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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방기] 구글 홈 미니 개봉기…작지만 놀라운 성능

IT/과학

    [신기방기] 구글 홈 미니 개봉기…작지만 놀라운 성능

    한국 미출시, 한국어도 미지원…주변과 잘 어울리는 매력적인 디자인

    '신기방기(新技訪記)'는 새롭고 독특한 기술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편집자 주]

    구글이 지난 달 19일(현지시간) 인공지능(AI) 스마트 스피커 구글 홈 미니를 미국과 영국, 호주, 일본, 캐나다 등에 출시했습니다.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이 세기의 대국을 펼쳤던 한국은 쏙 빼고 말이죠.

    구글 홈 미니는 구글의 인공지능 구글 어시스턴트가 탑재된 스마트 스피커 구글 홈의 미니 버전으로 아마존 알렉사가 탑재된 에코와 미니버전 에코 닷의 가장 강력한 경쟁 상대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특히 검색, 유튜브, 다양한 구글 오피스 앱 등 플랫폼 생태계를 기반으로 AI 하드웨어 성장을 주도하며 아마존을 바짝 뒤쫒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스마트 스피커 판매량이 올 4분기 기준 전 세계적으로 1200만대, 연간 2400만대에 달할 것이라며, 올해 판매된 스마트 스피커의 68%는 아마존 AI 가상비서 알렉사가 차지하고 뒤를 이어 구글 어시스턴트가 24%를 차지 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기술 기업들이 스마트 스피커에 주목하는 이유는 AI 기반 음성 자연어 처리 기술을 차세대 홈 오토메이션 기술(사물인터넷 IoT)과 접목해 사용자를 위한 자동화 환경을 구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목소리로 스마트폰이나 가전, 보안 시스템을 제어하고 쇼핑도 하고 검색도 하고, 광고도 듣고, 뉴스와 날씨, 일정도 확인 할 수 있으니 스마트폰 하드웨어에서 애플과 삼성에 뒤쳐진 플랫폼 기업들 입장에서는 새로운 하드웨어 시장이 필요했던거죠.

     


    ◇ 구글 홈 미니와의 첫 만남: 헤이 구글!

    구글 홈 미니는 동그란 도넛 모양의 스피커로 지름은 약 10㎝, 무게는 약 176g입니다. 3가지 색상 중 코랄(Coral)은 다른 블랙과 그레이 색상보다 도드라지지만 그 크기나 디자인의 특징 때문에 주변 가구나 환경에 매우 조화로운 특징을 가집니다.

    포장 박스에는 미니와 설명서, 마이크로 USB 전원 케이블이 들어 있는데요, 휴대용이 아니라서 늘 전원에 연결되어 있어야 합니다. 전원은 110V용이라서 220V용 돼지코가 필요합니다. 전문가들은 미니가 공용 홈 가전이 아니라 개인용으로 각 방에 하나씩 두고 사용하도록 의도 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구글 홈 미니는 플라스틱 쉘에 스피커 부분은 촘촘한 패브릭 메쉬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메쉬 중앙에는 4개의 LED가 있어 작동여부를 알 수 있습니다. 몸체 옆에는 마이크 ON/OFF 버튼과 마이크로USB 포트가 위치해 있습니다.

    바닥에는 구글의 G 이니셜이 중앙에 음각으로 새겨져 있고, 둘레에 모델명, ID 번호 등이 새겨져 있습니다. 제조국은 역시 '마대인(Made In China)' 입니다. 실리콘 재질로 쉽게 미끄러지지 않도록 만들어졌네요.

    처음에 전원을 켜면 4개의 LED는 파란색, 빨간색, 노란색, 녹색으로 표시되지만 빠르게 흰색으로 바뀝니다. 사용자가 '헤이 구글(Hey Google)' 또는 '오케이 구글(OK Google)'이라고 말하면 맥박처럼 흰색 빛이 움직이고 짧은 시그널 음악이 나옵니다.

    LED 좌우를 터치해 스피커 음량을 조절할 수 있고 음성명령으로도 조절이 가능합니다. 이에 앞서 구글 홈 미니를 iOS와 안드로이드 '구글 홈(Google Home)' 앱과 동기화 시켜야 합니다. 구글 홈 앱에 구글 홈 미니를 등록시키고 와이파이를 인증하면 구글 어시스턴트가 빠르게 작동합니다.

