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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할로윈데이는 왜 10~20대의 문화가 되었나?

문화 일반

    한국의 할로윈데이는 왜 10~20대의 문화가 되었나?

    어린이집에서 시작된 문화..상업주의와 ‘주목 경쟁’으로 ‘젊은 층의 명절’ 돼

    - 원래 아일랜드 풍습..한국 할로윈은 일본을 거쳐 들어온 문화와 가까워
    - 한국 어린이집, 영어 유치원, 영어 학원을 중심으로 시작된 문화
    - 성적 대상화와 지나친 상업주의는 경계해야
    - SNS 발달한 한국에서 증폭된 ‘주목 경쟁’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5)
    ■ 방송일 : 2017년 10월 30일 (금) 오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이택광 교수(경희대)


    ◇ 정관용> 바로 내일이 할로윈데이입니다. 어느새 우리나라에서도 독특한 복장 하고 할로윈 축제 즐기는 분위기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죠. 어린이들 또 젊은 층들에서 빠르게 확산됩니다.

    하지만 또 한편에서는 남의 나라 귀신행사, 외래명절 왜 우리가 이러느냐 이렇게 비판적으로 보는 분들도 있고요. 문화평론가 이택광 경희대 교수는 어떻게 볼까요? 이 교수님, 오래간만입니다.

    ◆ 이택광> 네,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할로윈데이가 뭐예요? 언제부터 어떻게 생긴 거예요.

    ◆ 이택광> 할로윈은 원래 아일랜드 풍습이었는데요. 그 아일랜드의 이민자들이 미국에 가져가서 지금 알고 있는 할로윈데이가 되었고요.

    원래는 기독교가 유입되면서 거기에서 금지된 이교문화가, 한번씩 금지되었던 귀신들에게도 외출할 수 있는 권한을 준다는 그런 의미가 있었어요. 그래서 전설에 따르면 사람이 너무나도 사기를 많이 쳐서 지옥에도 들어갈 수 없게 되고 그래서 랜턴을 들고 숲을 배회했다, 그런 전설들이 있는데, 그런 전설들이 변형이 되어서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호박인형. 호박인형이 랜턴이지 않습니까? 그런 걸 들고 다니는 풍습도 생긴 거죠.

    그래서 미국 같은 경우는 그게 상당히 가족 단위나 마을 단위로 이루어지는 그런 축제에 가까운데, 우리나라나 일본 같은 경우는 상당히 상업화된 그런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정관용> 미국, 유럽 국가들도 출발이 아일랜드니까 할로윈 축제를 대단하게 합니까?

    ◆ 이택광> 유럽은 이게 원래 고대 켈트족 풍습인데. 그러다 보니까 유럽은 사실 할로윈데이 자체가 별로 기념한다고 보기는 어려워요.

    영국 같은 경우에는 가이 포크스 데이(guy fawkes day)라고, 곰팡이의 날이라고 보통 11월 5일날 가이 포크스라는 사람이 영국 왕을 암살하려고 하다가 실패한 그런 사건이 있거든요.

    그 사건을 기념하기 위해서 가이 포크스 데이를 갖게 되는데 가이 포크스 데이가 할로윈데이 같은 역할을 하는 거죠.

    ◇ 정관용> 그런데 아무튼 이 몇 년 사이 빠른 속도로 어린이들 그다음에 젊은층들 사이에 할로윈 축제가 대유행으로 번지고 있지 않습니까?

    ◆ 이택광>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 현상을 우리 이 교수는 어떻게 보세요?

    ◆ 이택광> 두 가지 있는 것 같아요. 하나는 어린이집부터 할로윈데이 축제가 있었던 특히 영어학원을 중심으로 해서.

    ◇ 정관용> 영어학원.

    ◆ 이택광> 할로윈 문화를 소개하는 그런 내용들이 많이 있었죠.

    할로윈데이가 되면 축제도 하고 크리스마스 때 축제도 하고 그게 이제 영어학습의 일환이었는데, 그런 영어 교육을 받고 자란 세대들이 성인이 되면서 그 문화에 대한 낯설음이 거의 사라졌다 이렇게 볼 수가 있고요.

    두 번째는 그러한 요인 때문에 마케팅 전략이 많이 늘어난 거죠. 그런데 사실은 대목이지 않습니까? 할로윈 데이라는 게.

    그와 관련된 사업에 종사하는 분들에게는 할로윈데이가 사실은 추석 명절 못지 않게 큰 대목이기 때문에 그런 마케팅들이 과열되면서 또 이런 현상들이 증폭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일각에서는 남의 나라 귀신행사, 외래명절 왜 우리가 이렇게 들뜨느냐, 이런 시각도 있는데. 그건 또 어떻게 보세요?

