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일 검찰총장.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문무일 검찰총장이 8일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에게 "국정원 관련 수사에 대해 사건 관계인들의 인권을 더욱 철저히 보장하고, 신속하게 수사를 진행해 진실을 명확하게 규명하라"고 지시했다.
문 총장은 이날 오후 3시쯤 매주 한 차례 있는 중앙지검장의 정기 면담 보고 때 이같은 당부를 했다고 대검찰청이 밝혔다.
변창훈 검사 투신 사망 이후 중앙지검장을 처음 만난 자리에서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당부하면서도 피의자들이 잇달아 스스로 목숨을 끊는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것이다.
변 검사 사망으로 검찰 내부 분위기가 뒤숭숭한데다 정치수사라는 목소리가 들려오자, 조직 내부를 추스르면서도 적절한 수사방식에 대한 검찰총장으로서의 입장을 밝힌 셈이다.
국가정보원의 '댓글 수사' 은폐 혐의를 받는 변창훈 서울고검 검사가 투신 자살한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성모병원 장례식장 알림판에 변 검사의 빈소를 표시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동시에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 원세훈·남재준 전 국정원장 등 전 정권 실세들을 소환하며 수사가 정점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수사 동력이 떨어질 걸 염려한 발언으로도 해석된다.
'외길에 선' 수사팀에 "진실을 명확히 규명하라"는 사명을 강조하며 힘을 실어주려는 의도도 깔린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은 "수사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것은 변 검사의 진술로 확인된다", "비공개 소환한 변 검사에 대해 '특별대우 아니냐'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했지만, 책임론이 나오면서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문 총장은 댓글 수사 방해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뒤 지난달 말 주차장에서 숨진 채 발견된 국정원 소속 변호사의 빈소 역시 대검 간부를 보내 조문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당시 유족들이 빈소를 차리지 않아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문 총장은 지난 6일 변 검사 장례식장을 찾아 "애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유족들에게 애도를 표한 뒤 3시간여 빈소를 지키다 자정쯤 자리를 떴다.