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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 명목상 회사를 차려두고 외환은행 등 국내에 투자해 수조원대 이익을 올린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에 대한 1700억원대 법인세 부과는 부당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투자자 모집과 외환은행 등에 대한 투자 결정, 자산 매각을 통한 투자금 회수 등의 주요 결정이 미국 본사에 이뤄졌고, 국내 사업장은 부수적 역할만 했다는 이유에서다.
24일 대법원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론스타유에스 등이 서울 역삼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법인세 부과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원고들이 국내에 고정사업장을 가지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원심은 외국법인의 고정사업장 인정요건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론스타유에스 등은 국내 기업인 외환은행과 극동건설 등에 투자하기 위해 버뮤다, 룩셈부르크, 벨기에 등에 회사를 설립했다.
이후 이들 회사를 통해 2003년~2005년 외환은행 주식 약 4억 1675만 주(2조1548억원), 2003년~2004년 극동건설 주식 2626만 주(96억원), 2002년~2005년 스타리스 주식 754만 주(589억원) 등을 샀다.
2007년 외환은행 배당금 4167억원을 받았지만, 당시 외환은행은 대한민국과 벨기에 간 조세조약에 따라 배당금 중 15%만 원천징수로 납부했다.
론스타 측은 2007년 6월 외환은행 주식 일부, 그해 8월 극동건설과 스타리스 주식 전부를 2조 1472억원에 매각했는데 한-벨 조세조약이 적용된다고 봐 별도의 세금을 내지 않았다.
외환은행 주식 매각과 관련해서만 기관투자자 등 매수자가 원천징수 형태로 매각대금 중 11%만 납부했다.
세무당국은 2008년 세무조사결과에 따라 해외법인들이 조세회피목적을 위해 설립된 도관회사에 불과하다고 봐 주식 배당소득과 양도소득에 대한 340억여원을 부과했다.
국내에 고정 사업장이 있는 것도 과세의 근거가 됐다.
그러나 대법원이 2012년 외국 합자회사는 법인세법상 외국법인에 해당해 소득세가 아니라 법인세가 부과돼야 한다는 판결을 내리면서 세무당국은 소득세 부과처분을 취소하고 법인세 1733억원을 부과했다.
이에 론스타 측은 이번 소송을 냈는데, '외국법인이 국내에 고정된 장소를 가지고 있는 경우 국내 사업장이 있는 것으로 한다'는 법인세법 조항에도 불구하고 '사업수행상 예비적이며보조적 성격을 가진 사업활동을 위해 사용되는 장소는 국내사업장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예외규정에 따라 법원은 결국 국내에 고정사업장이 없다고 봤다.
이번 판결에 앞서 론스타와 국세청은 다른 소송 건으로 각각 1승1패를 기록했다. 2001년 스타타워 빌딩을 1000억원에 사들였다 3년 뒤 싱가포르 법인에 팔면서 론스타가 챙긴 2500억원대 차익에 대한 세금 관련 소송이다.
세무 당국이 이 차익에 1017억원의 양도소득세를 부과하자 론스타는 부과취소 소송을 냈다. 2012년 대법원은 "법인인 론스타의 양도소득에 법인세가 아닌 소득세를 부과한 것은 위법하다"며 론스타의 승소를 확정했다.
국세청은 이 직후 1040억원대 법인세를 다시 부과했고 론스타도 재차 소송전을 개시했다. 대법원은 지난해 12월 "가산세 392억여원을 제외한 법인세 640억여원의 부과는 정당하다"며 사실상 국세청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