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겸 MBC 사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율촌빌딩에 위치한 방송문화진흥회 회의에 출석하기 위해 이동하는 모습.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가 '김장겸 구속'의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김장겸 MBC 사장이 자신의 해임 결의 건을 논의하는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이완기, 이하 방문진)에 왔다가 회의 출석도 하지 않고 퇴장했다.
김 사장은 8일 오전 9시 57분쯤 방문진 임시이사회가 열리는 서울 여의도 율촌빌딩 앞에 도착했다. 미리 집회를 하고 있던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노조원들은 "김장겸을 해임하라"라는 구호를 외치며 따라붙었다.
회의가 열리는 율촌빌딩 6층은 아수라장이었다. 수많은 취재진과 노조원, 김 사장을 경호하는 무리 등이 뒤섞인 상황에서 김 사장은 회의장으로 이동 중이었다.
노조원들은 "마지막 시점에서도 사죄의 한 말씀 할 생각이 없나", "본인이 저지른 폭력에 대해 해명할 생각이 없나", "자진사퇴할 생각 없나", "해임안 통과되면 주총은 열 것인가", "당당하게 한 말씀 하시고 들어가시면 되지 않나", "2년 전에 저를 부당하게 쫓아낸 이유가 궁금하다" 고 말했다.
그러자 김 사장은 10시 4분쯤 "회의 참석할 분위기가 아니다"라며 발길을 돌렸다. MBC본부가 회의장으로 들어갈 수 있게 길을 열어 주었으나, 김 사장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갔다. 방문진은 김 사장 출석 없이 회의를 진행하다가 10시 26분 현재 김 사장의 재출석을 요청하기로 하고 회의를 정회했다.
오늘 회의에는 한-태국 국제방송세미나를 위해 태국으로 떠난 권혁철·김광동·이인철 이사와 지난주에 불신임된 고영주 전 이사장을 제외한 5명의 이사(김경환·유기철·이완기·이진순·최강욱)만 참석했다.
앞서 방문진 이사 5명은 지난 1일 김장겸 사장 해임안을 제출한 바 있다. 해임사유는 △방송법과 MBC 방송강령 위반, 헌법에 보장된 사상과 언론의 자유 무시, 방송의 공정성과 공익성 훼손 △MBC를 정권의 나팔수로 만듦 △부당전보·부당징계 등 부당노동행위 반복 △반민주적·분열주의적 리더십으로 MBC 경쟁력 소진 △정권 가이드라인에 충실 △공영방송 사장답지 못한 언행으로 MBC 신뢰 하락 △파업 장기화 방치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