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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급증하는 가계대출을 완화하기 위해 신 총부채상환비율(DTI)과 총부채원리금상환상환비율(DSR)을 도입하기로 했다.
제2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을 장기 고정·분할상환 대출로 전환할 수 있는 정책모기지 상품을 출시하고, 부동산임대업자에 대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대출 요건을 강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24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최종구 금융위원장, 최흥식 금융감독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같은 내용의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차주의 보다 정확한 상환능력 심사를 위해 산정방식을 개선한 신DTI를 내년 1월 도입하기로 했다. 기존 DTI 적용지역에서 우선 실시한 뒤 진행상황에 따라 확대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신DTI는 차주가 보유한 부채를 최대한 포괄적으로 반영하기 위해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2건 이상 보유했을 경우 주담대 원리금 상환액 전액을 반영한다.
기존 주담대 이자에 신규 주담대 원리금을 반영하는 현행 DTI와 비교하면 신DTI에서는 상환액이 늘어나기 때문에 다주택자의 대출을 억제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예를 들어 기존에 2억원의 주담대를 받은 차주가 새로 2억원의 주담대를 보유할 경우 지금은 신규 주담대 2억원의 원리금과 기존 주담대 2억원의 이자가 DTI에 반영된다.
그런데 신DTI가 도입되면 주담대 2건의 원리금이 모두 반영된다. 이럴 경우 연간 소득 대비 갚아야 할 원리금의 비율을 정하고 그 이상 대출을 받을 수 없게 하는 것이 DTI인 만큼 대출이 억제된다.
이와 관련해 정부 관계자는 "신DTI를 보면 지난 8·2부동산대책보다 조금 더 강화된 측면이 있다"며 "투기적 수요는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다만 내년 1월 신규대출부터 신DTI를 적용하고 일시적인 주담대 2개 보유에 대해서는 즉시처분하면 기존 주담대의 이자상환액만 반영하는 등의 서민과 실수요자 보호대책도 함께 내놨다.
정부는 이같은 내용을 토대로 다음달 중 신DTI 운영에 관한 종합적인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는 신DTI에 이어 내년 하반기에는 DSR을 시행하기로 했다. DSR은 연간 소득 중 모든 대출 원리금 상환액이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낸다.
주담대 뿐 아니라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등 모든 금융권 대출을 포함하기 때문에 신DTI보다 강한 규제로 알려졌다.
정부는 DSR의 관건이라 할 수 있는 적용비율은 금융회사가 차주그룹의 상환능력을 자체적으로 평가해 설정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이와 함께 가계부채 증가의 취약부문을 집중관리하는 차원에서 제2금융권 주담대를 장기 고정·분할상환 대출로 전환할 수 있는 정책모기지 상품을 출시하기로 했다.
초기 상환액은 낮고 만기로 갈수록 상환액이 증가하는 상품을 출시하되 규모는 5000억원 이상으로 하고 수요에 따라 확대 추진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내년 1월부터 수도권과 광역시, 세종에서는 6억원에서 5억원으로 낮추고, 기타지역에서는 3억원을 유지하는 등 도시주택보증공사의 중도금 대출 보증한도를 하향조정하고, 보증비율도 90%에서 80%로 축소하기로 했다.
부동산임대업자에 대한 대출 규제도 강화된다. 정부는 이를 위해 내년 3월부터 부동산임대업자 대출에 대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도입하기로 했다.
은행권부터 도입되는 가이드라인에서는 차주의 상환능력 심사 때 연간 이자비용 대비 임대소득 비율인 임대업 이자상환비율(RTI)이 참고지표로 운영되며 향후 규제비율로 도입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이렇게 되면 지난해 현재 521조원에 이르는 자영업자 대출금액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부동산임대업자 중 임대소득에 비해 이자비용이 큰 업자들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같은 대책의 효과를 보기 위해 서민 소득 지원과 자산 형성 지원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의 활성화를 위해 내년 1월부터 비과세한도를 확대하고 중도인출 때에도 세금 혜택을 유지하기로 했다.
현행 200만원까지인 비과세혜택을 300만원으로 늘리고, 3∼5년인 의무가입기간 내에 인출 또는 해지를 할 때 과세를 하던 것에 대해 세금 혜택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내용이다.
주담대 상환부담으로 생계가 곤란한 한계차주에 대해서는 주택의 소유권을 넘기고 임대로 생활이 가능하도록 하는 주택파이낸싱프로그램을 시행해 주거안정을 꾀하고 주거비 부담을 줄여준다는 방침이다.
공적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해 임대주택의 공급구조를 개선하는 대책에도 착수한다. 정부는 내년부터 5년 동안 매년 13만호씩 모두 65만호의 공적임대주택을 공급하는 계획이다.
정부는 이밖에 연대보증 폐지와 고용·산재보험의 적용대상 확대, 신혼부부와 청년 대상 임대주택 공급, 비급여의료비 경감 등 가계소득을 늘리고 상환능력을 높이기 위한 구조적 대응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