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의 친구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어금니 아빠' 이영학이 13일 오전 서울 도봉구 서울 북부지방검찰청에 송치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딸의 중학생 친구를 살해한 '이영학 사건'에 대한 경찰의 초동대처가 부실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사건을 수사한 중랑경찰서의 '이영학 사건' 초동대처 부실 의혹에 대한 감찰 조사를 벌인 결과 현장 경찰관들이 실종사건 대응 지침을 위반했고, 경찰서장 등 관리 책임자가 지휘·감독을 소홀히 한 점이 드러났다고 2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살해된 A(14) 양의 실종신고를 접수받은 망우지구대 경찰관은 실종아동 및 가출인 업무처리 규칙에 따라 신고자를 상대로 실종아동의 행적에 대해 조사해야 하나 이를 묻지 않았다.
또 A양의 행적을 알고 있는 이영학의 딸과 통화 할 때, 실종자의 인상착의와 이름을 확인했으나 이를 귀담아 듣지 않아 수사의 핵심단서를 놓쳐 초기에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종사건이 강력범죄와 연관성이 의심되는 경우 여성청소년과 과장은 경찰서장에 즉시 보고해야 하지만, 신고 당일긴급 상황임을 알리는 '코드1'을 발령한 사실을 인지하고도 여성청소년과 과장은 나흘이나 지나 경찰서장에게 보고해 부실하게 대처했다.
또 사건을 담당한 여성청소년 수사팀장과 수사관들은 실종아동이 범죄나 사고와 관련된 것으로 의심될 경우 현장에 출동해야 했으나 하지 않은 사실도 확인됐다.
이밖에 당일 근무를 섰던 상황관리관 역시 실종아동 신고를 받고도 수색장소를 배정하는 등의 구체적인 임무 부여에 소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건의 총괄 책임자인 중랑경찰서장은 현장 경찰관들이 실종사건 대응 지침을 위반하고, 중요사건을 늑장 보고한 점에 대한 관리·감독이 부실했던 점이 인정됐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여성청소년 수사팀장 등 6명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며, 중랑경찰서장과 여성청소년과장 등 간부 3명에 대해서는 경찰청에 징계 조치를 건의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