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KIA와 한국시리즈 1차전 선발 투수로 나서는 두산 외국인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자료사진=황진환 기자)
올해 프로야구 최강팀을 가리는 KIA-두산의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한국시리즈(KS). 8년 만에 정규리그 정상에 오르며 통합 우승에 도전하는 KIA와 3년 연속 KS 제패를 노리는 두산의 대결이다.
25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1차전은 초반 기선 제압의 중요한 일전이다. 역대 35번의 KS에서 1차전 승리팀은 25번이나 우승을 차지했다. 그런 만큼 두 팀도 1차전 선발로 가장 강한 투수를 예고했다.
김기태 KIA 감독은 24일 KS 미디어데이에서 1차전 선발 투수로 외인 우완 헥터 노에시를 등판시킨다고 밝혔다. 헥터는 올해 다승왕(20승5패)과 승률왕(8할)을 차지했다. 이와 함께 최다 이닝(201⅔이닝), 최다 퀄리트스타트(23회)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ERA)도 6위(3.48)로 리그 최고의 견고함을 자랑하는 선발이다.
이에 맞서는 김태형 두산 감독은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를 예고했다. 니퍼트는 지난해 정규리그 MVP였다. 지난해 22승3패로 다승과 승률왕, ERA 타이틀(2.95)까지 3관왕에 올랐다.
하지만 니퍼트는 올해 주춤했다. 14승8패 ERA 4.06으로 지난해보다는 성적이 떨어졌다. 전반기에는 9승6패 ERA 3.41로 선전했지만 후반기 5승2패 ERA 4.99에 그쳤다. 체력 부담이 적지 않은 모양새였다. NC와 플레이오프(PO) 1차전에서도 5⅓이닝 6실점(5자책)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여기에 니퍼트는 올해 KIA에 약했다. 4경기에 나와 1승3패 ERA 9.00에 머물렀다. 광주 원정에서는 3경기 1승2패 ERA 11.77로 최악이었다. 김태형 감독이 "로테이션도 그렇고, 에이스이기 때문에 당연히 니퍼트"라고 1차전 선발 투수의 배경을 설명했지만 불안함이 남는 대목이다.
25일 두산과 한국시리즈 1차전에 선발 투수로 나서는 KIA 헥터 노에시(왼쪽)와 포수 김민식.(자료사진=KIA)
올해 또 다른 두산 선발 장원준이 KIA에 상대적으로 강했기 때문이다. 장원준은 올 시즌 KIA에 4경기 전승을 거뒀고, ERA도 2.84였다. 광주 원정도 1경기 7이닝 6탈삼진 5피안타 1볼넷 무실점 투구로 승리를 거뒀다.
로테이션상으로도 문제는 없다. 장원준은 지난 18일 NC와 플레이오프 2차전 이후 등판이 없었다. 니퍼트와 같은 5⅓이닝 6실점(5자책)을 기록했으나 팀은 이겼다. 만약 1차전에 등판한다면 일주일 만의 출전으로 휴식은 충분했다.
무엇보다 장원준은 지난달 22일 KIA와 시즌 최종전인 광주 원정에서 좋은 기억이 있다. 헥터와 맞대결에서 7이닝 무실점 쾌투로 승리를 거뒀다. 헥터는 6이닝 5실점으로 무너졌다. 장원준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두산의 선택은 니퍼트였다. 물론 올해 다소 부진하지만 니퍼트는 최근 두산의 KS 2연패를 이끈 주역이다. 지난해까지 PS 34⅓이닝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가을야구 본능이 있는 만큼 두산은 니퍼트에 다시금 신뢰를 보냈다. 그러나 니퍼트가 올해 부진을 딛고 가을야구에서 진가를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KIA는 같은 20승 투수지만 양현종 대신 상대적으로 두산에 강한 헥터를 1차전에 세운다. 헥터는 올해 두산을 상대로 5경기 3승1패 ERA 4.06를 기록했다. 양현종은 올해 두산에 2경기 1승1패 ERA 6.17이었다. 지난해도 3경기 1승2패 ERA 6.50으로 좋지 못했다.
이에 비해 두산은 니퍼트의 관록을 믿은 셈이다. KIA에 강한 장원준 대신 니퍼트를 먼저 선발 카드로 쓴 두산. 과연 김태형 감독의 믿음에 니퍼트가 부응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