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국민의당이 당내 격론을 벌인 끝에 바른정당과 통합보다는 정책연대를 우선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이로써 중도통합론은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은 25일 국회에서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를 열고 무려 3시간에 걸쳐 통합 및 연대와 관련한 난상토론을 벌였다.
회의 결과 당 대 당 통합에 대해서는 당장 논의할 문제가 아니고, 정책연대부터 시작하는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안 대표는 모두발언에서도 "우리의 가치와 정체성이 공유되는 수준에서 연대의 가능성을 살펴보고 연대의 수준을 결정하겠다"고 말해 자세를 낮췄다.
안 대표는 비공개 회의에서도 "통합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밝힌 발언은 없다"는 점을 설명하며, "일부 사실과 전망이 섞이면서 오해가 생긴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해명에 나섰다.
이미 전날 대표가 일부 호남 중진들과의 만남에서 "통합 대신에 연대"라는 사전 협의를 거친 상황이었음에도, 안 대표를 향해 불만의 목소리도 나왔다.
박지원 전 대표와 천정배, 정동영 의원 등이 안 대표가 당내 공론화 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않은 점을 강도높게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시도당, 지역위원장 일괄 사퇴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했다.
특히 박 전 대표는 비공개 회의에서 "지역위원장 일괄 사퇴를 요구한다면, 왜 혼란을 야기한 지도부는 책임을 안지는 것이냐"며 안 대표를 겨냥해 책임론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현실적으로 바른정당은 11월내로 깨지게 돼 있다. 노적에 불질러놓고 싸래기 몇개 주워서 통합이라고 할 수 없다"면서 "우리가 싫다고 나가버리면 도로 30석도 못되고, 도로 30석 될 수도 있다. 이런거 하지 말자는 것"이라며 탈당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불만을 표했다.
그러면서 "국감 끝나고, 통합도 좋고 연대도 좋고 선거연합도 좋으니 뭐든지 강한 토론을 하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도당 및 지역위원장 사퇴 문제도 깔끔하게 마무리되지 못했다. 일부 호남 중진 의원들이 끝내 반대하면서 추후 조강특위를 통해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안 전 대표 측은 이번 논의 과정에서 정책연대, 선거연대에 대한 합의가 포괄적으로 이뤄진 것에 의미를 찾고 있다.
안 전 대표 측 관계자는 "통합 논의가 진행이 되고, 활발한 토론이 진행되면서 중도세력 규합의 필요성과 바른정당과의 연대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