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의 친구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어금니 아빠' 이영학이 13일 오전 서울 도봉구 서울 북부지방검찰청에 송치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여중생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검찰에 넘겨진 이영학(35)이 검찰 조사에서 범행 경위나 방법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는 것으로 18일 전해졌다.
검찰은 이 씨가 여중생을 추행한 동기를 확보해야 공소사실을 특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사건을 원점부터 다시 검토하고 있다.
서울 북부지검 관계자는 이날 취재진을 만나 "이 씨가 성추행 사실을 부인하지는 않으나 구체적인 동기 등에 대해 말을 하고 있지 않고 있다"며 "경찰에서 송치될 당시부터 조사할 때마다 진술이 계속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 씨와 딸의 진술을 토대로 그가 딸 친구인 A(14) 양을 자신의 집으로 유인해 수면제를 먹여 추행하다 다음날 낮 12시 30분쯤 깨어난 A 양이 저항하자 목을 졸라 살해했다고 봤다.
그러나 검찰 조사에서 이 씨는 성추행 사실에 대해선 부인하지 않으면서 왜 추행했는지 등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거나 범행시점에 대한 진술을 번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이 씨가 추행을 인정했더라도 구체적인 동기를 확보하지 않으면 법률적으로 인정이 안 된다"며 "경찰이 수사했던 내용부터 하나하나 검증하고 진술을 뒷받침할 증거를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 씨의 진술에 심리상태나 지적상태가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고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경찰 조사에서와 같이 횡설수설하는 등의 불안정한 심리상태가 아니다"라며 "(이 씨가) 기억하는 사실을 의도적으로 말하지 않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현재 검찰은 부장검사 1명과 같은 부 소속 검사 2명으로 구성된 수사팀을 꾸려 이영학 사건을 전담으로 하고 있다.
검찰은 이달 22일 만료되는 이영학의 구속 기간을 1차례 연장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