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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한 해 보낸 배우 이봄 "액션, 운동선수 연기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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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쁜 한 해 보낸 배우 이봄 "액션, 운동선수 연기하고파"

    [노컷 인터뷰] '란제리 소녀시대' 박귀자 역 배우 이봄 ②

    배우 이봄 (사진=MBG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봄은 올해 잊지 못할 '처음'을 연이어 경험했다. KBS2 월화드라마 '란제리 소녀시대'에서 질투심 많고 사랑받기를 바라는 모범생 반장 박귀자 역을 맡아 드라마 첫 고정출연을 한 데 이어, 영화 '죄 많은 소녀'가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뉴 커런츠 부문에 초청돼 부산도 다녀왔다.

    아직 개봉하지 않았지만, 유난히 작품도 많이 찍었다. 올해에만 단편영화 6~7편을 촬영했다. 쉬지 않고 연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왕성하게 활동했다. 실력을 키워서 '믿고 보는 배우'가 되는 게 목표다.

    21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CBS 사옥에서 배우 이봄을 만났다. 그는 영화인들이 말하는 '꿈의 무대'에 초청받아 감격스러웠던 감정을 숨김 없이 전했다. 혹시나 잊어버릴까봐 이루고 싶은 바를 꼬박꼬박 메모해 둔다는 꼼꼼하고 에너지 넘치는 이봄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노컷 인터뷰 ① '란제리 소녀시대' 혜주 괴롭히던 '밉상 반장', 이봄을 만나다)

    일문일답 이어서.

    ▶ '죄 많은 소녀'가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뉴 커런츠 부문에 초청돼 상을 받았다. 작품 소개와 맡은 역할 부탁한다.

    한 여학생이 실종이 돼요. 그 친구와 함께 전날 함께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친구가 추궁을 받으면서 일어나는 일이다. 위치와 상황에 따라 각각 사람들이 책임을 계속 떠넘기고 죄책감으로부터 벗어나려고 한다. 한 사람은 떠났고, 그 이후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다. 저는 (사라진 여학생과) 같은 반인 학생 다솜 역이다. 저 나름대로 뭔가 정의를 위해 어떤 행동을 했는데 나중에는 후회하고 죄책감으로 돌아오면서 저만의 방법으로 거기서 벗어나려고 한다.

    저희 영화가 이번에 (부국제에서 공개되고 나서) '파수꾼'이나 '한공주'랑 비슷하다는 얘기를 듣는데, 제가 생각하는 저희 영화는 (그 영화들과) 완전히 다르다. 톤도 다르고. 보시는 분들에 따라 다른 것 같다. 영화는 개봉 후 관객들에게 선보이면 그분들이 완성시켜 주시는 것이니까. (관객들로부터) 뭔가 채워지는 느낌이 든다.

    ▶ 부산국제영화제에 처음으로 다녀온 경험도 궁금하다. GV(관객과의 대화)도 했다던데.

    연기를 하는 사람으로서 전부터 부국제에 가고 싶었다. 보통 학기 중이어서 못 가거나, 촬영 중이라 못 갔었다. 완전히 처음 가는 거라서 어떻게 진행되는지도 모르는 상태로 갔다. 가니까 정신이 없더라. 저희 영화를 가지고 간 거라서 영화 볼 시간도 잘 없었다. 저녁마다 파티도 많고. (웃음) 겨우 짬 내서 졸음을 이겨내며 몇 개를 봤다. 개막식 끝나고 바로 어떤 매체와 인터뷰했는데 그때 생생한 소감은 "또 와야겠다!"였다. 내년에도 제 작품을 가지고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열심히 해야겠다는 자극, 좋은 작품을 하고 싶다는 자극을 받았다. 저희 영화 봐 주신 분들이 좋은 평을 해 주셔서 감사했다.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뉴 커런츠 부문에 초청된 영화 '죄 많은 소녀'로 처음으로 레드카펫을 밟은 배우 이봄 (사진=MBG엔터테인먼트 제공)

     

