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류석춘 혁신위원장이 26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에서 열린 제38주기 추도식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의 항의를 받으며 쫓겨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 류석춘 혁신위원장이 박정희 전 대통령 38주기 추도식을 찾았다가 친박 지지자에 의해 쫓겨나는 소동이 벌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6일 오전 박정희 전 대통령 38주기 추도식이 국립서울현충원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에서 거행됐다.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과 정홍원 전 국무총리 등 2200여명이 참석한 이날 추도식에는 류 위원장도 모습을 드러냈지만 친박 지지자에 의해 거센 항의를 받았다.
친박 지지자들은 최근 한국당 혁신위가 박 전 대통령과 친박 핵심인 서청원, 최경환 의원에게 탈당을 권유한 것을 두고 격렬히 항의했다.
이들은 "여기가 어디라고 오느냐" "네가 박근혜를 죽였다. 류석춘 나가라"며 류 위원장을 향해 고성과 욕설을 퍼부었고, 류 위원장은 추도식 시작을 앞두고 사복 경찰의 보호를 받으며 쫓겨났다.
일부 친박 지지자들은 류 위원장의 옷을 잡아당기고 태극기로 머리를 때리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류 위원장이 퇴장한 뒤 추도식은 오전 11시부터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박근혜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를 지낸 정홍원 전 총리는 추도사에서 "박근혜 대통령님의 탄핵은 법치의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진 것이기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며 성토했다.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오늘따라 아버지의 공간이 너무 크게 느껴진다"며 "박근혜 대통령 형님의 울타리가 너무 그립다"고 눈물을 훔쳤다.
인사말이 끝나자 일부 추모객들은 박수를 치며 "박근혜 대통령 만세"를 외치기도 했다. 추도식에 참석한 친박지지자들은 행사장 곳곳에서 박 전 대통령을 하루빨리 석방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날 묘역 앞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보낸 조화가 놓여졌다. 해당 조화는 일부 참석자들의 훼손이 우려돼 묘역 인근 한쪽으로 치워졌지만 행사가 시작되면서 다시 묘역 앞에 놓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