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洪 "폐수처리" vs 徐 "편법대표 사퇴"…한국당 진흙탕 대결

국회/정당

    洪 "폐수처리" vs 徐 "편법대표 사퇴"…한국당 진흙탕 대결

    徐 "洪, 성완종 사건 협조 요청"…洪 "유치한 협박"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친박계가 정면충돌하는 모양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서청원·최경환 의원의 출당 절차가 본격화되자 징계 대상자들은 역으로 홍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홍 대표도 물러서지 않고 특유의 강한 표현으로 응수하면서 양측의 갈등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한국당 중앙윤리위원회의 '박·서·최' 3인 탈당권유 결정 직후 '탈당불가·홍 대표 사퇴' 입장을 밝힌 최 의원에 이어 22일 서 의원도 같은 입장을 내놨다. 두 사람 모두 친박 계파의 수장격인 인물이다.

    지난 20일 자유한국당 윤리위원회로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 최경환 의원과 함께 ‘탈당 권유’ 징계를 받은 서청원 의원이 2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홍준표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서청원 "홍준표 체제 종식돼야…성완종 사건 관련 내게 협조요청"

    서 의원은 홍 대표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1억 원을 수수한 혐의로 대법원 판결을 남겨둔 상황에서 타인에 대한 징계를 추진하는 건 적절치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서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이례적으로 기자간담회를 열어 "당과 나라를 위해 홍준표 대표 체제는 종식돼야 한다"며 "홍 대표는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고 대법원의 최종심을 기다리는 처지다. 그런 상황 자체가 야당 대표로서 결격사유"라고 지적했다.

    특히 서 의원은 관련 재판 과정에서 홍 대표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정황을 공개할 수도 있다는 식의 '정치적 협박'까지 내놨다. 그는 "고 성완종 의원 관련 사건 검찰수사 과정에서 홍 대표가 내게 협조를 요청한 일이 있다. 누구보다 홍 대표 본인이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홍 대표에게 보수 지도자로서의 품격과 도덕성을 요구하는 건 사치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서 의원은 "홍 대표는 당이 위기일 때 편법적인 방법으로 대선후보가 됐고, 당헌 당규를 손보면서 대표가 됐다"며 "근신하고 자숙해야 할 사람이 당을 장악하기 위해 '내로남불'식 징계의 칼을 휘두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홍 대표가 '성완종 리스트 사건'으로 기소돼 당원권이 정지됐다가 대선 과정에서 해제된 점을 '편법'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그러면서 "향후 홍 대표의 퇴진을 위해 1차적으로 당내 절차와 법적 절차를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서 의원은 홍 대표의 자격 여부를 윤리위원회에 역으로 회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홍준표 "유치한 협박…폐수는 깨끗한 물과 같이 둘 수 없어"

    '편법 대표는 사퇴하라'는 취지의 강경 입장에 홍 대표는 초강경 입장으로 응수했다. 홍 대표는 서 의원의 발표 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폐수를 깨끗한 물과 같이 둘 수는 없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나는 다른 친박들을 살리려고 박근혜 정권이 사건을 만들어 1년 6개월 동안 고통을 받았던 소위 성완종 리스트의 최대 피해자"라고 했다. 서 의원의 정치적 협박은 어불성설이며, 본인은 결백하다는 입장을 내세운 것이다.

    그는 "2015년 4월 18일 오후 서 의원에게 전화를 해 내게 돈을 줬다는 윤 모 씨는 서 의원 사람이 아니냐, 그런데 왜 나를 물고 들어가느냐, 자제시켜라 요청한 일이 있다"면서 "그 이후 수사 및 재판과정에서 서 의원과 만난 일이나 전화 통화 한 일이 단 한 번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협박만 하지 말고, 녹취록이 있다면 공개해서 내가 회유를 했는지, 아니면 거짓증언 하지 말라고 요구를 했는지 판단을 한 번 받아보자"며 "자신들의 부정을 숨기기 위해 나를 억울하게 누명을 씌운 사건에 대해 사과하고 반성은 않고, 그걸 빙자해 나의 당원권 시비 운운하는 것은 참으로 후안무치한 일"이라고 맞받았다.

    홍 대표는 서 의원의 '정치적 협박'을 "유치한 협박"이라고 지적하며 "노욕에 노추로 비난받지 말고, 노정객답게 의연하게 책임지고 당을 떠나라"라고 일갈했다.

    자유한국당 최경환 의원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홍준표 對 친박 '진흙탕 싸움'…이번 주 여론전 '치열' 전망

    앞서 최경환 의원도 지난 20일 윤리위 결정에 대해 즉각 입장문을 내고 서 의원과 마찬가지로 홍 대표의 사퇴를 촉구한 바 있다. 최 의원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강제출당 요구는 유죄를 인정하라는 정치적 패륜행위고, 배신행위"라며 "(박 전 대통령이 결백을 주장하는 상황에서) 법원의 최종판단까지 기다려주는 것이 정치적 도리이자 남은 당의 양심"이라고 했다. '배신자론'을 다시 꺼내 든 것이다.

    또 "부당한 징계결정에 절대 승복할 수 없으며 더더욱 당을 떠날 수 없다"며 "개인의 권력욕에 사로잡혀 당을 사당화해가는 홍 대표의 즉각 사퇴를 요구하며, 앞으로 이를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홍 대표는 "93년 YS(김영삼 전 대통령)가 개혁할 때 저항하는 수구세력들을 향해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고 일갈했다"며 "망하는 길로 가고자 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혁신에 반기를 들어서는 안 된다"고 맞섰다.

    그는 "이제 우리는 박근혜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좌파들의 칼춤이 난무하는 이 살벌한 판에 뭉치지 않으면 저들 희망대로 우리는 궤멸의 길로 간다"고도 했다. 바른정당 통합파와의 '보수통합'을 위해서는 친박청산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양측이 이처럼 첨예하게 맞서면서 박 전 대통령 출당 과정서부터 진통이 예상된다. 한국당 당규와 실무진 판단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의 경우, 윤리위가 탈당권유를 결정하고 10일 이내에 징계 당사자의 탈당신고서가 제출되지 않으면 '최고위 의결'을 거쳐 최종 제명이 이뤄진다.

    박 전 대통령의 제명을 최종 결정하는 최고위에서 홍 대표를 비롯한 비박과 친박 간의 표 대결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서, 최 의원은 현역 의원이기 때문에 출당 전망이 더욱 불투명하다. 윤리위 재심의 기회가 한 번 주어지고, 의결 내용이 변하지 않으면 의원총회를 여는데 이때도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최종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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