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운수업체가 농어촌지역 버스 운행을 중단하겠다고 나선 가운데, 세종시와 업체 간 입장차로 사태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업체 측은 이달 말부터 운행 중단에 들어가겠다고 밝혀 시민 불편이 우려되고 있다.
세종지역 민간 운수업체인 세종교통은 최근 '벽지노선과 적자노선을 오는 27일까지 폐쇄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세종시에 보냈다.
세종교통이 반납하겠다고 밝힌 노선은 59개에 달하는데, 대부분이 농어촌 등 읍·면지역을 다니는 노선이다.
적자는 쌓이고, 시가 재정보전도 제대로 해주지 않아 더 이상 정상적인 버스운행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세종교통이 내건 이유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기존 운수업체에 대한 상생방안 없이 교통공사를 만들어 버스 운행에 뛰어든 시에 대한 불만이 있다는 지적이다.
버스공영제 도입을 위해 지난 4월 세종도시교통공사를 출범시킨 세종시는 세종교통으로부터 간선급행버스체계(BRT) 990번 노선과 차량 회수에 나서면서 양측은 법적다툼을 진행 중이다.
세종교통은 990번 노선이 유일한 흑자노선이라는 점을, 시는 세종교통에 990번 노선 운행을 한시적으로 맡긴 것이라는 점을 각각 내세우고 있다.
세종시는 이번 농어촌지역 노선 반납을 당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지난 12일 정례브리핑에서 "운행 중단 시 시민들이 겪는 불편이 많기 때문에 반납 인가 신청을 하더라도 당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세종교통 측과 시간을 갖고 협의할 계획이며 교통공사가 중심이 돼 그것을 이어받아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종교통과 협의해 교통공사에서 단계적으로 운행을 맡는 것으로 조정하겠다는 것인데, 세종교통은 27일까지 노선을 반납하고 운행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사태가 어떻게 마무리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한편 이와 관련해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는 18일 성명을 내고 "사상 초유의 버스운행 중단 사태를 막을 수 있도록 시와 세종교통이 협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참여연대는 "운행 중단이 현실화된다면 명분과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공공재인 대중교통을 앞세워 시민을 볼모로 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세종시 대중교통 개선을 위한 노사민정 협의 기구를 만들어 사회적 합의를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