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해마다 60조원 규모의 재산이 상속되거나 증여되고 있지만 각종 공제 혜택 때문에 상당수는 상속세와 증여세를 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인 박광온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세청의 '과세유형별 현황' 등을 분석한 결과 지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273만 6천 796명이 251조 5천 674억원을 상속받고, 210만 5천 600명이 281조 8천 756억원을 증여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9년간 총 533조 4천 430억원이 상속·증여돼 연평균 59조 2천 714억원이 상속되거나 증여된 셈이다.
상속받은 273만 6천 796명 가운데 상속세를 낸 사람은 전체 피상속인의 1.9%인 5만 2천607명이었다. 증여는 210만 5천 600명 중 절반에 못 미친 94만 9천483명(45.1%)이 증여세를 냈다.
그러나 각종 공제 혜택 때문에 실제로 세금을 내는 경우가 드물다.
현행법에선 상속세에 대해 2억원을 기본적으로 공제해주고 배우자가 상속인일 경우 최소 5억원 이상의 배우자공제도 적용한다. 이외에도 자녀 수, 60세 이상 동거자 수 등에 따라서도 공제 혜택이 추가로 붙는다.
증여세 역시 배우자에게서 증여받으면 6억원까지 공제해주고 10년 합산 5천만원(미성년자 2천만원) 이하를 증여받은 자녀는 증여세를 면제받는 등 각종 혜택이 적용된다.
이로 인해 지난 9년 동안 상속은 98.1%(268만 4천189명), 증여는 54.9%(115만 6천117명)가 세금을 면제 받았다.
◇ 상속·증여재산은 부동산이 가장 많아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한편 상속세를 낸 5만 2천607명의 상속재산은 부동산이 65.9%(54조 7천314억원)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금융자산이 17.2%(14조 2천691억원), 유가증권 11.3%(9조 3천812억원), 기타자산 5.6%(4조 6천626억원) 가 차지했다.
증여도 부동산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증여세를 낸 94만 9천483명의 증여재산은 부동산이 48.8%(63조 8천916억원), 금융자산 23%(30조 1천379억원), 유가증권이 21.7%(28조 3천945억원), 기타자산 6.5%(8조 4천785억원) 순이었다.
상속세와 증여세를 낸 상위 10%의 실효세율은 명목세율(최고 50%)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상속받은 재산이 많은 상위 10%(5천 262명)는 전체 상속액의 18.3% 규모인 46조 454억원이었고, 상속세로 10조 4천813억원을 납부해 실효세율은 22.8%였다.
증여의 경우 상위 10%(9만 4천947명)가 전체 증여재산의 48.6%(137조 524억원)을 차지했고, 22조 8천114억원을 납부해 실효세율은 16.6%였다.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 1인당 평균 상속재산은 1억 2천 800만원으로 최근 9년간 가장 많았다. 5천 60만원으로 가장 적었던 2008년 대비 250%(7천 740만원)이상 증가했다. 인원은 9만 9천 124명 줄어든 반면 상속재산은 16조 9천 723억원 늘었다.
1인당 평균 증여재산은 2014년이 1억6천39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가장 적었던 2009년 1억630만원과 비교하면 5천760만원 증가한 금액이다. 지난해는 1억4천50만원으로 나타났다.
박광온 의원은 "가족에게 재산을 물려주는 것은 사회적으로 이해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공제혜택을 주는 것은 합리적"이지만 "100억 가까운 상위 10%의 고액 상속재산과 미성년자 증여에 대해서는 공제제도의 전반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