    ▶ GV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질문하신 것 중에 기억에 남는 건 두 가지였다. 마지막 GV 때 어떻게 캐스팅이 됐는지 오디션 봤을 때를 여쭤보셨다. 1년도 더 된 일이라 잊고 있었는데, 당시 저는 몸이 안 좋아서 고향에 가서 쉬고 있었다. 그때 '죄 많은 소녀' 시나리오를 보고 '아, 이 작품이 너무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품 쓴 분을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 오디션 끝났는데 부탁을 해서 추가 오디션을 보고 들어가게 됐다. 준비하면서 감독님과 많은 얘기를 했는데 '정말 내 얘기를 들어주시는구나' 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잘 들어주셨다. 현장에서 리허설보다는 대화를 많이 했는데 배역 가리지 않고 모든 배우들에게 시간을 많이 할애했던 과정이 떠오르더라.

    또 어떤 장면이 제일 힘들었느냐는 질문도 받았다. 꼭 대답을 드리고 싶었는데 어떤 장면을 꼽아서 어려웠다고 하기 힘들다. 제가 경험하지 못했던 일을 제 상상과 분위기와 감독님의 조언과 제 분석을 바탕으로 한 건데, 이걸 보셨을 때 자연스럽게 느껴질 수 있을까 굉장히 부담이 됐다. 그래서 찍고 나서도 그 장면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했다. 어떤 장면을 준비하기 위해서 그에 맞는 컨디션을 만들기 위해 굉장히 많은 노력을 했다. 그러면서도 촬영을 할 때는 (현장에) 맡기고 했다. 감독님도 (연기할 때) 의심해 달라고 하셨다. 내가 하는 것에 대해 안심하거나 다 안다고 생각하지 말라고 하셨다.

    처음에는 레드카펫 처음 서 보는 게 좋아서 "또 올래요!" 이런 기분이었는데 GV 진행하고 관객들과 같이 호흡하면서 배우로서 연기하는 그런 자세에 대해 좀 더 배우고 생각이 많아졌다. 오히려 제가 더 배운 현장이었던 것 같다. 받는 것도 많았고.

    ▶ 출연했던 영화 '우리 손자 베스트', '컴, 투게더' 등이 서울독립영화제에 초청되는 등 독립영화계의 주목받는 신예라는 수식어가 있던데 앞으로 또 갖고 싶은 수식어가 있나.

    믿고 보는 배우? (웃음) 수식어에 대해서는 사실 생각해 본 적 없다. 모두가 그러시겠지만 일단 믿음이 가는, '이 사람 나오면 연기는 좋겠다' 하는 그런 것도 있고. 제게 배역을 맡겨 주실 때도 '얘는 할 수 있는 아이다' 하고 믿음이 가는 배우가 되고 싶다. 어떤 역할을 주셔도 해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이제는 있다. 앞으로 더 유명해져서 드라마를 많이 하게 되더라도 독립영화는 끝까지 하고 싶다. 메시지가 뚜렷하고 연기적, 연출적으로 섬세한 작품이 정말 많다. 이런 영화들이 많은 분들께 더 많이 사랑받아서 더 많이 제작됐으면 좋겠고 그런 영화에 계속 참여하고 싶다.

    ▶ 평소에 독립영화를 자주 보나. 독립영화만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많이 본다. 국내뿐 아니라 외국 작품들도. 관객들은 상업영화를 더 접하기 쉽지만 독립영화에서도 좋은 작품이 많다는 것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독립영화 통해서 배우가 창출되기도 하고. 단편영화도 좋은 게 너무 많다. 어떻게 그 짧은 순간에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을까.

    ▶ 지난 인터뷰를 보니 오디션을 100번도 넘게 봤다는 구절이 있더라. 단편영화도 다 오디션을 보는 것인가.

    (단편영화는) 오디션 볼 때도 있고 선택해 주시기도 한다. (오디션은) 저뿐만 아니라 모든 배우들이 많이 보고 있다. 많이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다. 기회가 있다는 것이니까.

    이봄은 드라마 '란제리 소녀시대'에 출연하면서 10년 간 기른 머리를 잘라 기부했다. (사진=MBG엔터테인먼트 제공)

     

    ▶ 어떤 배역을 맡겨도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는데 그렇게 생각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을까.

