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 시원히 짚어 줍니다. [Why 뉴스]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김현정의>
■ 방송 : 권영철의 Why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권영철 CBS 선임기자
KBS와 MBC의 파업이 두 달이 지났다. 오늘로 61일째다.
MBC는 고영주 이사장의 불신임안과 해임건의안이 이사회를 통과하면서 정상화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그렇지만 KBS는 여전히 구여권 추천인사들이 이사진 다수를 차지하면서 정상화의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그래서 오늘 [Why 뉴스]에서는 'MBC는 풀리는데, KBS는 왜 안 풀리나?'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 MBC는 곧 정상화 되는 거냐?= 늦어도 11월 중순 전에는 정상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는 2일 정기이사회를 열어서 고영주 이사장 불신임안을 통과시킨데 이어서 이사 해임 건의안도 의결했다.
이사장 불신임안이 이사회를 통과한 건 1988년 방문진 설립 이후 처음있는 일이고 이사해임 건의안이 통과된 것도 처음이다.
방문진은 이사해임 건의안을 곧바로 방통위에 보냈다. 방통위가 고영주 이사의 해임을 의결하면 고 전 이사장은 비상임이사직도 상실하게 된다.
김장겸 MBC 사장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 김장겸 사장 해임안은 어떻게 되는거냐?= 해임안은 당사자에게 통보해야 하고 다른 이사들에게 이르면 7일 전에는 통보해야 한다. 김장겸 사장 해임안은 1일 제출됐으니까 8일부터는 임시이사회를 열어서 해임안을 통과 시킬수 있다.
신임 이완기 방문진 이사장은 2일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서 "야권이사 3명의 해외출장이 11월 7일부터 11일까지 잡혀있어서 일정을 조정 중"이라면서 "가급적 8일 임시이사회를 열어서 김장겸 해임안을 처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11월 8일 김장겸 사장 해임안이 이사회를 통과하게되면 MBC 노조는 파업을 풀고 업무에 복귀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방문진의 이사 5명(김경환, 유기철, 이완기, 이진순, 최강욱)은 1일 방문진에 제출한 해임안에서 "김 사장은 방송법과 MBC방송강령을 위반하면서 헌법에 보장된 사상과 언론의 자유를 짓밟고 방송의 공정성과 공익성을 훼손해 왔다"며 "MBC를 정권의 나팔수로 만들어 공영방송으로서 공적 책임은 뒷전으로 밀려났고 MBC의 신뢰도와 영향력은 나락으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들은 "김 사장은 부당 전보, 부당 징계 등 노동법을 수시로 어기면서 수많은 부당노동행위를 저질렀다"며 "김 사장은 165명에 달하는 인원을 비제작부서로 강제 전보했는가 하면, 사장 취임 이후에도 예산 0원을 배정한 유배지(뉴미디어포맷개발센터)로 7명의 기자와 피디들을 부당 전보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해임안이 통과되면 주주총회를 소집해서 해임안을 의결하게 된다. 김재철 전 사장은 해임안이 통과되자 다음날 사장직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 KBS는 아직 실마리가 풀리지 않고 있나?= 그렇다. KBS 이사진이나 정부쪽 모두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말한다.
KBS 이사인 성공회대 김서중 교수는 "현재로서는 전망이 밝지 않다"면서 "언제 KBS 파업사태가 해결될지 예상이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방통위의 한 고위관계자도 "지금 단계에서 KBS 파업사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KBS 노조측 관계자들도 "지금으로서는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말한다.
▶ 전혀 해결 전망이 안 보인다는 거냐?= 그렇지는 않다. MBC처럼 구체적으로 드러난 움직임은 없지만 물밑에서는 많은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일단 구여권 이사 7명 중 1명이 사퇴하면서 이사진 구성은 7:4에서 6:5로 바뀌었다. 1명만 더 바뀌면 지금의 여권이 다수 이사진을 차지하게 되면서 MBC에 이어서 정상화의 길로 가게 될 것이다.
