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최경환 의원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친박계 핵심이자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로부터 자진 탈당 요구를 받은 최경환 의원은 27일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받아들일 수 없다"며 징계 조치에 항의했다.
최 의원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 차원의 유럽 방문에서 귀국한 뒤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감 도중 군사 작전하듯이 그런 처분을 내리는 것에 동의할 수 없고, 정치 도의상이나 절차적 정당성 이런 부분이 결여됐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징계 추진에 강하게 반발했다. 최 의원은 "지금 그분(박 전 대통령)이 재판 절차의 불공정성 문제를 제기하며 변호인도 없는 상황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 아니냐"며 "우리 당이 공정한 재판에 도움은 되지 못할망정 그 문제(징계)를 제기하는 것이 과연 정치적으로 할 도리이냐"고 성토했다.
박 전 대통령이 추가 기소에 의한 구속기한 연장 조치에 반발, 변호인단을 해임한 뒤 사실상 재판 보이콧에 나선 상황을 거론한 발언이다. 박 전 대통령을 도와야 할 한국당이 오히려 징계를 내리려 한다는 항변이기도 하다.
최 의원은 "공정한 재판 후에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문제는 역사적인 심판에, 국민들의 판단에 맡겨야지 지금 누가 누구를 평가하고 반대하고 하는 것은 저는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판결 등 재판 결과를 보고 징계 여부를 재논의하자는 주장이다.
자신에 대한 징계에 대해서도 "이미 지난 인명진 윤리 비대위원장 시절에 1차 그 문제를 가지고 당원권 3년 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렸다가 지금 현재 당 대표로 계시는 홍 대표 스스로가 그 문제를 풀었잖느냐"고 되물었다. 이미 한 차례 징계를 받았다가 이를 대선 과정에서 풀어준 홍 대표가 다시 징계를 추진하는 것은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것이 최 의원의 입장이다.
그는 "지금이라도 홍 대표께서 그 문제를 바로 잡는 게 문제를 푸는 길"이라며 징계 철회를 요구했다. 이어 "당원들과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의논하겠다"며 징계 추진이 계속될 경우 모종의 반격에 나설 수 있음을 암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