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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금회 꼬리표' 못넘은 이광구…한일 vs 상업 갈등에 무릎

금융/증시

    '서금회 꼬리표' 못넘은 이광구…한일 vs 상업 갈등에 무릎

    채용비리 도의적 책임 지겠다며 사임의사 표명

    (사진=자료사진)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채용비리 의혹에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고 사임 의사를 밝힌 가운데 전 정권 인사라는 점과 고질적인 계파 갈등이 사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광구 행장은 2일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2016년 신입행원 채용 논란과 관련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데 대해 도의적 책임을 지고 긴급 이사회간담회에서 사임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이 행장이 최근의 상황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면서 우리은행 경영의 신속한 정상화를 바라고 검찰조사 진행시 성실히 임한다는 생각에서 사임하기로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앞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지난달 17일 국정감사에서 우리은행 인사팀이 작성한 '2016년 신입사원 공채 추천 현황'이라는 자료를 공개했다.

    이 자료에서는 우리은행 전 임원과 국가정보원, 지방자치단체 간부, VIP고객의 자녀 16명이 금융감독원과 우리은행 임직원의 추천을 받아 합격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 우리은행은 자체 조사를 통해 "현재까지 진술과 자료에 의하면 구체적인 합격지시나 최종 합격자의 부당한 변경 등 형사상 업무방해 사실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의혹을 부인했으나 이 행장은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며 사의를 밝혔다.

    이와 함께 이 행장의 사의에는 그가 전임 정부 인사라는 점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대학 동문인 이 행장은 지난 2014년 12월 내정 때부터 서강대학교 출신 금융인 모인임 '서금회'와 관련이 있다는 점이 불거지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이순우 전 행장의 연임이 예상됐으나 이 행장이 내정되면서 우리은행장 선임에 서금회가 영향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우리은행의 고질적인 계파 갈등이 이 행장의 사퇴를 앞당겼다는 분석도 있다.

    우리은행은 IMF외환위기를 거친 뒤 1999년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일대일로 합병해 설립됐으나 통합 20년이 되도록 뿌리 깊은 계파 갈등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우리은행은 합병 뒤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출신이 번갈아 행장을 맡아왔으나 한일은행 출신인 이종희 전 행장에 이어 상업은행 출신인 이순우, 이광구 행장이 잇따라 행장을 맡으면서 내부 갈등이 폭발 일보직전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심 의원이 공개한 우리은행 채용비리 의혹 문건도 은행 사정을 상세히 알만한 위치에 있는 내부인이 전달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계파 갈등이 그 배경에 있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이 행장 사임의 이면에는 한일은행과 상업은행의 고질적인 계파 갈등이 있다"며 "상업은행 출신이 잇따라 행장을 차지하면서 내부에서 불만이 쌓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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