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창원 R&D센터. (사진=LG전자 제공)
LG전자 창원 1공장에 있는 LG R&D센터는 지하 2층 지상 20층 높이로 창원에서는 '랜드마크'로 통한다.
연구원 1,500여명이 일하는 이 R&D센터는 층고가 높아 일반 건물이라면 30층 높이에 해당한다. 점점 대형화 돼 가는 냉장고 등을 개발해 내는 연구원들의 편의를 위해서다.
이 R&D센터는 건물의 디자인 컨셉 자체가 냉장고 모양을 형상화 했다. 옆면에는 영문 W자와 V자 두개를 합쳐서 디자인했다.
글로벌 가전시장에서 승리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LG전자는 소개했다.
3층부터 11층까지는 LG전자가 강점을 가지고 있는 냉장고 연구팀이 사용하고 12층에서 16층까지는 오븐과 식기세척기 연구팀이 사용한다.
17층은 테라스로 꾸며 연구원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쾌적한 공간을 제공한다. 또 20층은 이름이 '시그니처룸'인데 실제 가정의 주거공간 등을 그대로 꾸며 R&D 센터에서 개발한 제품이 실제 공간에서 어떤 느낌을 주는지 까지 테스트한다.
LG전자는 '이색적인 시료보관실'을 자신있게 내세웠다.
LG 창원 센터 시료실. (사진=LG전자 제공)
보통 건물의 지하층은 주차장으로 사용되지만 LG 창원 R&D센터는 지하 1층과 2층을 냉장고와 오븐, 식기세척기 등 주방가전의 시료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LG전자 권오민 선임연구원은 "이시료보관실은 연구원들에게 도서관과 같은 곳"이라면서 "도서관에서 필요한 책을 빌려보고 반납하는 것처럼 연구원들은 시료보관실에 와서 언제든지 필요한 시료를 찾아서 활용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현재 이곳에 보관하는 시료만 750대로 이 건물에서 일하는 연구원이 1,500여 명임을 감안하면 상당한 숫자인데 시료들을 수직으로 올려 세우면 약 1,400미터로 63빌딩 높이의 5.5배에 이른다.
LG전자는 주방가전 연구소를 통합하기 전에는 각 제품을 담당하는 연구소에서 개별적으로 시료를 관리했는데, 창원R&D센터에 시료들을 통합해서 보관할 수 있는 전용 공간을 확보해 전체 보관 규모는 기존 대비 50% 더 커졌다고 소개했다.
이 시료보관실은 신제품에 대한 모티브를 얻어 제품을 기획하는 출발점이자, 다양한 제품들을 비교해가며 개선점을 발견하고 신제품에 반영하는 데 중요한 공간이다.
또하나의 자랑거리는 최첨단 3D프린터실이다
LG창원센터 3D실. (사진=LG전자 제공)
R&D센터 4층에 자리잡은 3D프린터실은 4대의 3D프린터가 로봇 팔을 미세하게 움직이며 개발 단계의 제품 모형들을 만들어낸다.
개발단계에 3D프린터를 도입하기 이전에는 제품 외형을 새로 디자인하거나 신규 부품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협력사를 통해 제품 모형을 제작했다.
이렇게 되면 제작과 수정 단계에서 시간이 오래 걸려 개발 일정 전체가 지연되기도 하고 비용도 많이 드는 단점이 있었다.
그런데 지난 2014년 개발 부품의 모형을 제작하는데 3D프린터를 도입하면서 했다. 이 장비는 최대 높이 90센티미터(cm)의 모형을 만들 수 있어 개발에 필요한 대부분의 부품 모형을 제작할 수 있다.
실제로 장비 도입 전과 비교하면 모형을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이 약 30% 줄었고, 비용 절감도 연간 7억 원에 이른다고 LG전자는 밝혔다.
특히 개발 제품에 대한 보안 유지가 보다 강화되고, 제품의 최적화와 완성도에 소요되는 시간이 짧아지는 등 연구의 효율성도 크게 높아졌다.
또 하나 주목되는 곳은 요리개발실이다.
요리개발실. (사진=LG전자 제공)
요리개발실은 화덕과 상업용 오븐, 제빵기, 야외용 그릴 등 다양한 조리기기들을 갖추고 있어 연구원들이 전 세계의 다양한 요리들을 직접 조리하며 제품을 개발할 수 있다.
연구원들은 이곳에서 조리법을 개발하고 제품에 탑재할 수 있도록 최적화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LG전자는 디오스 광파오븐도 이곳에서 개발된 레시피들을 탑재하고 있다며 특히 제품이 기본으로 탑재한 130개 조리 코스 외에 스마트폰의 전용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내려 받을 수 있는 142개 코스를 추가하면 누구나 손쉽게 총 272가지의 요리가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LG전자는 오는 2023년까지 스마트 공장으로 재건축하기로 한 창원1사업장이 공정의 모듈화와 지능형 자율 생산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생산기술과 품질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며 창원R&D센터는 단순히 새로운 연구소가 아니라 창원1사업장이 스마트 공장으로 변화하기 위한 첫 단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