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로고 (사진=자료사진)
자유한국당 제주도당이 당과 친분이 있는 대학생의 당선을 위해 총학생회 선거에 개입, 후보 단일화를 요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자유한국당 제주도당과 제주관광대학교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자유한국당
제주도당 청년위원장 강모씨가 제주관광대학교를 방문했다.
강씨는 이날 내년도 총학생회장 선거를 준비하고 있는 A(23), B(20)씨를 총학생회장실에서 만나 단일화를 요구했다. 후보 2명 가운데 A씨는 자유한국당 제주도당 대학생위원장에 위촉될 인물이었다.
상대 후보였던 B씨는 강씨가 "서로 싸우지 말고 잘 한번 해보자라고 말했다. 선거에 나가지 말라가 아니라, 둘의 합의점을 찾으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B씨는 이어 "강씨를 일 때문에 2~3번 본 적 있지만 학교에서 만난 건 처음이었다"며 "직접적으로 양보하라는 말은 없었지만, 정당 관계자가 학교에 와서 후보를 합치라고 말한 건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B씨는 개인적인 이유로 총학생회 출마를 포기했다고 덧붙였다.
이 사실을 알게 된 B씨 측 선거 운동 관계자는 "기존 학생 선거에 정당이 개입하는 건 옳지 않다"며 "내년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또 "우리는 지난 두 달 동안 선거를 준비했는데 허탈하다"라고 말했다.
청년위원장 강씨는 만남을 인정했다. 다만 후보를 합치라고 말한 부분은 선배로서의 조언이었다고 해명했다.
강씨는 "지난 대선에서 A씨와 B씨가 율동 자원봉사에 참여해 알게 됐다"며 "인생 선배 입장에서 형 동생끼리 싸우지 말고 잘 상의하라고 말한 것이었고, 강요도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강씨는 이어 "A씨가 자유한국당 대학생위원장에 위촉될 인물이었는데 총학생회장에 나간다고 해 위촉도 하지 못했다"며 "대화 당시 오해를 살까 봐 당 이야기는 꺼내지도 않았다. 부모님한테 가서 상의하고 서로 절충하라고 말한 것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총학생회장실에서 대화한 이유에 대해서는 "현 총학생회장이 A씨와 B씨에 대해 선배로서 한마디 해달라고 해 가게 된 것"이라며 "원래는 학교에 갈 것도 아니었고, 대학생위원장 위촉과 관련해 A씨를 대학 인근 식당에서 만나려고 갔던 것이었다"고 말했다.
강씨는 제주대학교 출신으로 대학 선배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자유한국당 제주도당은 지난 21일 청년위원회 출범식을 갖고 청년당원 연수와 임명장 등을 수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