    경희대 이택광 교수(사진=시사자키)

     


    ◆ 이택광> 사실 문화라는 건 실질적으로 다 외래에서 온 거기 때문에 문화 자체가 외래에서 왔다고 해서 문제가 되는 건 없는 것 같아요. 설렁탕 문화 같은 것도 사실 알고 보면 몽골에서 오지 않았습니까?

    우리가 고유한 것이라고 믿는 것들도 그렇기 때문에 이제 할로윈 문화도 이렇게 즐기는 마당에 하나의 우리 문화로 안착된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고요.

    특히 한국에 들어온 할로윈 문화는 미국에서 만들어진 그런 할로윈 문화라기보다는 일본을 거쳐서 들어온 문화에 가깝거든요.

    일본의 코스튬 플레이라고 부르는 것을 보통 줄여서 ‘코스프레’라고 부릅니다. 보통 할로윈데이에 캐릭터들이 일본 애니메이션 주인공이라는 것을 금방 눈치 채실 수 있을 거예요.

    아니면 코믹콘처럼 미국의 코믹 캐릭터라든가 이런 사람들을 대체로 캐릭터로 삼아서 분장을 하게 되는데. 그런 문화들이 들어와서 10대 문화라든가 20대 문화로 잡아버렸다고 볼 수 있거든요. 그래서 젊은 층에게는 추석이나 설날 못지않은 명절이 되었다, 그래서 그런 생각이 들어요.

    ◇ 정관용> 한국적 할로윈데이의 특징이라는 것도 있습니까?

    ◆ 이택광> 한국적 할로윈데이는 보통 일본 같은 경우는 신주쿠라든가 특정한 지역에서 주로 이런 축제들이 벌어지는데 한국은 역시 한국답게 어떻게 보면 서울 시내 전 구역에서 할로윈 축제가 벌어질 수 있다고 보거든요.

    그런 면에서 일본보다 대중적으로 이런 것들이 젊은 세대를 통해서 확산되었다 이렇게 볼 수가 있고. 또 이제 다른 할로윈 축제에 비한다면 한국 할로윈데이 축제는 상당히 건전하죠.

    ◇ 정관용> 그래요?

    ◆ 이택광> 다른 데는 사실 금지를 허락해 주기 때문에 정말 저희들이 말로 언급할 수 없는 일들이 여러 가지 일들이 벌어집니다. 할로윈데이 기간 동안.

    거기에 비한다면 우리는 상당히 규범화돼 있다고 볼 수 있고요. 오히려 할로윈 복장을 하고 특이한 복장을 하고 이렇게 즐기는 그런 쪽으로 가깝고.

    물론 그런 건 있을 수 있어요. 지나친 그런 성적 대상화들. 예를 들면 여성이면 반드시 섹시한 복장을 해야 된다든가. 특히 여성을 대상화하는 복장들은 문제를 일으킬 수가 있죠.

    그리고 지나친 상업주의가 실제로 금방 그런 비판들, 할로윈데이가 우리 풍습도 아닌데 뭐 이렇게 중요하게 생각하느냐 하는 것도 지나친 상업주의에 대한 비판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이런 것들이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겠죠.

    ◇ 정관용> 너무 성적으로, 남녀 차별적으로 간다거나 지나친 상업주의 이런 것만 경계하고 건전한 성인 놀이문화로 가면 그나마 괜찮다, 이런 말씀이신 거죠?

    ◆ 이택광> 글쎄요. 그런 것을 금지할 수 있는 법은 민주국가에 없다고 봅니다.

    ◇ 정관용> 그렇죠. 요새 눈에 띄는 게 SNS 인증샷에 자기 옷 입은 거 사진 찍은 거 올리면서 즐기고 있잖아요. 이것도 또 하나의 문화가 되겠죠?

    ◆ 이택광> 사실은 그게 할로윈 문화가 한국에서 특히 증폭되는 문화라고 봅니다. SNS가 워낙 발달하니까 인스타그램에 인증샷 하나를 올리기 위해서 오랜 기간 동안 할로윈 축제를 준비하는 경향도 있거든요, 젊은 층들 사이에서는. 그게 하나의 문화가 되었다고 볼 수 있죠.

    ◇ 정관용> 그러다 보면 더 급속도로 확산되고.

    ◆ 이택광> 그렇습니다. ‘주목 경쟁’이라고 부를 수 있는데요. 주목경쟁의 어떤 그런 양상이 결국 할로윈데이가 확산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결국 그게 본인을 드러냄으로써 본인이 갖고 있는 자아를 개발할 수 있는, 본인을 드러내서 내가 이만큼 능력이 있다는 걸 과시하는 걸로도 할로윈데이가 사실은 조금 작용을 하고 있죠.

    그래서 내가 얼마나 남들에 주목 받는 코스튬을 해서 거리로 나서서 주목받는가, 이런 것들이죠.

    ◇ 정관용> 오늘 여기까지 고맙습니다.

    ◆ 이택광>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문화평론가 경희대학교 이택광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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