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은 2일 북한이 최근 간부들에 대한 동향감시를 강화하고 본보기식 숙청과 처형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또 핵·미사일 개발·실험과 과련해서는 추가 핵실험과 핵탄두의 소형화·다종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전망했고, 재정난을 타개하기 위해 국내 금융기관 해킹도 시도했다고 전했다.
◇ "한동안 자제해오던 본보기식 숙청·처형 재개"국정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국정감사에서 "최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간부들에 대한 동향감시를 강화하고 한동안 자제해오던 본보기식 숙청과 처형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이어 "노동신문사 간부 수 명을 '미사일 바사 축하행사를 1면에 게재하지 않았다'는 죄목으로 혁명화 조치를 했으며, 평양 고사포부대 정치부장을 부패 혐의로 처형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최근 열린 당중앙위 전원회의 개최결과와 관련, 김여정(김정은 위원장 여동생)과 최용해, 최휘 등 측근을 중용했고, 이병철, 홍영칠 등 군수분야 책임자들이 요직에 발탁했으며, 특히 최용해의 직책은 당 조직지도부장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국정원은 또 "대북제재가 철저히 이행될 경우, 내년 이후에 북한에 '고난의 행군' 수준의 경제난이 도래해 김정은 정권의 정치적 부담이 가중될 것이며 경제성장률은 2016년 3.9%에서 2018년에 최대 마이너스 5%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어 "이 경우에 북한은 ▲일단 비핵화 협상에 호응해 제재 완화를 도모하거나 ▲더욱 강력한 통제로 내부 불만을 억누르며 핵무력 완성도를 지속적으로 높여나가는 선택을 해야하는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국내 금융기관 해킹시도…향후 '가상화폐'에 집중"국정원은 북한이 금전을 탈취할 목적으로 해킹을 하고 있는 배경에 대해 "다수의 전문 IT인력을 해외에 파견해 외화벌이에 나서고 있지만, 최근 비자연장, 불허 등 여건이 더욱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에 대한 타개책으로 인력 파견이 필요 없는 '금전탈취 해킹'을 기도하고 있으며, 정찰총국 산하 해킹조직이 주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 금융기관에 대한 북한의 해킹시도가 여러 차례 포착되고 있으며, 최근에도 가상화폐거래소, 은행·증권사 등 다수의 금융관련 기관을 공격 타깃으로 선정하고 해킹에 필요한 정부들을 수집하는 정황이 지속적으로 포착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정원은 "향후 북한의 해킹이 자금추적이 불가능한 가상화폐에 집중되고, 사회혼란을 조장할 수 있는 금융시스템 파괴 시도도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 "올 연말 영변 원자로에서 폐연료봉 인출 가능성"
국정원은 지난 9월 북한 6차 핵실험 장소였던 풍례리 만탑산 2번 갱도와 관련해 "6차 핵실험이 끝나고 8분 후 여진이 있었으며 이후에도 후속지진이 3차례나 발생해 손상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3번 갱도는 언제든지 핵실험이 가능한 상태이며, 4번 갱도는 최근 굴착공사를 재개했고 핵실험이 가능한 정도로 굴착하려면 상당기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또 최근 미사일 동향과 관련해서는 "평양 소재 미사일 연구시설에서 차량이 활발히 움직이는 등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며 "추가 핵실험과 핵탄두의 소형화·다종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전망하며, 올 연말 영변 원자로에서 폐연료봉 인출과 재처리 활동을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북한이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경제·핵 병진노선'을 추진해 왔으나, 실제로는 핵과 미상일 개발에 체제 역량을 집중해왔다"고 평가하며 "경제부문과 관련해서는 대북 제재에도 불구하고 '그럭저럭 버티기'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