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원화 강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 달부터 가파르게 상승하더니 7일에는 1년 2개월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1원 내린 (원화 강세) 1111.9원에 마감했다. 이는 종가기준으로 지난 해 9월 7일(1090원) 이후 최저치다.
지난 7월 27일의 연중 최저치(1112.8원)를 석달여 만에 경신했다.
원달러 환율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원화 가치가 높다는 뜻이다.
원화 가치 상승세는 속도도 빠르다. 지난 9월 28일 1149.1원까지 올랐다가 지난 한달을 거쳐 이날까지 달러당 37.2원이나 떨어졌다.
최근의 원화 강세는 달러화 강세와 동반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통상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 원화는 약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달러화는 미 연준의 12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미국 경기지표가 빠르게 개선되면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유로화 등 6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95 포인트에 근접하면서 3개월여만에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최근 원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3분기 GDP증가율이 1.4%를 기록하는 등 국내 경기지표가 예상보다 호조를 보이고, 북한 리스크가 완화되면서 외국인 투자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게 큰 이유다. 9월 증시에서 주식을 내다팔았던 외국인은 10월 3조원 가까이 사들이며 원화 강세 압력을 키웠다. 제롬 파월이 미 연준 의장에 지명되면서 급격한 긴축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사라진 것도 작용하고 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한국경제에 대한 긍정적인 뉴스가 집중된 것이 배경으로 한국은행의 11월 금리인상 가능성, 한중관계 개선 등으로 환율 하락압력이 가팔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북한 리스크 등이 돌발하지 않는 한 당분간 원화강세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원화강세로 우려되는 것은 수출에 대한 영향이다.
특히 최근 원엔 재정환율이 최저수준을 보이고 있는 점이 우려된다.
7일 원엔 환율은 서울외환시장이 마감한 이날 오후 3시 30분쯤 100엔당 975.44원으로 2015년 12월 30일(974.08원)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원화가치는 상승하는 반면 엔화는 일본 정부의 양적완화 지속 가능성 등으로 인해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아베 정권 초반처럼 엔화가 추가 약세를 보일 가능성은 적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엔화가치가 이미 2012년 12월말 대비 25% 가량 떨어졌고 일본은행의 양적완화 지속 가능성도 크지 않아 현 수준에서 더 떨어질 것 같지는 않다는게 시장의 전반적인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