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조카 장시호 씨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검찰이 삼성그룹 등에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로 후원금을 뜯어낸 혐의로 기소된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과 최순실씨 조카 장시호씨에게 실형을 구형했다.
두 사람이 국정농단 수사와 재판과정에 적극적으로 협조한 태도를 강조하며 다른 관련자들과의 차이점을 강조했다.
검찰은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김 전 차관에게 징역 3년 6개월, 장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씨가 주도한 국정농단에 피고인들이 관여한 사실은 법정에서 입증이 이뤄졌다"며 "범행의 중대성에 비쳐 엄정한 처벌이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구속 이후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과 최씨 관계를 상세히 진술해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데 기여했다"며 "이런 적극적 태도는 책임회피에 급급한 다른 국정농단 피고인들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또 장씨는 횡령 금액 전액을 변제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장씨의 변호인은 "(장씨는) 죄질이 중하지만 평범한 사람이다. 괴물이 아니다"며 "본인의 잘못으로 아이까지 낙인찍히는 것 같아 매일 울었다. 죗값이 아이에게 되물림되는 것 같아서 후회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염치 없어서 입 밖으로 드리지 못한 말을 하고자 한다. 피고인을 선처해 달라"며 "(장씨의) 잘못을 꾸짖되 자숙하며 살 기회를 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장씨는 최후진술에서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다 "제가 잘못 한 것을 잘 알아서 드릴 말씀이 없다"며 "죄송합니다"라고 울먹였다.
김 전 차관의 변호인은 최후변론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1심 판결문으로 볼 때, 최씨의 부탁을 받은 박 전 대통령이 이 부회장에게 영재센터 후원을 요청했다"며 "이 과정에서 김 전 차관이 추가적으로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에게 후원을 강요했다는 검찰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김 전 차관은 최후 진술에서 "재판 과정에서 모든 게 낱낱이 밝혀지고 저의 부끄러운 과거 행적이 밝혀졌다고 생각한다"며 "(구속된) 지난 1년 동안 후회도 많이하고 반성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다. 한편으로는 모든 게 밝혀져서 감사하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아직도 학자라고 생각한다. 학자적 양심으로 제가 책임질 것은 모두 책임지겠다"며 "국민들에게 사죄드리고 평생 살면서 참회하는 심정으로 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씨의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는 태블릿PC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감정하도록 결정한 재판부의 결정에 의혹을 제기했다. 국과수가 감정 과정에서 태블릿PC를 조작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 변호사는 "국과수도 국가기관인데, 현재 모든 절차에 있어서 공정성과 객관성이 담보돼야 한다"며 "국과수에서 객관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럴 여지는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태블릿PC 감정기관 선정의 중립을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다"며 "서울대는 연구인력이 부족하고 고려대는 JTBC와 공동으로 포렌직을 시행해서 감정기관으로 선정하기 부적절했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또 "변호인에게 민간 감정기관을 알아봐서 추천해주면 고려하겠다고 했는데, 변호인이 지난 6일 의견서로 국가기관인 국과수에 감정을 맡기는데 동의한다고 했다"며 "재판부도 공신력 있는 민간 감정기관을 찾을 수 없고, 변호인도 동의해서 국과수에 의뢰하는 것으로 진행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