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재수사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 5촌 간 살인사건을 단독범행으로 보기 어렵다는 주장과 정황이 추가로 제시됐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진선미(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1일 경찰청 등을 대상으로 한 행안위 종합 국정감사에 앞서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 5촌 박용철씨는 2011년 9월 북한산 등산로에서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수사기관은 당시 북한산 중턱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다른 5촌 박용수씨가 박씨를 살해한 뒤 스스로 목을 매 숨졌다고 보고 수사를 종결했다.
박용철씨 유족은 박용수씨가 아닌 제3의 인물이 청부살인을 저질렀다고 볼 여러 정황이 있고, 박씨의 죽음에 정치적 배후가 있다고 주장해 왔다.
진 의원은 "부검 결과를 보면 피해자 박용철씨에게 망치, 과도, 큰 칼 등 3가지 범행 도구가 쓰였을 가능성이 있어 최소 2명에서 3명까지 공범을 추적했어야 함에도 경찰은 박용수씨 단독범행으로 결론지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단독범으로 지목된 박용수씨도 시반(屍斑·사후 혈액이 아래로 쏠려 시신에 나타나는 반점)을 살펴볼 때 타살이 의심된다고 말했다.
진 의원은 부검 결과지와 부검 사진, 현장 사진을 법의학자에게 보내 문의한 결과 '매달린 자세가 아닌 누운 상태에서 시반이 발생하는 목덜미 뒤쪽과 허리뼈 부위에 시반이 뚜렷이 나타났다'는 소견을 받았다며 박용수씨가 타살된 뒤 누군가에 의해 나무에 매달렸을 개연성 등을 제시했다.
아울러 "박용수씨가 당시 목을 맨 밧줄 위로 빨간색 목욕용 수건이 걸쳐져 있었다"면서 "이는 박용수씨 땀이나 박용철씨 혈흔 등을 입증하는 데 중요 증거임에도 증거물 감식 결과에서는 사라졌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진 의원은 "재수사가 시작됐지만 가족과 국민들이 여전히 우려하고 있다"며 "기존 수사를 답습하지 말고 백지상태에서 성역 없이 수사해야 유족과 국민들의 불신과 의혹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