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대구 수성경찰서에서 렌탈깡 범죄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대출을 미끼로 개인정보를 얻어낸 뒤 허위로 렌탈 계약서를 작성해 수십억원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대구 수성경찰서는 사기 혐의로 총책 A(43) 씨와 사업국장 B(31) 씨 등 3명을 구속하고 4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국내 유명 렌탈 업체의 판촉 역할을 맡은 이들은 지난해 1월부터 1년 6개월 동안 온라인 카페 등을 통해 급전이 필요한 사람 656명에게 접근했다.
A 씨 등은 돈이 급한 사람들에게 현금 50여만 원을 주는 대가로 개인정보를 받아냈고 이들 명의로 청소기나 공기청정기 등 가전제품 렌탈을 신청했다.
실적을 허위로 만들어 내 업체로부터 거액의 수수료를 챙기는, 이른바 렌탈깡 수법을 이용한 것이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이 챙긴 돈은 본사로부터 제품 61억 원에 대해 받은 수수료(30~40%) 등으로 모두 30억 원이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개인정보 구매→허위 렌탈 계약서 작성→수수료 편취' 과정으로 범행을 저질러 거액을 챙긴 셈이다.
이들은 또 렌탈한 가전제품을 자신들이 수령한 뒤 온라인 중고 사이트에서 되팔아 이익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해당 렌탈 업체는 이같은 범죄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온라인에서 스스로 구제한다는 뜻에서 '내구제'라고도 불리는데 이는 불법 대부업의 변형 범죄다. 돈이 급한 사람들의 절박한 상황을 이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향후 온라인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유사 범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