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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영 KBS 사장, 국정원 돈 받았다면 3개 법 위반… 참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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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대영 KBS 사장, 국정원 돈 받았다면 3개 법 위반… 참담"

    KBS 새노조, "기사 대가로 돈 받은 적 없다"는 회사 해명 반박

    고대영 KBS 사장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국정원 개혁위원회는 KBS 담당 IO(국정원 정보관)가 2009년 5월 7일자 조선일보의 '국정원 수사개입 의혹' 기사를 보도하지 말아달라고 협조 요청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23일 오후 밝혔다.

    개혁위는 KBS 담당 IO가 당시 보도국장에게 보도를 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하면서 현금 200만 원을 집행한 것에 대한 예산신청서, 자금결산서와 관련 진술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CBS노컷뉴스 17. 10. 23. 언론노조 "검은돈 받고 보도 무마…고대영 사퇴하라")

    그 시기 KBS 보도국장이었던 인물이 고대영 KBS 현 사장이라는 점이 밝혀지면서, KBS 내부에서는 "전례 없는 저널리즘 파괴 행위"라며 고 사장의 해임 사유가 추가됐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또, 돈 수수 의혹이 사실이라면 고 사장은 형법상 수뢰 후 부정처사죄 등 3개 법을 위반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성재호, 이하 새노조)는 24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KBS 연구동 새노조 사무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성 본부장은 "10년 이상 KBS를 담당해 온 베테랑 국정원 요원은 현직 KBS 사장을 대상으로 돈을 줬다고 하는 발언이 어떤 파장이 있을지 뻔히 알 것"이라며 국정원 개혁위가 사실과 맞지 않는 발표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 본부장은 "그런데 고 사장은 무조건 그런 사실이 없다고만 한다"며 "떳떳하다면 기자들 모셔놓고 얘기를 해 보라. 국정원 IO까지 함께 만나 진실을 주고 받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한 성 본부장은 국정원 개혁위 발표 이후, KBS가 "고대영 당시 보도국장은 '국정원 관계자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이 없으며, 더군다나 기사를 대가로 돈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는 입장을 낸 것을 지적했다.

    성 본부장은 "(고 사장은 어제) 회사 명의의 자료를 내고 부인했다. 고 사장 개인 비리와 관련한 발표자가 KBS였다. 고 사장이 국민이 주인인 공영방송 KBS를 다신의 비리를 감싸는 데 또 끌어들인 것"이라고 꼬집었다.

    24일 오전 10시,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가 서울 여의도 KBS 연구동 내 사무실에서 '고대영 사장의 국정원 돈 수수 의혹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김수정 기자)

     

    새노조 김준범 대외협력국장은 "당시 KBS 보도정보시스템에 나와 있는 취재상황에 따르더라도 이 건에 대해서는 국정원과 검찰이 부인함에 따라 기사 자체가 작성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에 따라 보도국장이 기사 삭제나 누락을 지시하거나 관여할 상황이 아니라는 점이 분명하다"는 KBS 해명을 반박했다.

    김 국장은 "국정원 정보관이 언제 어디서 고 사장을 만나 어떤 방법으로 돈을 전달했는지, 실제로 돈을 전달하긴 했는지가 핵심인데 그것까지는 확인 못했다"면서도 "국정원 개혁위 발표 내용 신빙성이 얼마나 있는지 회사 해명이 얼마나 논리적으로 근거가 없는지 확인 작업을 거쳤다"고 말했다.

    우선 김 국장은 "(해당 내용이) 실제로 불보도됐다. 동일 사안을 두고 MBC는 보도(2009년 5월 7일 '뉴스데스크' 4번째 꼭지)하고 KBS는 안 했다"고 밝혔다. 당시 KBS 심의실은 관련 단신조차 없었던 KBS와, 주요하게 보도한 MBC 보도를 비교하며 MBC 보도가 더 다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당시 사회부 법조팀은 국정원 관련 보고를 하나 했고, 정치외교부는 이 사안에 대해 당시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가 한 발언을 가지고 기사를 썼으나 승인이 나지 않고 그대로 남아있다. 기사를 썼는데 싸인이 안 난 경우는 흔치 않고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이지 않겠나"라며 "보도할지 말지 결정할 것조차 없었다는 해명은 기본적으로 사실관계가 다르다는 걸 확인했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고 사장이 평소 이런 권력·정보기관과 얼마나 많은 접촉을 했는지는 위키리스크에도 자세히 나와 있다. 2007년 대선 앞두고 미국 대사관 정보관을 만났던 그는 정부 공식기록문서에 '빈번한 연락책'이라고 남아있을 정도"라고 부연했다.

    민주노총 법률원의 신인수 변호사는 "국정원 보도자료를 보면서 예산신청서, 자금결산서, 담당 IO의 진술이라는 세 단어가 눈에 들어왔다. 사실이라면 이걸 단순 1회성으로 볼 수 없다. 개혁위는 확보한 예산신청서, 자금결산서, 담당 IO 진술이 뭔지 구체적으로 밝히는 게 필요하고, 1회성이 아니라면 어떻게 이게 예산 집행과 승인이 될 수 있는지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변호사는 고 사장의 대가성 돈 수수 의혹이 사실이라면 △형법상 수뢰 후 부정처사죄(공소시효 10년) △국정원법상 직권남용죄(공소시효 7년) △방송법 위반(공소시효 5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만약 고 사장이 보도국장 시절 국정원으로부터 부정한 돈 200만 원을 받고 압력을 행사해 보도를 못하게 했다면 아직 공소시효가 남아 처벌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시효가 얼마 안 남았기에 검찰은 즉각 수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형법 제131조(수뢰후부정처사, 사후수뢰)를 보면 공무원 또는 중재인이 직무상 부정한 행위를 한 후 뇌물 수수, 요구 또는 약속했을 경우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고 나와 있다. KBS 임원이 대가성 금품을 받을 경우 공무원으로 의제돼 뇌물죄로 처벌받는다는 게 대법원 판례라는 것이 새노조 설명이다.

    KBS이사회 소수이사(구 야권이사, 현 여권이사)들은 내일(25일) 정기이사회에서 고대영 사장의 국정원 돈 수수 의혹을 정식 안건으로 올리고자 했으나, 다수이사들과 합의를 이루지 못해 안건으로 상정되진 못했다. 다만, 현안 질의를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따지는 작업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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