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가 그리워하던 감독들이 오랜만에 자신의 연출작으로 관객들을 찾는다.
정지우 감독은 오랜만에 배우 최민식, 박신혜와 함께 법정스릴러 '침묵'으로 돌아왔다.
2015년 개봉해 호평받은 '4등'이 비상업영화였던 것을 생각하면 상업영화로는 '은교'(2012) 이후로 5년 만이다. 이번에 정지우 감독은 영화 '해피엔딩'에서 만났던 배우 최민식, 그리고 한류스타 박신혜와 함께 호흡을 맞췄다.
다작 감독은 아니지만 그는 인간과 인간의 관계 그리고 본능을 깊이 있게 탐색하는 작품들로 그 연출력을 인정받아왔다. '침묵'에서는 한 유명 가수의 살해 사건을 통해 용의자로 지목된 딸과 가수의 약혼자이자 딸의 아버지인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치열한 법정 공방 속에서 펼쳐지는 인물 간의 갈등과 대립이 볼거리다.
방은진 감독 역시 '집으로 가는 길' 이후 4년 만에 연출작을 내놨다. 그가 직접 메가폰을 잡은 영화 '메소드'는 노련한 연극배우와 처음 연기에 발을 들인 아이돌가수가 연극 속에서 사랑을 나누다 현실과 뒤섞이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주인공 간의 탁월한 심리 묘사와 장르를 잊게 하는 연극 장면이 압권이다. 자유자재로 영화 분위기를 움직이는 방은진 감독의 연출력을 느낄 수 있다. 배우 박성웅과 신예 오승훈이 연극에 몰입하기 시작하며 흐르는 사랑의 감정을 섬세한 방식으로 표현해낸다.
독립 다큐멘터리의 신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의 진모영 감독은 이번에도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를 택했다. 영화 '올드마린보이'는 진모영 감독이 이 시대의 아버지에게 바치는 영화다.
극한 직업 '머구리', 매일 바다 속으로 몸을 던지는 한 남성의 삶을 통해 가족 간에 느끼는 진정한 사랑과 보살핌은 무엇인지 돌아보게 만든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처럼 인간 존재를 따뜻하게 바라보는 진 감독 특유의 시선이 이번 영화에도 가득하다.
반가운 감독들의 세 영화는 가을이 무르익은 오는 11월 2일에 함께 개봉해 극장가에서 경쟁을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