    구글 홈 미니의 중앙부를 터치하면 음악이나 오디오 콘텐츠를 일시정지시킬 수 있는데, 최근 이 기능이 사용자의 의도와 무관하게 자동으로 주변환경을 녹음해 구글 서버에 전송하는 것으로 알려져 사생활 침해 논란이 일자 구글이 이 기능을 영구적으로 비활성 시킨 상태입니다.

     

    몇번 테스트를 하면서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했는데요, 앞서 설명했지만 구글은 구글 홈 미니에 배터리를 탑재하지 않아 늘 전원 케이블에 연결되도록 만들었습니다. 휴대할 수 없는 것이죠. 하지만 보조배터리를 이용하면 휴대가 가능했습니다. 30000mAh 대용량 보조배터리를 사용 할 경우 최대 4일 동안 사용 할 수 있습니다. 많이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라 팁이라면 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와이파이가 연결되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휴대용 스피커로 사용 할 수 있으니까요.

    스피커 성능은 에코 닷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고음과 중음이 그리 나쁘지 않지만 베이스가 없어 평균 정도의 오디오 성능을 보여줍니다.

    아쉽게도 미니에는 오디오 잭이 지원되지 않아 다른 고급 스피커와 연동시키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좀 더 좋은 음질의 스피커를 원한다면 고성능 스피커를 탑재한 구글 홈 맥스를 구입해야 할 겁니다. 부담스럽다면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구글크롬캐스트 오디오'를 이용해 다른 스피커와 무선연결을 할 수 있는데요, 한국 온라인 구글 스토어에서 54900원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좀 비싸죠. 관심 있으신 분들은 미니 구매 할 때 미국 스토어에서 함께 구입하면 좀 더 저렴합니다. 국내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최저가 44550원에 판매하고 있어 미국 판매 가격과 거의 비슷합니다.

     


    LG V30 등 일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구글 어시스턴트 한국어 버전이 지원되지만 구글 홈 스마트 스피커 등 다른 하드웨서 제품에서는 아직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고 있다.

     

    미니는 구글 홈과 마찬가지로 구글 계정과 연동된 캘린더에 있는 일정, 통근 시간, 날씨 정보 등을 알려주거나 알람도 설정할 수 있죠. 음식 배달 주문이나 음악 스트리밍에 연결 할 수도 있습니다. 블룸버그, NPR, 월스트리트저널, 스포츠 뉴스 ,팟캐스트 등의 뉴스 브리핑이나 오디오 서비스도 들을 수 있는데요, 한국이나 해외 서비스에 따라 지원 여부는 달라집니다.

    구글 어시스턴트는 현재 안드로이드 6.0 마시멜로 이상 운영체제를 가진 스마트폰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데요, 미니 등 구글 하드웨어 제품에 탑재된 구글 어시스턴트는 아직 한국어 지원이 안되서 영어나 일어 등 외국어로 대화를 해야 합니다.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언젠가 준비되면 출시하겠지만 현재로서는 한국에 출시 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구글 어시스턴트는 중저음의 신뢰도가 높은 여성 목소리인데 깍쟁이입니다. 음성 명령을 영어로 하던 중 조금이라도 버벅대면 바로 사라집니다. 대부분의 발음은 알아듣지만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했다고 하거나 아직 학습중, 또는 아직 지원하지 않는 기능이라고 말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대화형 게임도 가능해서 심심 할 때 한 번씩 이용해볼 수 있습니다. 이미 아이폰을 통해서 시리(Siri)와 대화해봤지만 영어로 AI와 대화 하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영어공부 좀 될 것 같습니다.

    개봉기 다음은 자세한 사용후기로 돌아오겠습니다.

     


    ◇ 구글 홈 미니 구입해서 받기까지 과정

    구글이 구글 홈 미니를 19일 출시했다는 소식을 듣고 잠시 고민에 빠졌었습니다. 스마트 스피커 하나를 직접 사용해보면 좋겠는데 무엇이 좋을까 생각을 하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친구가 이미 몇달 전부터 SKT '누구'를 사용하는 것을 봤고 저도 몇번 '아리아'와 대화를 나눠보기도 했습니다. 물론 제게는 시리가 있지요.

