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50 (사진=대한민국육군 플리커 캡처)
미국에 17조원 규모의 고등훈련기를 공급하는 사업자의 향배가 오는 12월에 결정된다.
미국 공군 노후 훈련기 350대를 교체하는 초대형 사업(APT)으로, 미국의 록히드 마틴과 손잡고 입찰에 참여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수주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A로 도전장을 낸 KAI는 최근 검찰 수사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절대 포기할 수 없다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7일 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서울 ADEX 2017)를 찾아 최첨단 국산전투기들의 성과를 극찬하며 KAI가 꼭 사업을 성사시켜 달라고 격려한바 있다.
방위산업계와 군 안팎에서는 하성용 대표 구속으로 이어진 회사의 도덕성과 이미지 타격, 록히드 마틴은 물론 보잉도 함께 키우려는 미국의 정치적 상황에 따라 같이 입찰에 참여한 경쟁사인 보잉이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다소 우세한 편이다.
하지만 KAI의 판단은 다르다. 최근 미국 현지에서 록히드 마틴의 홍보가 대대적으로 이뤄지고 있고 성능이나 안전성 면에서 T-50A 고등훈련기가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보잉이 우세할 것이라는 것은 뚜렷한 근거가 없는 추측일 뿐 오는 12월 결과가 나와봐야 안다는 것이다.
국내와 달리 미국 현지 분위기도 크게 나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KAI 관계자는 "T-50A가 성능면에서 우위에 있는 것은 확실하고 안전성도 충분히 입증됐다"며 "보잉이 우세하다는 것은 아직 추정과 추측일 뿐 사업을 수주하겠다는 KAI의 목표는 여전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같이 사업을 하고 있는 록히드 마틴 역시 KAI에 대한 검찰 수사나 논란이 미국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다만 가격이나 미국내 정치상황이 어떻게 작용하느냐가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이번에 KAI와 록히드 마틴의 고등훈련기를 채택하고, 이어지는 미 해군 훈련기 도입때는 보잉사로 결정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의 고등훈련기 교체사업(APT)은 1차로 17조원어치 물량이 투입되지만 가상 적기와 해군 훈련기 도입으로 이어지며 총 사업규모가 100조원까지 커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에 미국 시장에 도전장을 낸 T-50A 고등훈련기는 T-50의 성능을 더 보완한 것이다.
T-50은 길이 13m에 폭 9.5m로 최고 속도 마하 1.5까지 낼 수 있는 훈련용 전투기로 2002년부터 실시된 5천여 회의 비행 시험에서 무사고를 기록해 안전성을 입증한 바 있다.
지금까지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등 4개국에 56대가 수출돼 2조 6천억 원이 넘는 실적을 남긴 수출 효자 전투기다. .
검찰 수사와 수리온 헬기 감사 등으로 최대 위기에 몰린 KAI로선 고등훈련기의 미국 수출 성사 여부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