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에 찍힌 윤송이 엔씨소프트 사장 부친 살해 용의자 허모(41)씨.(사진=CCTV 영상 캡처)
윤송이 엔씨소프트 사장의 부친 피살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피의자가 금품을 노리고 계획적인 강도살인 행각을 벌인 것으로 결론냈다.
경기 양평경찰서는 윤 사장의 부친 윤모(68)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강도살인)로 허모(41·구속)씨를 검찰에 송치했다고 3일 밝혔다.
허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7시25분쯤 양평군 서종면 전원주택 앞 마당에서 윤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허씨는 이날 오후 3시쯤 두 차례 범행 현장을 다녀온 뒤 오후 5시10분쯤 현장 주변에 차량을 주차하고 대기하고 있다가 오후 7시25분쯤 귀가하는 윤씨를 마나자마자 미리 준비한 흉기로 윤씨를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허씨는 처음에는 범행동기에 대해 "주차 과정에서 시비가 붙어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은 허씨가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다가 부유층을 대상으로 범행을 물색한 정황을 찾아냈다.
금융거래 내역을 조회해 봤더니, 허씨가 2015년 1월부터 올해 5월 사이 개인 신용소액대출업체를 통해 총 7회에 걸쳐 3600만원을 대출하고 현재 1900여만원의 채무가 남아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2012년 1월부터 지난 8월까지 모친 명의로 총 13회에 걸쳐 5000여만원을 대출받아 3500만원의 채무가 남아있었다. 허씨에게서 확인된 채무만 5400만원에 이르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허씨는 지난 9월 이후 200회가 넘는 대출금 상환을 요구하는 문자를 받는 등 빚 독촉에 시달려 온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18일에는 경기도 용인 소재 고급 주택단지를 배회하고 고가의 외제차량을 30여분 동안 뒤따라 주행 한 뒤 강남 소재 고급 아파트 지하 주차장으로 진입한 행적이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통해 확인됐다.
같은달 21일 이후에는 '수갑', '고급전원주택', '가스총' 등을 인터넷에서 검색하고 범행 당일에는 평소와 달리 통화내역이 전혀 없었던 사실도 밝혀졌다.
이에 따라 경찰은 허씨가 금품을 빼앗을 목적으로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보고 있다.
허씨가 구체적인 범행 동기에 대해 함구하고 있지만, 허씨가 범행을 시인한데다 범행 전후 행적, 차량과 입고 있던 의류 등에서 윤씨의 혈흔이 나온 사실만으로도 강도살인 혐의 입증에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허씨의 부친 묘소가 있는 전북 순창 야산에서 발견된 흉기에서 윤씨의 DNA가 발견되지 않아 범행도구로 쓰였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앞서 허씨는 범행 하루 만인 지난달 26일 오후 5시45분쯤 전북 임실 27번 국도변에서 검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