=드라마하우스, 테이크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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