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 "대출 종용에 신용불량자 될 판" 신입사원 농락한 기업
지난해 12월, A(30) 씨는 경북 구미에 있는 장비 인력 업체 D사에 입사했다. 직원이 10명 남짓한 작은 회사지만 첫 직장이라 더없이 기뻤다.
그러나 출근한 지 불과 한 달 만에 회사가 불편해졌다. 회사 경영자인 서모(43) 씨가 무리한 요구를 해댔기 때문이다.
"회사 운영비로 쓸테니 2천만 원을 빌려달라"는 제안이었다.
서 씨는 매달 붙는 이자는 회사에서 내주고 원금은 나중에 갚겠다고 했다. 대신 월급을 대폭 올려주겠다는 달콤한 유혹을 덧붙였다.
수중에 여윳돈이 없어 수차례 거절했지만 직장 문턱을 갓 넘은 사회 초년생에게 상사의 거듭된 주문은 큰 압박이었다.
결국 A 씨는 울며 겨자 먹기로 제2금융권에서 2천만 원을 대출받아 고스란히 바쳤다.
서 씨는 처음 4개월은 약속대로 이자를 꼬박꼬박 챙겨주더니 지난 5월부터 다른 사람처럼 돌변했다.
원금을 갚기는커녕 약속한 이자 대납까지 나몰라라 발뺌했다.
A 씨는 "말이 제안이지 사실상 지시였다. 이럴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털어놨다.
게다가 그는 7개월 치 월급 천여만 원도 받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A 씨는 "받을 돈이 많아서 회사를 그만두는 것도 쉽지 않았다. 버티다가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8월 말 퇴사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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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원 34명 등치고 줄행랑…경찰 수사 착수대학을 졸업하고 곧바로 D사에 취업한 B(26) 씨 역시 비슷한 방법으로 1천여만 원을 뜯겼다.
B 씨 아버지는 "사회 초년생들에게 사기나 치고 어른이 그래서 되겠냐"며 "아들이 어린 나이에 신용불량자가 되게 생겼다. 꼭 잡아서 처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CBS노컷뉴스 취재결과 유사한 방식으로 서 씨에게 돈을 떼인 피해자만 6명에 달한다.
모두 D사에서 일한 직원으로 액수는 각각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에 이른다.
서 씨의 비행은 이뿐만이 아니다. 그는 자신이 고용한 직원 34명의 임금을 체불한 의혹도 받고 있다.
구미고용노동지청 관계자는 "서 씨가 D사 말고도 천안 등지에서도 다른 회사를 운영한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6개월 사이에서 밀린 임금을 받지 못했다는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고 했다.
경찰도 서 씨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경북 구미경찰서 관계자는 "서 씨 소재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 씨는 D사를 폐쇄한 뒤 자신 명의의 휴대전화를 없애고 잠적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