    저는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드라마하고 부국제 지나고 난 다음에 저도 모르는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런 자신감이 없었다면 중간에 그만두지 않았을까. 저뿐만 아니라 많은 배우들이 '난 된다,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그런 믿음이 있어야 할 수 있기도 하고. (배우라는 게) 너무 불투명한 일이잖아요. 조금 나오는 단역이어도 그동안 안마방에서 일하는 사람, 라운지 바 여자, 엄마 목 졸라서 죽이려는 딸내미 역 등 다양한 걸 할 수 있었다. 많은 캐릭터가 제가 직접 경험하지 않은 것이었지만, 대화와 분석을 통해 결국 해 냈으니까. 할 수 있다는 생각을 안 하면 할 수 없는 것 같다.

    ▶ '다크니스', '즐겁고 평화로운 나날' 등 올해 촬영한 작품이 더 있더라. 무척 바쁘게 보낸 듯하다.

    단편영화를 진짜 많이 했다. 올해 한 6~7편 한 것 같다. 한 달에 한 편 꼴? 쉬지 않고 연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실력 키우는 것도 있고, 현장마다 만나는 캐릭터도 감독님도 다 달라서. 제 입장에서는 어떤 작품이든 반갑다. 사실 단편도 학교에서 하는 거 말고는 올해가 처음이었는데 재밌더라. 올해 초에 제일 처음 한 건 '주인'이라는 영화였는데 저희를 찍고 나중에 애니메이션으로 나오는 거였다. 배역마다 특색이 더 잘 보이게 나왔더라. 단편영화 계속하다 드라마 '란제리 소녀시대' 하게 됐고, 작년에 찍은 '죄 많은 소녀'로 부국제에서 이렇게 인사를 드리게 됐다.

    ▶ 도전해 보고 싶은 장르나 캐릭터가 있다면.

    액션이나 운동선수! (웃음) 영화 '코리아'에서 팀의 막내를 맡아도 재밌을 것 같다. 못 해 본 것도 너무 많다. 사랑에 흠뻑 빠진 20대 소녀도 못해 보고. 부잣집 막내딸도!

    ▶ 이번에 드라마 촬영하면서 자른 머리카락을 기부하고, 장기 기증 캠페인에도 참여했더라. 원래 이런 쪽으로 관심이 많나.

    장기 기증 캠페인은 처음이었지만 사랑의 점심 도시락이나 불우아동돕기 이런 건 쭉 해 왔다. 네이버 해피빈 서비스도 보일 때마다 한다. 어릴 때부터 그런 것에 관심이 많았다. 길 가다 설명 듣고 즉흥적으로 시작한 것도 있다. 한 켤레 사면 아프리카에 후원을 하게 되는 신발 브랜드를 가족들에게 사 주기도 한다. (후원하는 곳을) 꾸준히 늘리는 게 목표다.

    ▶ 평소 시간이 날 때는 무엇을 하는지 궁금하다.

    운동, 레포츠를 한다. 자격증 욕심이 있어서 스쿠버다이빙 자격증을 업그레이드하려고 준비해 놨다가 '란제리 소녀시대' 들어가서 취소했었다. 전시회 보는 것도 좋아한다. 미술, 사진, 건축이나 가리지 않고 본다. 저 나름의 저만의 생각을 느끼는 것이 좋다. 혼자 영화 보는 것도 좋아한다. (예술영화 전용과도 자주 가나?) 씨네큐브랑 아트나인! 완전 사랑하죠! (웃음) 무비 올나잇 많이 간다. 진짜 사랑한다! (웃음)

    ▶ 올 한 해를 어떻게 마무리하고 싶나.

    올 겨울에 또 좋은 작품을 만나는 게 제 목표다. 롱 패딩을 다시 꺼내서 (촬영) 현장에서 다시 입을 수 있기를 바란다.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오면서 생각했다. 2017년 겨울에 영화와 단편영화를 찍어서 내년에 부국제에 오겠다는 내용을 써서 포스트잇을 붙여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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