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시즌 메이저리그 정규리그에서 104승(58패)을 기록한 내셔널리그 챔피언 LA 다저스와 101승(61패)을 올린 아메리칸리그의 대표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25일(한국시간) 미국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월드시리즈의 화려한 막을 올린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정규리그에서 나란히 100승 이상을 기록한 두 팀이 월드시리즈에서 만난 것은 1970년 이후 47년만에 처음이다.
첫 경기부터 불꽃이 튄다. 휴스턴과 다저스는 나란히 좌완 에이스를 1차전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휴스턴의 댈러스 카이클 그리고 다저스의 클레이튼 커쇼. 두 선수 모두 사이영상 수상 경력을 자랑하는 메이저리그 대표 좌완투수다.
카이클과 커쇼가 타자를 요리하는 방식은 사뭇 다르다.
올해 23경기에서 14승5패 평균자책점 2.90을 기록한 카이클은 공이 빠른 투수가 아니다. 낮은 코스를 능수능란하게 공략하는 제구력을 바탕으로 땅볼을 많이 이끌어내는 유형의 투수다. 플라이아웃 대비 땅볼아웃의 비율이 3.13으로 올시즌 70이닝 이상을 던진 투수 중 전체 1위다. 선발투수 중에서는 단연 압도적인 비율이다.
땅볼 유도가 많다는 것은 장타를 얻어맞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카이클은 '뜬금포'에 무너지는 경우가 적다. 올해 포스트시즌에서도 총 17⅓이닝을 소화하면서 단 1개의 홈런도 얻어맞지 않았다.
다저스 타자들은 포스트시즌 들어 끈질긴 승부와 응집력을 바탕으로 상대 마운드를 무너뜨렸다. 특히 저스틴 터너와 야시엘 푸이그의 상승세가 돋보인다. 카이클은 올해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0.145)이 우타자 상대 기록(0.236)보다 압도적으로 좋을만큼 왼손타자에게 강하다. 다저스의 우타 군단의 어깨가 무겁다.
반면, 커쇼는 구위로 타자를 압도할 수 있는 투수다. 올해 27경기에서 18승4패 평균자책점 2.31을 올렸고 175이닝을 소화해 202개의 탈삼진을 솎아냈다.
지난해까지는 포스트시즌에 약한 징크스가 있었다. 총 18경기(선발 14회)에서 4승7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4.55에 그쳤다. 올해 가을 무대에서는 3경기 2승 평균자책점 3.63을 올리며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진출을 견인했다.
커쇼는 휴스턴 타자들의 파워를 경계해야 한다. 커쇼는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총 17⅓이닝동안 홈런 6개를 맞았다. 7실점 모두 피홈런에서 비롯됐다.
커쇼는 2008년 데뷔 후 지난해까지 정규리그 9이닝당 피홈런 허용 비율이 0.5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1.2로 2배 이상 치솟았다. 휴스턴은 올시즌 홈런 238개를 때려 뉴욕 양키스(241개)에 이어 이 부문 리그 2위를 차지한 팀이다.
가장 경계해야 할 타자는 역시 호세 알투베와 카를로스 코레아다. 커쇼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둘은 정말 특출난 타자들"이라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특히 아메리칸리그 정규리그 MVP 후보 중 한명인 알투베는 올해 가을 11경기에서 타율 0.400, 5홈런, 8타점, 10득점, OPS(출루율+장타율) 1.275를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