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시즌 V-리그 개막 후 3연패 위기에서 만난 삼성화재와 우리카드. 하지만 풀 세트 접전 끝에 삼성화재는 반등에 성공했고, 우리카드는 위기 탈출에 실패했다.(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프로배구 V-리그에서 1라운드는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단순히 6라운드까지 치르는 일정의 초반으로 치부할 수 있지만 2005년 V-리그 출범 후 지난 13시즌의 기록을 살펴봐도 1라운드 성적은 시즌 막판까지 큰 변화 없이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2017~2018시즌은 그 어느 때보다 각 팀의 전력이 평준화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만큼 시즌 초반의 성적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올 시즌 평준화된 가운데 삼성화재와 우리카드의 초반 부진은 눈에 띈다. 새 시즌 개막 후 승리가 없는 팀은 삼성화재와 우리카드뿐이었다. 그나마 삼성화재가 KB손해보험과 새 시즌 첫 경기에서 풀 세트 패배를 당해 승점 1점을 얻어 6위로 근소하게 앞섰다.
지난 2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만난 우리카드와 삼성화재. 새 시즌 개막 후 V-리그 남자부에서 승리가 없는 6, 7위의 대결이었다. 어느 팀도 물러설 수 없는,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두 팀이다.
시즌 개막전보다 다소 수척해진 얼굴의 신진식 삼성화재 감독은 “이 상황이 계속된다면 (시즌 내내)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선수들이 자신감을 찾아야 한다. 경기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진 것처럼 경기한다”고 아쉬워했다.
김상우 우리카드 감독 역시 “처음에 부진했다고 이렇게 계속 가서는 안 된다”면서 “(25일 삼성화재, 27일 OK저축은행과 경기하는) 이번 주가 터닝 포인트가 되어야 한다. (유)광우가 마음이 급한 듯 자기답지 않은 실수가 있는데 조금 더 안정적으로 경기해야 한다”고 최근 부진의 이유를 꼽았다.
우리카드와 삼성화재 외국인 선수 파다르(왼쪽)와 타이스는 새 시즌 개막 후 남자부 득점 부문에서 각각 1위와 3위에 올라있다. 하지만 소속팀은 나란히 6위와 7위로 최하위권에 그치고 있다.(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두 감독 모두 서로를 시즌 첫 승의 제물로 꼽았다. 분위기 반전을 위해 승리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승패는 갈렸다.
예상대로 5세트까지 가는 치열한 승부가 펼쳐졌다. 그 결과 신진식 감독의 삼성화재가 시즌 첫 승리와 함께 승점 2점을 가져갔다. 여전히 순위는 6위지만 치열한 선두 경쟁을 하는 대한항공, 현대캐피탈(이상 승점6)과 격차는 1경기로 줄었다. 하지만 개막 후 3연패에 빠진 남자부 최하위 우리카드는 이 경기에서 얻은 승점 1점이 전부다.
경기 후 만난 신진식 감독은 다소 미소를 되찾은 듯했다. 그는 “컵대회 때도 한 번 이겼는데 리그에서 이기니까 더 기분이 좋다”면서 “선수들도 지면 다음 날 아픈 데가 많은데 이기면 아픈 데가 없다. 그래서 경기는 이겨야 한다. 앞으로 경기가 많이 남았다”고 승리를 향한 분명한 의지를 감추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