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오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에 맞춰 광화문 일대에서 대규모 구국기도회를 개최했습니다.
경찰 추산 5천여 명의 교인들이 모였는데 설교자가 촛불시위 비하 발언을 하는 가하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석방을 주장하는 정치 집회로 변질 돼 기도회 취지를 무색케 만들었습니다.
송주열 기자의 보돕니다.
[리포트]
한기총이 7일 오후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에 맞춰 광화문 일대에서 구국기기도회를 열었다. 한기총 구국기도회에서는 촛불시위 비하 발언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불법 탄핵을 주장하는 등 정치집회에 가까웠다.
한기총이 7일 오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빈 방한한 시간에 맞춰 ‘회개와 구국기도회’를 개최했습니다.
명색은 구국기도회였지만, 트럼프 대통령 환영 집회나 다름없었습니다.
참석자들은 '하나님이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하신다'는 내용의 영문 피켓을 들고 열광했고, 태극기와 성조기를 함께 흔들며 기도했습니다.
기도회 분위기가 한껏 고조 될 쯤 전광훈 목사가 설교에 나서 오늘날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미국 선교사들의 역할이 컸다고 치켜세웠습니다.
그러더니 "한국교회는 늘 대한민국의 역사에 중심에 있었는데 교회가 가만히 있어서 종북 좌파세력들이 주인 노릇을 한다"는 궤변을 늘어놓았습니다.
이어 정권교체를 이뤄낸 촛불시위를 비하하는 발언도 쏟아냈습니다.
[녹취] 전광훈 목사 / 한기총 공동회장
(말자막) “우리가 그동안 가만히 있어서 그렇지 한국교회 1,200만 명이 시청 앞에 모이면 촛불 시위 저런 것들은 벼룩이야 벼룩이..꼭 우리가 3.1독립운동을 다시 해야 되겠어”
전 목사는 대한민국은 이승만 초대 대통령이 설계했다는 건국절 발언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녹취] 전광훈 목사 / 한기총 공동회장
“오늘날 대한민국은 어떻게 만들어졌냐 이승만 대통령이 만든 설계도 위에 대한민국이 만들어진거야. 동의하시면 아멘”
나라와 민족을 위한 순수 기도회로 보기 어려운 대목입니다.
그런데 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한기총 엄기호 대표회장이 기도회에 이어 진행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석방을 요구하는 국민대회의 개회선언을 했습니다.
구국기도회가 정치집회로 변질된 겁니다.
[녹취] 엄기호 목사 / 한기총 대표회장
“지금은 제3부 국민대회를 선언합니다.”
국민대회에서는 "미국의 도움으로 세운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에서 국정농단, 정권 찬탈이 벌어졌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하는 성명서를 낭독했습니다.
[녹취] 국민대회 성명서 발표
“미국의 엄청난 희생과 도움으로 이룩해낸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와 경제번영은 지금 크나큰 위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종북 좌익세력의 준동으로 불법 탄핵과 정권 찬탈의 국정농단이 발생했으며...”
국민대회에는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등 친박 정치인들도 참석했습니다.
한기총 구국 기도회에는 은혜와진리교회, 연세중앙교회, 청교도영성훈련원의 교인들이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CBS뉴스 송주열입니다.
영상취재 채성수 박해우
영상편집 서원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