    최근에는 네이버가 '웨이브'를, 카카오가 '카카오 미니'를 사전예약 출시하면서 큰 관심을 끌기도 했고, 배송 이후에는 후기들도 쏟아졌죠. 그 전에 LG V30에 최초로 구글 어시스턴트 한국어 버전이 탑재되면서 직접 사용해볼 기회도 있었습니다. 시연을 보면서 욕심 난다는 생각이 들었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무작정 가격도 저렴한 구글 홈 미니를 선택했습니다.

     

    구글 홈 미니는 온라인 구글 스토어를 통해 주문할 수 있는데요, 한국에서는 주문을 할 수 없습니다. 한국 웹사이트에는 구글 크롬캐스트만 주문 할 수 있죠. 구글이 검색을 사용자 접속위치로 변경하면서 미국이나 일본, 독일 등의 국가 도메인으로 바꿔도 구글 홈 미니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마침 온라인 개인정보보호와 관련해 VPN과 프록시 도구에 대해 기사를 쓰면서 VPN 앱을 스마트폰에 설치해두었습니다.

    VPN을 가동하면 접속 국가를 쉽게 바꿀 수 있습니다. 가까운 일본과 멀리 영국, 독일 온라인 구글 스토어도 가봤는데 환율로는 미국이 가장 저렴했습니다. 구글 홈 미니의 출시 가격은 에코 닷과 마찬가지로 49달러, 한화로 약 5만4천원입니다. 구글 홈이나 아마존 에코가 약 120달러인 것에 비하면 무척 저렴하죠. 지난 22일 미국 온라인 구글 스토어에서 블랙, 글레이, 코랄 3가지 색상 중 코랄을 주문하자 24~26일 사이 배송이 된다는 안내가 뜹니다. 코랄 색상이 인기가 높은 것 같습니다. 주문이 끝나자마자 구글 본사가 있는 캘리포니아 주 쪽으로 해외 배송대행 업체에 대행 신청을 하면 주문이 끝납니다. 미국내에서는 값은 저렴하지만 악명 높은 미국 우정청(USPS)이 아닌 Fedex로 배송을 해줍니다.

     

    제품 가격은 49달러지만 미국 현지 배송대행 창고로 도착 주소지를 지정하자 캘리포니아 주의 합산소비세(소비세+지방세)가 포함되어 가격은 4.65달러 늘어난 53.65달러(약 6만원)가 됩니다. 배송대행 수수료는 무게와 거리에 따라 다른데, 무게 약 300g(포장기준)인 구글 홈 미니는 캘리포니아에서 한국까지 해외 배송료 8.64달러(약 9600원)가 추가되면서 62.29달러(약 6만9천원)까지 올라갑니다. 가까운 일본에서는 6480엔(약 6만3천원)에 판매되고 있어 해외배송 비용까지 추가하면 미국에서 주문하는게 가장 저렴합니다.

    구글이 약속한 것처럼 코랄 색상의 구글 홈 미니는 24일 생산지에서 구글 본사가 있는 마운틴 듀 물류창고에 입고된 뒤 25일 바로 배송대행 창고로 이동합니다. 시차와 12시간의 비행을 거쳐 27일 밤에 인천공항에 도착했지만 주말이 끼는 바람에 하루 정도 창고에서 더 시간을 보냅니다. 30일 오전 11시 30분쯤 드디어 집앞에 도착했습니다. 첫 배송부터 도착까지 4~5일이 걸린셈인데, 상당히 빨랐다고 생각이 됩니다. USPS였으면 2~3주 걸렸을 수도 있을테니까요.

     

    몇년 전에 카메라 스트랩을 미국 쇼핑몰에서 주문했다가 3개월 만에 도착한 경험에 비하면 엄청 빨라진거죠. 당시 배송대행이 드물었고, 현지 업체가 우정국 국제 등기를 이용해 직접 보내주는 거여서 아마 배를 타고 지구 한 바퀴를 돌아서 온 것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꼼꼼하게 포장 된 박스를 뜯어내고 선명한 코랄 색상의 구글 홈 미니를 보니 입이 근질근질 합니다. 다음은 구글 홈 미니 개봉기 두번째, '사용후기(Review)'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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