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가 출시하는 궐련형 전자담배 '릴'. (사진=KT&G 제공)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이 대혼전에 돌입했다.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와 BAT코리아의 '글로' 등 외국계 담배회사 제품들만의 판이었던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 국내 담배업계 1위인 KT&G가 강력한 도전장을 내밀었기 때문이다.
특히 필립모리스가 지난 6월 아이코스를 출시한 이후 빠른 속도로 시장 잠식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KT&G까지 가세하면서 흡연자들의 수요가 궐련형 전자담배로 전환되는 속도가 빨라질 지도 관심이다. 국내 담배 출하량 중 필립모리스 아이코스의 지난 9월 한달간 출하비중은 무려 6.39%까지 오른 것으로 전해진다.
KT&G는 7일 서울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는 20일 전자담배 디바이스 '릴'과 전용 담배스틱 '핏'을 정식 발매한다고 발표했다. 13일부터 나흘간은 서울지역 GS25 편의점에서 시범판매를 진행할 예정이다.
(사진=KT&G 제공)
새 제품의 강점은 가격과 제품력이다. KT&G는 핏의 가격을 4천3백원으로 책정했다.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세금인상이 국회에서 추진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격 인상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 외국계 담배회사들의 선점효과를 공세적인 가격정책으로 무력화시키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디바이스 릴의 판매가격 역시 경쟁 회사와 비교하면 낮은 편이다.
'아이코스'의 전용 담배 '히츠'와 '글로'의 '네오스틱' 가격도 지금은 4천3백원이지만 세금 인상이 최종 확정될 경우 가격 인상을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일반담배의 가격이 4천5백원인 상황에서 이보다 높아질 경우 대체제로서의 선택을 받는데 제한이 있어 고심은 깊어지게 됐다.
필립모리스 관계자는 "국회에서 관련 세제의 통과 여부를 본 뒤 가격 인상 여부나 수위를 결정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아이코스가 연속흡연이 안되는 것과 달리 KT&G의 릴은 글로와 마찬가지로 20개비 이상 연속 사용이 가능하고, 휴대가 간편한 장점이 있다. 또 아이코스와 유사한 가열방식이어서 호환이 된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다시 말해 KT&G의 담배스틱 핏을 아이코스에 꽂아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릴 출시를 계기로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은 격돌이 불가피해졌다.
당장 특허 논란이 제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전자기기의 형태나 작동 방식이 기존 제품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일체형인 BAT코리아의 글로나 연속흡연이 안되는 아이코스의 단점을 보완했고 가열방식도 아이코스와 유사하기 때문이다.
필립모리스 관계자는 "제품 출시 전에 과학적인 평가나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BAT코리아는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11월 내에 판매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KT&G의 가세로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은 3자대결로 재편됐다. 업계에서는 이런 경쟁구도가 시장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 외국계 담배회사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일반담배에서 궐련형 전자담배로 소비형태를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제품출시를 반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