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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 깊고 순수하며 연기를 사랑했던 사람, 故 김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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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속 깊고 순수하며 연기를 사랑했던 사람, 故 김주혁

    고인 그리워하는 연예계 동료들의 절절한 추모

    지난달 30일 사망한 배우 故 김주혁 (사진=tvN '아르곤' 캡처)

     

    배우 김주혁이 지난달 30일 운명했다. 세상을 떠나기 불과 3일 전만 해도 제1회 더 서울어워즈에서 영화 '공조'로 남우조연상을 받고 "연기생활 20년 만인데 영화에서 상을 처음 받아본다"며 멋쩍은 미소를 지었던 그다. 갑작스런 비보에 연예계 동료들은 고인을 그리워하며 추모의 뜻을 전하고 있다.

    故 김주혁과 함께 작업했던 동료들은 그와의 추억을 하나 둘 꺼냈다. 드라마 '카이스트'(1999)에서 고인과 처음 만났던 배우 정성화는 "그때 말 안 듣는 후배를 쳐다보다가 뒷목을 잡으며 눈을 지그시 감는 연기. 그게 제가 처음 본 형의 연기였어요. 그때 야.. 참 담백하게 연기 잘하시는 분이다…라고 생각했죠"라고 말했다.

    이어, "그 뒤로 더 좋았던 건 연기만큼이나 담백하고 인간적인 형의 모습이었어요. 너무 과하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너무 부족하지도 않은 항상 거기에 있는 멋진 소나무 같은 모습.. 그래서인지 형이 시야에 보이면 그렇게 마음이 편하고 좋았어요"라고 고백했다.

    정성화는 "형은 사람들에게 항상 그런 존재였어요. 그리고 그 존재감은 시간이 지나도 스타가 되어서도 변하지 않았어요.. 형의 모습 형이 연기로 보여준 철학 그리고 삶으로 보여준 배려와 가치.. 더 깊이 아로새기며 살아가겠습니다"라며 "형님이 벌써 너무나 그리워 집니다. 형… 쉬세요"라고 전했다.

    드라마 '떼루아'에 함께 출연했던 고인과 배우 유선의 모습 (사진=유선 인스타그램)

     

    드라마 '떼루아'(2008)에 함께 출연했던 유선은 "자고 일어나면 꿈이길 바랬는데 도저히 믿기지 않는데 진짜 이별이네요"라며 슬픔을 표했다.

    유선은 김주혁을 "참 정겹고 따뜻했던 사람. 늘 유머와 재치로 분위기를 밝혀 주던 사람. 일할 때 항상 웃으며 현장을 즐기던 사람. 후배들을 사랑으로 보듬고 선배들을 존경의 맘으로 공경하던 사람. 배우로서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고민하며 연기를 사랑했던 사람"으로 기억했다.

    그러면서 "내 기억 속에 김주혁이란 멋진 배우. 멋진 사람과 함께 나누었던 시간들. 작품에서 혼신을 다해 연기하던 모습. 책임감 있던 선배로서의 모습들. 참 인간미있고 .. 유쾌한 사람이었던 그 모습 그대로 오래오래 간직하고 기억할게요! 이곳보다 편안한 곳에서 부디 편히 쉬세요 오빠!"라고 적었다.

    드라마 '무신'에서 김주혁의 상대역으로 나온 홍아름은 "주혁선배님. 너무 갑작스런 비보에 정신이 없네요. 믿을 수가 없습니다. 함께 호흡했던 시간 너무 행복했습니다. 무슨 말로도 표현이 안 되네요. 꼭 찾아뵙겠습니다. 선배님 고맙고 감사했습니다"라고 밝혔다.

    드라마 '무신'에 함께 출연했던 고인과 배우 홍아름의 모습 (사진=홍아름 인스타그램)

     

    영화 '뷰티 인사이드'(2015)에서 같이 작업했던 백종열 감독은 김주혁이 담긴 영상과 함께 짤막한 글을 게재했다. 김주혁은 김우진 역으로 출연해 이수 역의 한효주에게 이별을 고한다. 이 장면은 눈 내리는 언덕길을 배경으로 촬영됐다.

    백 감독은 "언덕. 이별씬. 음악이 고민이었다. 애초에 마음에 두었던 곡이 우여곡절 끝에 쓰지 못하게 됐을 때 닥터훅의 윤 실장님께서 혹시 들어봐 하며 만들어 주신 곡이 이 곡이었는데 결국 그 언덕 장면에는 쓰지 못했었다. 모든 게 허탈했던 어제. 문득 이 곡이 떠올랐다. 그동안 이 곡에는 제목도 없었다.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 같다. 감사했어요. 잊지 않을게요. 부디 잘 가요"라고 전했다.

    올해 2월 단편영화 '장옥의 편지'로 함께 작업했던 일본 유명 감독 이와이 슌지는 트위터에 한글로 추모글을 남겼다. 그는 "배우 김주혁 씨의 부고를 접했습니다. 믿기지 않습니다. 촬영현장에서의 그의 아름다운 연기가 떠올라 슬픔을 금할 수 없습니다"라고 전했다.