구여권 성향의 이사 6명 중 1~2명이 사퇴를 고심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KBS 이사회측 관계자는 "일부 이사들이 사퇴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지만 오뚜기처럼 흔들리는 척하다가 바로서고 흔들리는 척하다 바로선다"고 말했다.
또 이인호 이사장이 자진사퇴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고, 고대영 사장이 동계올림픽의 중계 차질을 막기위해서 스스로 결단할 것이라는 말도 들린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 늦어도 11월 안에는 끝날 수 있을까?= 그렇게 되어야 하지 않을까?
김서중 이사는 "파업이 두 달이 넘었고 방송파행도 심하다"면서 "늦어도 11월말에서 12월 초에는 결말을 내야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KBS 국장급 관계자도 "11월 안에는 파업이 끝나야 한다"고 말했고 방통위의 한 고위관계자도 "파업이 길어질수록 시청자들이 피해를 입는 만큼 11월 안에는 마무리 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 그런데 KBS는 왜 안 풀리는 거냐?= MBC와 KBS의 차이이기도 하고 김장겸 사장과 고대영 사장의 그동안의 행적에서도 차이가 나기 때문일 것이다. 표현이 적절할지는 모르겠지만 KBS가 MBC보다 덜 망가지다보니 해결이 더딘 상황이다.
고대영 사장의 경우 야당(민주당)도청의혹사건과 관련해 수사 중이고 보도무마 대가로 국정원 2백만원을 받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수사가 진행중이고 기소가 되더라도 재판 일정 등을 감안하면 임기를 다 채우거나 내년 8월 이사진이 교체될 때까지 늦어질 수도 있다.
그 전에 문제가 풀려야 하겠지만 실마리를 푸는데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그리고 KBS의 구여권 추천 이사 7명 중 1명만 사퇴했을 뿐 이인호 이사장을 비롯한 6명의 이사가 사퇴하지 않고 있다. 앞서 얘기한 대로 1~2명의 이사가 중도 사퇴할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는 있지만 아직 결행이 안 되고 있기 때문에 풀리지 않고 있는 것이다.
▶ 조금 다른 얘기지만 지난해 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 3당이 방송법 개정안을 발의했는데 이 법은 어떻게 되는 거냐?= 지난해 야3당 의원 162명이 방송법 개정안 이른바 '방송장악방지법'을 발의했다. 이법에는 현재 7:4인 이사회 구성을 7:6으로 하고 재적이사 3분의 2 찬성으로 사장을 선출하도록 하는 특별다수제를 적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야 3당이 공영방송의 이사 추천제도 등을 바꾸기 위한 방송법 개정을 조속히 추진하기로 합의했고, 특히 국민의당이 적극 나서고 있다.
그렇지만 지난해 야3당이 제출한 방송법 개정안이 최선의 안이냐? 하는데는 논란이 있다.
정의당 추혜선 의원은 "지난해 제출한 방송법 개정안은 시대정신에 맞지 않다"면서 "그 법은 인공호흡법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당시 여당이었던 자유한국당(전신인 새누리당)은 법안이 제출된 뒤 상임위 조차 열지 못하게 했던 점을 상기 시켰다.
추 의원은 "당시 야당이 그 법을 낸 건 여당의 반대가 분명한 만큼 이렇게라도 해서 공영방송이 숨이라고 쉴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만든 법안"이라면서 "다음주 새로운 방송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KBS 관계자도 "지난해 야3당이 발의한 방송법 개정안은 또다른 의미에서 정치적 종속"이라면서 "여야 정치권의 입김을 배제하는 지배구조를 개선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사진을 7:6으로 나누고 3분의 2가 찬성하는 사장이 선출되면 무색무취하거나 오히려 여.야 양측의 눈치를 봐야 하는 그러면서 나눠막기를 하는 구조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촛불집회에서 국민의 요구는 검찰개혁과 언론개혁, 재벌개혁, 정치개혁 이었다. 그런만큼 정략적인 해결책을 찾을 게 아니라 시민의 요구를 담은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그게 공영방송 정상화를 바라는 국민의 요구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