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주장 모태범. (사진=자료사진)
모태범(29·대한항공)은 '빙속 여제' 이상화(29·스포츠토토)와 함께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최고의 스타였다. 남자 500m에서 깜짝 금메달을 따냈고 1000m에서는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전설 이규혁의 뒤를 이을 최고의 재능이 탄생한 순간이다.
그러나 4년 뒤 열린 2014 소치올림픽에서는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자신감은 가득했지만 생각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았다. 500m는 아쉽게 메달권 밖인 4위, 1000m는 12위로 대회를 마쳤다.
올림픽 이후 슬럼프도 겪었다. 하지만 모태범은 포기하지 않았다. 다시 한 번 올림픽 무대를 밟기 위해 노력했고 부진을 씻어낼 기회를 잡았다.
모태범은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제52회 전국 남녀 종목별 스피드스케이팅 선수권대회 겸 2017-201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파견대표 선발전을 거쳐 평창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ISU 월드컵 1~4차 대회에 출전할 대표팀에 승선했다. 이변이 없다면 평창올림픽 출전은 무난할 전망이다.
월드컵 준비에 한창인 모태범은 24일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어느덧 고참 선수가 됐다. 이번이 마지막 올림픽이라 생각한다"며 "몸 관리를 제대로 못해 좋지 않았던 기간이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지난해보다 좋다. 후배들을 따라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모태범은 대표팀 주장까지 맡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후배들이 리더십이 있다고 얘기했다. 감독님 역시 제가 맡는 게 좋다 해서 3년 전부터 주장을 하고 있다"며 "후배들을 잡는 스타일은 아니다. 분위기를 재미있게 만들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안방에서 열리는 올림픽을 준비하는 모태범은 "절박하다. 후배들에게도 지고 싶지 않다"고 강한 승부욕을 드러냈다.
모태범은 이어 "소치에서 4위로 메달을 놓쳐 아쉬웠다. 주변에서도 그런 말씀 많이 하신다"면서도 "지금 생각해도 아쉽지만 벌써 4년이 지났다. 이제 과거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