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 문제의 돌파구로 기대를 모았던 모스크바 비확산 회의에서 의미있는 남북, 북미 간 접촉은 없었다.
북한은 오히려 미국이 '적대시 정책'을 멈추어야 한다고 비판하며 핵능력을 강화할 것임을 역설해 한반도 긴장감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우리 정부는 20~21일 열린 모스크바 비확산 회의에 북핵 6자회담 차석대표인 이상화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단장을 정부대표로 참석시켰다.
북한은 물론 미국과 일본의 전현직 관료들도 참석했다. 북한에서는 최선희 외무성 북미국장이 나왔고 미국은 웬디 셔먼 전 국무부 정무차관, 일본은 가나스기 겐지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을 회의에 보냈다.
하지만 이 회의에서 의미있는 만남은 불발됐다.
외교부 당국자는 "모스크바 비확산 회의 참석 과정에서 우리 측 참석자인 이상화 북핵단장과 최선희 국장간의 자연스러운 조우는 있었으나, 의미있는 별도 접촉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에 전문가 패널로 참석했던 신범철 국립외교원 교수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짧은 인사만 나눴을 뿐 따로 만남은 없었다. 북 측이 회의시간에 딱 맞춰 오가는 등 당초 만남이 이뤄질 수 있는 상황을 만들지 않으려는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외신 등에 따르면 북측은 미국과도 별도의 회동도 갖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오히려 북한은 이번 회의에서 비핵화 의지가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강조하며 긴장감만 높였다.
최선희 국장은 21일 열린 비공개 세션에서 미국의 적대시 정책을 포기해야 한다며 강도높게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언급하며 "우리는 겁먹지 않는다"고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신 교수가 “북한이 계속해 미국의 적대시 정책을 얘기하지만 지난 10년간 한미가 공격한 적이 없고 오히려 도발을 일삼은 것은 북한 쪽"이라고 반론을 제기하자 최 국장은 "신문을 보면 안다"며 발끈했다.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이 점쳐진 회의에서 남북, 북미 대화가 허사로 돌아가면서 한반도 내 긴장감은 당분간 팽팽한 채 유지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