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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립고 보고 싶어요" 故 신해철 3주기 추모식 열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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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립고 보고 싶어요" 故 신해철 3주기 추모식 열려(종합)

    • 2017-10-27 16:35
    경기도 안성 유토피아 추모관 평화동산에 세워진 신해철 안치단. 안치단은 고인의 딸인 신지유 양이 그린 그림과 '빛이 나는 눈동자가 있어서, 우리를 보고 지켜줬으면 좋겠다'는 두 아이들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설계됐다. 유족들의 뜻에 따라 '히어 아이 스탠드 포유' 노랫말 전체가 각인됐고, 고인의 안경과 즐겨하던 게임기의 조이스틱 등이 함께 담겼다.(사진=김현식 기자)

     

    "그립고 보고 싶습니다."

    어느덧 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의 가슴 한 켠에는 '마왕'으로 불린 고(故) 가수 신해철이 있었다.

    27일 경기도 안성 유토피아 추모관에서 신해철 3주기 추모식 '귀환(歸還)'이 열렸다. 지난해 2주기 추모식과 마찬가지로 팬클럽 '철기군'과 신해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주관한 행사다.

    추모식에는 고인의 작은 아버지 신현구 씨와 아내 윤원희 씨 등 유족들과 넥스트 전현직 멤버들을 비롯한 동료 및 지인들이 참석했다.

    아울러 약 100여 명의 팬들이 함께 자리해 신해철이 생전 좋아했던 보라색으로 제작된 리본을 달고 고인을 추억했으며, 문재인 대통령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인 권양숙 여사는 조화를 보내 추모에 동참했다.

     

    추모식은 오후 1시 30분부터 진행됐다. 추모관 본관에는 신해철의 생전 영상과 사진 등이 전시됐으며, 오후 2시께부터 기제사 예식이 진행됐다.

    잠시 시간을 마련해 취재진 앞에 선 넥스트 베이시스트 제이드는 "매년 10월이 되면 이곳저곳에서 추모 행사가 열리고 노래가 자주 들려서 (신)해철이 형이 더욱 그립다"며 "하늘에서 저희를 지켜보고 계실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언젠가는 (신해철의 빈자리가)익숙해질 것 같았는데 그렇게 되기가 쉽지 않다. 가끔 형이 꿈에도 나온다"며 "그래도 변한 게 있다면 이렇게 인터뷰를 하면서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슬픈 감정에 익숙해진 게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넥스트 멤버 이현섭(왼쪽), 제이드(사진=김현식 기자)

     

    함께 자리한 넥스트의 보컬 이현섭은 "해철이 형이 생전에 후배들을 살뜰히 챙겨주셨다"며 "형과 함께한 추억이 많다. 여전히 보고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추모식에 찾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며 "추모 공연이 있을 때마다 진심을 다해 임하고 있다. 앞으로 형의 음악이 잊혀지지 않을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했다.

    팬들의 마음도 멤버들과 같았다.

    신해철 팬클럽 '철기군' 회원 유혁준(27) 씨는 "팬들에게 해철이 형은 늘 똑같이 그립고 보고싶은 존재"라며 "음악을 들을 때 가장 생각나고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팬들이 지방 곳곳에서 추모 음감회와 영상회를 열기로 했다"며 "11월 4일 서울 홍대 웨스트브릿지에서는 넥스트 트리뷰트 공연도 개최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기제사 예식이 끝난 뒤에 평화동산에 있는 신해철 안치단에서는 헌화식과 추모곡 '민물장어의 꿈' 합창이 이어졌다.

    이에 앞서 마이크를 잡은 고인의 작은 아버지 신현구 씨는 "해철이가 세상을 떠난지 3년이 흘렀다. 그동안 변치않은 마음으로 해철이를 사랑해주신 분들에게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이 자리에 와주신 분들 뿐만 아니라 지난 3년간 꾸준히 이곳을 찾아주신 분들에게도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했다.

    헌화식이 끝난 뒤 자유참배가 이어졌으며, 팬들은 오랜 시간 자리를 지키며 고인을 추억했다.

    (사진=KCA엔터테인먼트 제공)

     

    신해철은 1988년 MBC '대학가요제'에 그룹 무한궤도로 출전해 대상을 거머쥐며 가요계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이후 1992년 록밴드 넥스트를 결성했고, 그룹과 솔로를 오가며 활발한 음악 활동을 펼쳤다. 대표곡은 '그대에게', '슬픈 표정하지 말아요', '재즈 카페', '도시인', '인형의 기사' 등이다.

    신해철은 2014년 10월 27일 장협착 수술 20일 만에 저산소 허혈성 뇌손상으로 세상을 떠났으며, 의료사고 관련 법적 분쟁은 3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고인의 집도의인 강모 씨는 지난해 11월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1심 선고에서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유족 및 검찰 측이 판결에 불복,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이와 별개로 유족이 강씨를 상대로 낸 45억 상당의 손해배상청구 취지의 민사소송에서 1심 재판부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으나 유족 측의 항소로 2심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법적분쟁은 여전히 끝나지 않았으나, 이른바 '신해철법'은 지난해부터 시행되고 있다. 사망 등 중대한 의료사고가 발생했을 때 의료진이 동의하지 않아도 피해자와 조정절차가 자동으로 개시되는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이다.

    한편 후배 가수들은 11월 19일 서울 광진구 예스24라이브홀에서 신해철 3주기 콘서트를 열기로 했다. 고인의 시그니처 밴드 넥스트(이현섭, 김세황, 지현수, 제이드, 신지)를 비롯해 가수 이정과 서문탁, 밴드 크라잉넛(박윤식, 이상면, 한경록, 이상혁, 김인수)과 이브(김세헌, G.고릴라, 김건, 박웅) 등이 출연할 예정이다.

    소속사 KCA엔터테인먼트 측 관계자는 "신해철을 홀로그램으로 복원, 마치 실사가 움직이는 듯한 효과를 구현해내어 그가 남기고 간 명곡들을 생생하게 들을 수 있는 공연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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