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살 수준의 지능을 가진 지적장애인을 고용해 15년 동안 중노동을 시키고, 억대의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업주가 구속됐다. 사진은 피해 장애인 근로자가 머물렀던 숙소(사진=부산 사상경찰서 제공)
6살 수준의 지능을 가진 지적장애인을 고용해 15년 동안 중노동을 시키고, 억대의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업주가 구속됐다.
특히 이 장애인은 업무 중 발생한 교통사고로 팔을 절단하는 고통까지 겪어야 했지만, 업주는 제대로 된 치료는커녕 보험금까지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 사상경찰서는 31일 15년 동안 자신이 고용한 장애인 직원의 임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교통사고 보험금과 정부지원금까지 착복한 혐의로 모 비닐쇼핑백 제조업체 공장주 A(57)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1999년 7월부터 약 15년가량 김해에 있는 자신의 비닐쇼핑백 제조 공장에서 근무했던 지적장애 3급인 B(54)씨에게 임금 1억1천만원을 지급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또 B씨가 업무 중 발생한 교통사고로 오른팔을 다쳐 지급받은 보험금과 국가에서 지급하는 휴업급여 등 6천700만원을 떼먹은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999년 평소 알고지내는 다른 업체 공장주로부터 B씨를 소개받아 자신의 공장의 데려온 뒤 공장의 청소와 물품 상·하차 작업 업무를 시켰다.
경찰 조사 결과 A씨가 그동안 B씨에게 지급한 월급은 과자값 1만원을 포함해 매월 11만원에 불과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지난 2014년 3월 27일 B씨가 화물차 기사와 함께 납품을 가던 중 교통사고가 발생해 오른팔을 다쳤지만,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해 당료 합병증까지 겹쳐 팔을 절단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 과정에서 A씨는 B씨에 지급되는 교통사고 보험금 2천600만원과 장해연금 2천100만원, 고용노동부에서 지원하는 휴업급여 1천700만원 등 모두 6천700만원 자신이 임의로 사용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A씨는 경찰조사에서 "오갈 곳이 없는 지적장애인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B씨는 A씨의 집으로부터 20km 이상 떨어진 공장의 조립식 단칸방에서 혼자 생활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또 치과 치료를 제 때 받지 못해 모든 치아가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B씨가 당뇨 치료를 받기 위해 들린 병원에서 방문객들에게 1천 원씩 구걸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나서 범행사실을 밝혀냈다.
경찰은 이와 함께 A씨가 다른 지적장애인 C(57)씨를 고용해 임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다는 공장 관계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추가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