    故 김주혁의 유작이 된 영화 '독전'에 출연한 김성령은 "배우이기 전에 너무나 순수하고 착한 사람이었고 배우로서도 너무나 훌륭한 사람이었던… 내 기억 속에 그는 그렇게 기억될 것이다"라는 짤막한 트윗을 올렸다.

    故 김주혁이 '우진' 역으로 분해 '이수' 역의 한효주와 호흡을 맞췄던 영화 '뷰티 인사이드' (사진=용필름 제공)

     

    정윤철 감독은 영화 '비밀은 없다'(2015) 시사회 뒷풀이 당시의 일화를 전했다. 정 감독은 "그와는 살아생전 술잔을 못 나눴다. 그는 술을 못 마신다. 술 분해 효소가 없는 30프로의 한국인에 속했다. 부럽네요. 돈 쓸 일 없어서도 좋고… 이렇게 말하자, 그는 에이~엄한데다 써요 하며 씩 웃더니 사이다를 마셨다. 옆에서 김종도 대표가 이 친구 요즘 물이 올랐습니다 빨리 데려다 쓰세요 장난스럽게 다그쳤고 난 괜스레 맘이 설레였다"면서 "가끔씩 너무나 생생하게 이 순간이 문득 떠오를 것 같다. 안녕. 잘가요… 나중에 사이다 한 잔 해요"라고 썼다.

    서울아트시네마 시네마테크의 김성욱 프로그램 디렉터는 "고 김주혁 배우는 시네마테크 후원자이기도 했습니다. 2009년, 시네마엔젤 일원으로 '무셰트' 필름을 기증했고, 2012년 개관 10주년 후원 화보 촬영을, 올 1월엔 친구들 영화제에 참여했습니다. 갑작스런 슬픈 소식입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말했다.

    김조광수 감독은 "하늘의 별이 된 김주혁 씨를 추모합니다. 그곳에서 평안하기를 기도합니다"라고, 가수 윤종신은 "몇 번 만나 보진 않았지만 아주 속 깊고 쿨한 사람이라고 느꼈던 주혁씨 안타깝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썼다. 배우 김혜성은 고인과 함께 찍은 과거 사진 한 장을 인스타그램에 게시했다.

    배우 김혜성이 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고인과 함께 찍은 사진 (사진=김혜성 인스타그램)

     

    고인을 향한 추모는 외부 행사와 방송에서도 계속됐다. 지난달 31일 열린 제7회 '아름다운 예술인상' 시상식에서 진행을 맡은 방송인 임백천은 "요즘 물오른 연기를 보여줘서 큰 배우가 되겠다 생각했는데 안타깝다"고 운을 뗐고, 배우 안성기는 "정말 아프다는 말밖에 드릴 말이 없다"고 말했다.

    수상자들 또한 故 김주혁에 대한 언급을 잊지 않았다. 유해진은 "나와 같은 공간에서 호흡했던 김주혁의 명복을 빌겠다는 말로 수상소감을 마무리했고, 차인표는 "김주혁 동료 배우가 부모님이 먼저 가서 기다리고 계신 하늘나라에서 편안히 영면하기를 바라겠다"고 밝혔다.

    SBS 박선영 아나운서는 본인이 진행하는 SBS 파워FM '박선영의 씨네타운'에서 故 김주혁과 장진영이 출연했던 영화 '청연'의 OST '서쪽 하늘'을 첫 곡으로 틀었다.

    박 아나운서는 노래가 끝난 후 "거짓말 같은 소식에 망연자실해 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며 "데뷔 20주년을 앞두셨더라.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분이었다. 늘 수줍게 웃던 미소가 기억에 남는다. 언제까지나 속 깊은 홍 반장, 순정남 광식이로 기억하겠다. 다시 한번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방송인 정찬우는 SBS 파워FM '두시탈출 컬투쇼'에서 고인을 "참 겸손하고 좋은 분이셨다"고 추억했다. 이어, "얼마 전에 방송에 찾아오셨는데 좋은 이야기를 많이 나눴었다. 그때 정말 좋은 분이라는 생각을 가졌는데 안 좋은 일이 생겨 너무 속상하다"고 말했다.

    또한 정찬우는 가수 선미가 올린 고인 추모글에 "꽃 예쁘네"라는 댓글을 단 것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그는 "어제 믿을 수 없는 소식을 들었다. 그런데 제가 실수를 해서 많은 분들을 노여워하게 만들었다"며 "부주의한 제 잘못에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故 김주혁은 지난달 30일 오후, 자동차 추돌사고 후 계단 아래로 굴러떨어졌다. 파손된 차량에서 구조돼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이날 오후 6시 30분께 사망 선고를 받았다.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빈소가 마련됐고 발인은 오는 2일 예정이다.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고인의 빈소 (사진='노컷V'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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